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경험"을 정의하다, 빈 브라더스 커피하우스 서울
빈 브라더스를 알게 된 건, 최근 커뮤니티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였다.
사실 자세히 알게된 것도 아니고 어딘가에서 커뮤니티를 알려면 빈 브라더스를 가보라고 해서 실제로 네이버 지도에 내 맘대로 빈브라더스 커뮤니티라고 저장해 놓았었다. 언젠간 가봐야지 마음 먹고 있던 찰나, 내가 좋아하는 상수에서 친한 친구를 만날 약속이 생겨 사람이 많든 말든 코스에 우겨넣었다.
가기 전 문득,
'왜 카페가 아니라 커피하우스지?' 라는 질문이 들었다.
(나만 궁금한가?)
커피하우스는 17세기와 18세기 영국에서 사람들이 모여 대화와 상거래를 나누는 공적 사교 공간이었다. 그날의 뉴스를 접하며 지역 주민들과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는, '종교, 정치와 무관하게 지식이나 이념 등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곳' 이었다. 살짝의 배경 지식을 가지고 봤을 뿐이지만, 이곳은 정말 무슨 이야기든 나올 수 있는, 잼 스페이스였다.
일단 올라가는 길부터 나를 웃음 짓게했다. 삶 것이라니. 엘레베이터에서부터 한 껏, 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이 끓어 올랐고 도착하니 기대한 만큼, 볼거리도 느낄거리도 떠들거리도 많은 공간임이 눈길 한번에 느껴졌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통창이었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크기의 통창. 그리고 그 곳을 통해 보이는 한강 뷰는 진짜 입이 떡 벌어졌다. 통창 만큼이나 나의 눈을 사로 잡았던 건 통창 앞에 있는, 4개의 의자가 둘러쌓여있는 커뮤니티 존이었다. 빈 브라더스 커피하우스 서울의 상징적인 좌석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달까. 그 곳으로부터 상상되는 수많은 이벤트, 팝업, 커피챗들이 머릿 속에 그려졌다. 그 자리에서라면, 세상을 바꿀 인사이트들이 마구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너무나 앉고 싶었지만 사람이 많아 패스, 덕분에 공간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는데 시선을 이곳 저곳 돌리면 돌릴수록 참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느꼈다. 그 다음으로 시선이 머무는 곳은 가구들이었다. 빈 브라더스 커피하우스 서울에는 정말 여러 종류의 가구들이 담겨있다.
(공유해주셔서 진짜 감사해요ㅠ 다 공부할게요...)
그만큼 다양한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을터, 그중 가장 먼저 나의 발걸음을 끌어 당긴 가구의 포인트는 색감이었다. 사진에서 보이지만 가구들의 색감이 심상치 않다. 파란색 소파는 정말 내가 집만 가지고 있다면 집에 두고 싶을 정도로 색감이 눈길을 끌었다. 앉기만 해도 시원해보이는 느낌이랄까.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과의 조화가 정말 좋았다.
이 외에도 쨍한 레드를 띄는 의자와 오묘한 하늘색 색감을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 테이블은 킥이었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가구들로 빛나는 공간이다.
그 다음 가구의 포인트는 빈티지이다. 독자는 빈티지한 가구들을 매우 좋아한다. 특히 어두운 브라운 계열의 가족 소파가 있는 카페를 발견하면 참지 못하고 주말에 달려가는 타입. 알고 온 것은 아니지만 여기 커피하우스에도 빈티지한 맛의 가죽 소파와 어두운 계열의 브라운 독특한 테이블 등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이 공간이 호감형인 이유는 감도있는 식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빈티지한 가구와 식물은 참 어딜가나 잘어울리는 것 같다. 앞으로 에디터의 글을 보다보면 자연스레 알게되겠지만 몬스테리아와 같은 거대한 식물과의 빈티지한 매치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과하지만 않다면 원목 계열의 빈티지한 가구와 식물의 배치는 사람에게 편안한 공기를 선사한다. 이 커피하우스가 딱 그랬다. 식물 수준이 아니라 나무(?)가 있는 것을 보자마자 왜 사람들의 자세가 그렇게 편안해 보였는지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었다. 어떤 공간이든, 식물을 감도있게 잘 쓰는 것은 사람들을 불러모으기에 실패 확률이 적은 전략임이 틀림이 없다.
마지막으로 손님 중심의 공간임이 느껴져서 참 따듯했다. 사실 안에는 빈 자리가 많이 있었는데도 밖에는 웨이팅으로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는데, 커뮤니티를 중요시하는 빈 브라더스의 가치관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그저 매출을 위함이 아닌 커피의 가치, 커피의 가이드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브랜딩과 신념이 실현되기 위해선 돗대기 같은 시장 분위기는 피해야 됐을터. 실제로 어마 무시하게 큰 테이블에 두명만 앉아 있어도 그 테이블은 그들만을 위한 공간이었고, 그러한 여유 있는 분위기는 눈 앞에 있는 사람과 커피에 신경을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아래 층에는 예약을 해서 바리스타와 가까이 앉아 커피를 맛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바가 존재하는데, 당시에는 명확히 인지하지 못해 가보지 못한 것이 한이다. 다음엔 빈 브라더스, 커뮤니티의 진수를 누리고 와야지.
커피하우스에 방문하기 위해 어떤 옷을 입으면 좋을지 고민하다, 루프탑의 시원한 분위기를 생각하며, 그리고 곧 겨울이 올 것만 같아 내가 좋아하는 얇은 간절기 의류들을 입지 못할 것만 같은 아쉬움에 시에라 디자인의
마가타 초경량 윈드 자켓을 꺼냈다. 이제 정말 못입을 것 같다. 그치만 나름 시원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커피하우스와 잘 어우러졌던 것 같아 돌아보아도 만족스럽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훌륭한 커피의 맛을 내기 위해 고민하고 공부하며 필요한 요소 요소들에 최대한 깊이 관여하는 미식으로서의 커피, 그러한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아주 가볍게 일상 속에서 소비되는 현실감을 잃지 않는 맥락으로서의 커피를 놓치지 않겠다고 애쓰며 커피로 사회와 대화하는 이들의 비즈니스에 많은 영감을 얻는다. 가장 좋은 것을, 가장 소비되기 좋은 방식으로 제공하는 시선, 기준을 나에게서 손님에게로 옮긴 이들의 시선이 어쩌면 멋진 공간과 비즈니스의 비결이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