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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필수연구소 Sep 09. 2024

자전거# 가오리 코스

가오리를 타자. 남양주는 자전거 도로에 진심이었다.

자전거를 조금이라도 찾아보면, 아주 다양한 이름의 코스들을 접하게 된다. 장화코스, 하트코스, 남북코스 등등 이름 짓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은 밤 하늘의 별을 보고 모양을 찾아 이름을 지어주듯이 자전거 루트에 기억에 남을만한 이름을 잔뜩 만들어 놨다. 그중에 '가오리 코스' 라는 자전거 길을 다녀왔다.


가오리 코스는 왕숙천부터 시작해서 퇴계원까지 올라가고, 경춘선을 따라 동쪽으로 쭉 간다음 다시 북한강을 타고 내려오는 '자전거 도로에 진심인' 남양주의 자전거 도로를 모두 달릴 수 있는 최적은 코스이다. 한강 어느 곳에서 시작하냐에 따라 가오리 꼬리가 길어지기도 하는데, 얼추 삼각형의 가로이 모양이다. 그래서 가오리 코스로 이름이 붙어있다. (혹자는 빤스코스라고도 하는 것을 보았는데, 빤스 보단 가오리가 멋지다)


이것이 어떻게 가오리가 아닐 수 있는가?


[1] 한강 북단 자전거길

분당에서 가기엔 거리의 압박이 너무 커서, 지하철을 타고 천호까지 가서 한강 북쪽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한참 코스모스가 피기전의 구리의 한강 공원을 지난다. 코스모스가 피면 또 얼마나 멋있겠는가?


[2] 왕숙천 자전거길

그러다 왕숙천 지나는 다리를 건너면, 한강자전거길이 아닌 왼쪽의 왕숙천 자전거길을 계속 타고 올라가면 된다. 새로운 아파트 단지 옆의 잘 정돈된 자전거길로 왕숙천따라 올라간다. 사이 사이 꽃밭도 나오고, 버드나무 그들도 많이 나온다. 저 멀리서 기차가 보이면 그대로 달리지 말리고 바로 경춘선 자전거길을 가기 위해 나무 데크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다운힐 시작위치에 바로 빠져나가는 길이 있어서 여길 놓치고 지나가면 다시 돌아와야 하니 기차지나는 다리가 보이면 슬슬 빠져나갈 마음의 준비를 하자

[3] 경춘선 자전거길

가끔 공도로도 가야하고, 심지어 아파트 단지를 뚫고 지나는 자전거길을 만나기도 하고, 신호등도 종종 걸리는 길이지만, 시골길을 달리는 묘한 경험을 하게된다. 옆에서는 뭔가 밭일을 하시는 어르신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을 뒤로 하고 달리게 된다. 경춘선을 따라서 왼쪽으로 가기도 했다, 오른쪽으로 가기도 했다 하며 가끔 itx 청춘과 경주를 할 수 있기도 하다. 경춘선 역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지루하고 애매한 길도 있지만, 마을 위쪽으로 달리는 길들이 많아서 높은 곳에서 하늘과 산과 마을을 바라보게 된다. 특히 샛터삼거리 직전의 길은 산속을 달리는 기분이라 한강 자전거길과는 다른 맛이 있다


[4] 북한강 자전거길

샛터삼거리 인증서를 기점으로 이제는 북한강을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수많은 카페들과 맛집들이 나오고, 일부 도로 옆을 지나는 길에 주차하려고 들락거리는 차들을 조심하기도 해야하지만, 북한강쪽으로 내려가면 그 다음부터는 시원한 다운힐에 북한강을 따라 나무터널의 환상적인 길을 내려가게 된다. 아주 조용하고 한가한 길도 많아서, 그늘진 벤치에 앉아서 싸간 커피를 마시며 한동안 멍때리고 있어도 좋다. 가지고 다니는 노트에 그림도 끄적이며 예술가 흉내도 좀 내고. 그래도 집에 가야하니 물의 정원을 지나 밝은광장 인증센터에서 잠시 멍을 때리고 팔당쪽으로 돌아오게 된다.

[5] 한강 남단 자전거길

팔당에 도착하니 밥때가 조금 지났다. 보통은 집에가서 점심을 먹는데, 이번엔 늦게 나온터라, 초계국수를 하나 먹고간다. 한참 지쳐있는데, 이렇게 시원한 얼음육수와 닭고기 살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자리를 참 잘 잡았다. 배도 채웠으니, 이제 한강 자전거 길을 따라 쭉 내려오면 이제 집근처로 돌아가면된다. 돌아오는 길에 덕풍교를 도는 한적한 당정뜰 공원도 좀 구경하고, 윗길 아랫길 방향이 다른 시간과 정신의 방 길도 지나고, 아이유고개도 만나기도 할 것이다. 마지막힘을 아이유고개에 쓰고 천호로 올라와 집으로 간다.



사실, 지난주에도 한번 갔었고, 이번주에도 갔었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에는 자주갈 길일 듯 하다. 가을 꽃들이 피면 또 어떻게 변할지, 단풍이 지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한 코스라, 조금 중장거리 코스를 샤방 샤방 달리고 싶은 분들에게 항상 추천을 드립니다.


TIP#1

그래도 80Km 정도 되고, 아직은 날도 뜨거우니 물도 많이 먹고, 사이사이 잘 챙겨먹읍시다.


TIP#2

샛터에서 시작되는 북한강길에 맛집들이 참 많아 보인다. 맛있어 보이는 집이 나오면 그냥 들어가서 먹어보자. 베스트 스타벅스중 하나인 스타벅스도 하나 있는데, 이 더위에 한번 들어가면 못 나올거 같아서 못 들어갔지만, 다음엔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천천히 커피도 한잔하고 나와야겠다


TIP#3

주말 / 휴일 지하철 끝에는 자전거 휴대가 가능하나 점심엔 휴일에도 사람이 꽤 붐빈다. 가급적 일찍 일어나서 사람이 없을 때 편하게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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