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시는 구라파에서

퀘퀘한 데오드란트 냄새의 호스텔을 빠져나와 잘츠부르크 중앙역으로 향했다

이국의 빵 하나와 오스트리아 축구선수얼굴이 큼지막하게 찍혀있는 콜라 하나를 샀다

기차시간은 아직 한 시간이 남았는데, 나는 그것을 십분만에 다 해쳐먹었다

중년의 여성이 내 옆자리에 앉았다

선글라스를 벗는순간- 그녀는 앙겔라메르켈을 꼭 닮았다

휴대전화를 통해 전해지는 격한 억양

브렉시트가 될 것 같다고? 안돼! 투표결과을 바꿔봐!

문득 호스텔을 나올때 침대시트를 벗겨주지 않고 떠나온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이미 기차는 플랫홈에 도착했고 나는 거부할 수 없이 기차에 오른다 나는 탁자가 있는 4인용좌석에 앉았다 피곤이 몰려와 나는 엎드린 채 잠을 청한다 어제 세탁했던 파랑색 셔츠에서는 기분 좋은 향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