짝 바꾸는 날

feat. 눈물과 웃음과 안타까움의 공존

by 시쓰는국어쌤



오늘은 우리반 짝 바꾸는 날이다.

3주에 한번! 짝을 바꾼다.


"선생님~ 저희반 2주에 한번 짝 바꾸면 안되요?"

"안돼."


2주에 한번 짝을 바꾸는건 뭔가 짝만 바꾸다가 한학기가 지나가버릴것 같은 느낌?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 고등학교때는 일주일에 한번씩 바꿨다.


물론, 왼쪽에 앉은 사람은 한칸씩 앞으로,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한칸씩 뒤로 가는

약간은 기계적인 방식으로 바꿨지만 말이다.


어제의 일이다.

며칠전부터 유난히

책상 두개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것이

단번에 눈에 띄어

한 아이를 불러 물어봤다.


"걔가 저를 싫어하는것 같아요."

무척 속상한 표정이다.


"내일 짝 바꾸니까 내일까지만 참아봐."

이 말이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희망적인 말이었다.

AI같은 답변이었으려나..


그리고 오늘 아침, 드디어 짝 바꾸는 날.


그 둘은

짝이

되었다.


신나게 와글거리는 무리들 속에서

유난히 축 쳐진 어깨가 인상적이었던 두 명.

이런 마음이었을 수도..



악연도 그 연이 다해야 끝이 나는 것인가.


뭐라 해줄 말이 없었다.

앞으로 3주간,

책상의 거리는 그들 마음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겠지.


마음같아서는

자리뽑기를 다시 하게 해주고 싶지만,

그래도 규칙은 규칙이니까..


나의 중학교 3학년 시절이 떠오른다.

싸운 친구와 한학기 내내 짝을 시켰던 담임 선생님.

도덕 선생님이었는데,

저희한테 왜 그러셨나요..

결국 중간에 그 아이가 이사를 가고

전학을 가면서 끝이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좋은 방법은 아닌것 같다.


아무튼, 아이들아

친해질 수 없더라도

서로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아이는 이렇구나, 정도만이라도.

가끔은 좋은 점도 발견하게 되기를.


이게 내가

뜻대로 되지 않은 둘을 위해

바랄 수 있는 가장 희망적인 마음이다.


에휴~

이걸

(가끔)

내 마음이라고 해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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