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스페이스] 북유럽 맛보기, 텀어스

북유럽 한 작은 마을,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을 상상하게 되는.

by 오디잼

덴마크에서는 첫 월급으로 자신을 위해 의자와 같은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을 사곤 한다.


내복을 사는 우리나라, 즉 자신을 꾸미는 데에 투자하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그들은 공간에 투자를 한다는 것. 그들은 공간을 구성하는 가구를 매우 소중히 여겨, 자손과, 그 자손의 자손까지 물려줄만한 가구를 구입하고 물려준 가구를 자랑으로 여기며 생활한다. 그만큼 공간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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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습성으로 인해서인지, 자연스럽게 덴마크와 그 근방의 북유럽 국가들로부터 유명한 의자(가구)의 브랜드들이 많이 나왔다. 한스 웨그너, 아르네 야콥센 같은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들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북유럽 스타일,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인식된 것 같다.


나에게도 그렇다. 북유럽 스타일하면 이미 머릿 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들이 존재한다. 단단한 원목 테이블과 언밸런스한 듯 보이나 조화로운 컬러 포인트 소파 한 꼬집, 번잡스럽지 않지만 아름다운 디자인, 마치 자일리톨을 씹어야 할 것만 같은 상쾌함과 몬스테라와 같은 거대한 식물이 있어줘야 할 것만 같은 비주얼. 내가 느끼는 주관적인 "북유럽 스타일"이다. 난 그리고 이러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먼 훗날, 나의 집의 거실엔 이러한 가구들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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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행궁동에 위치해 있는 "카페 텀어스"를 다녀왔다. 아직까지는 입소문을 타지 않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보였고, 카페 내부 보다는 네이버 지도에 등록되어있는, 카페에서 밖을 바라보는 푸른 나무의 전경이 아름다워 보여 방문했다. 사실 내부는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대형 카페에 대한 기대가 바닥을 뚫고 지하까지 내려가 있는 에디터로써는, 꽤나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부 구조는 그냥 그럴거라는 예상을 가지고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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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것이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카페는 보통의 카페의 커피 맛보다 한결 나았고, 이 곳에서 먹은 아이스크림이 어우러진 애플 파이는 지금도 맛이 선명할 정도로 인상 깊었다. 기대가 없어서 좋았던 게 아니라, 카페에 대해서 만큼은 꽤나 까다로운 입맛과 눈맛을 가지고 있는 에디터가 보기에도 훌륭한 메뉴들이었다.


그러나 이 카페의 황홀감은 입이 아니라 눈으로 전해졌다. 마치 전시회에 들어가면 입으로 들어가는 음료와 음식들이 우리의 집중력을 흐트려뜨리듯, 아무 것도 마시지 않아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에디터가 가장 좋아하는 카페의 장면은 바로 아래의 사진이었다. 내 느낌상 그냥 북유럽이었다. 마치 피톤치드가 나올 것만 같은 원목 식탁과 옆에 살짝 보이는 식물의 조화, 그리고 은은하게 비춰지는 장면과 화기애애한 4명의 친구로 보이는 그룹. 완벽한 조화였다. 네분 모두 어두운 색의 옷을 입어서 그런지, 에디터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의 장면, 화면과 그들의 옷차림은 너무나 잘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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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라는 공간을 방문할 때, 많이들 중요시 여기는 것이 다를 것이다. 카페의 위치, 층 수, 커피의 맛, 다양한 디저트, 친한 사장님(?) 등 각기 다른 취향으로 카페를 점수 매기며, 다시 방문할 곳인지 그렇지 않을 곳인지 판단하며 방문할 거라고 예상한다. 에디터가 중요히 여기는 것은, 나름대로 디테일하다. 예로 들자면, 컵의 모양새, 그릇의 색감, 트레이의 종류, 등이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자마자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의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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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카페의 수많은 가구, 의자, 테이블 모두 단 하나 짜치지(?) 않아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더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진에 잘 담기지는 않았지만 블랙과 우드 톤을 활용하여 공간이 나눠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배치였다. 두 톤의 가구의 조화가 이리 매력이 있나 앉아 있는 내내 생각하고 감탄할 정도로, 눈이 즐겁고 재밌었다. 또한 우드 톤을 활용한 가구들을 딱딱한 테이블만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텀어스의 자랑인 통창뷰에 편한 소파를 배치함으로써 따듯하고 편안한, 집과 같은 분위기 또한 연출한 점도 매력있게 다가왔다(실제로 이 통창뷰의 소파 존에는 웨이팅이 있었다, 그게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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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조명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고 적고 싶었다. 위 여러 사진에서도 볼 수 있었겠지만, 곳곳의 테이블 위에 가구와 톤을 맞춘, 천장에 매달려 있는 조명들은 각각의 자리의 매력을 한껏 높여준다. 뿐만 아니라 테이블에 놓여있는, 마치 픽사의 첫 장면을 연상시키는 귀엽지만 감도있는 조명들도 집에 몰래 챙겨가고 싶을 정도였다(그럼 안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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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명을 잘 쓴 카페가 있나 머리를 굴려볼 정도였다. 적당한 높이 거슬리지 않는 밝기, 조화로운 색감, 거슬리지 않는 위치. 굳이 앉으려하지 않을 수 있는 자리 조차도 앉고 싶게하는 텀어스의 조명이 이 곳의 효자템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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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과 어떤 옷이 어울릴까 하다 위아래 검은색 조합을 집어들었다. 이름하여 올블랙.


에디터의 퍼스널 컬러는 여름 뮤트이다. 피해야할 색깔로 가장 먼저 말씀해주셨던 색이 검정색이다. 그래서 난 옷을 고를 때, 검정색을 옵션에서 지우고 구매하곤 했다. 그러나 나이가 30에 가까워질수록, 왠지 모르게 검정색에 손이 많이 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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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으로 위아래를 맞추면 꽤나 고급스런 느낌이 들고는 한다. 그리 값비싼 소재가 아니어도, 값비싼 브랜드가 아니어도 말이다. 검은색 조합에 실버 목걸이 하나면, 그리 많은 힘을 들이지 않아도 어떤 상황, 장소에나 입기 좋은 조합이 완성되는 것 같다. 요즘에도 종종 활용하는 조합이다.


카페 텀어스, 오늘이라도 다시 가고 싶을 만큼, 행궁동을 지나가면 잠깐 들를까 고민이 될 정도로 매력있는 공간이다. 북유럽 스타일, 원목 가구, 우드 앤 블랙. 이 중 하나라도 매력적이게 느끼는 독자가 있다면, 지금 당장 네이버 지도에 들어가 "가고 싶은 공간" 저장 목록에 들어가 별을 눌러 놓으시길!



글쓴이 : 에디터 오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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