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사 vs. 문장의 구성요소

영문법 이야기

by 댄스댄스댄스


지구상에는 80억 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눈, 코, 입, 팔, 다리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하지만 성별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국적이 다르고, 성격, 생각,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다릅니다. 그래서 한 명의 인간은 하나의 우주라고도 하지요. 우리는 모두 비슷하지만 동시에 서로 다릅니다. 유전자가 같은 일란성쌍둥이도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다고 합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우리는 그러나, 성별, 인종, 나라, 지역, 취향 등의 다양한 기준에 따라 공통점을 찾아 서로를 나누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누군가와 공통점을 공유하게 되면 우리는 그들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해외여행 중에 한국인을 만나면, 아는 사람이 아닌데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우연히 낯선 이와 대화하는데 같은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색함은 누그러들고 때로는 그 사람과 더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런 소속감은 왜 생길까요? 공통점을 발견하고 동질감을 느끼는 이유는 우리 인간이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가족, 친구, 직장, 모임 등에서 거의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합니다.


1998년 출간된 <드래곤 라자>라는 판타지 소설에는 “나는 단수가 아니다.”는 말이 등장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단수(單數, singular)라는 말은 ‘하나, 하나의 존재’라는 뜻입니다. 이와 반대되는 말이 바로 복수(複數, plural), 즉 ‘둘 이상의 수’입니다. 그 소설에서 인간이란 그저 홀로 오롯이 존재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한 인간은 자기 자신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맺은 관계까지 모두 포함한 존재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나라는 존재는 스스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나 자신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 부모님의 자식이면서 삼촌이나 고모/이모에게는 조카이기도 합니다. 또한, 학교 선생님에게는 담임 학생이고, 반에서 함께 생활하는 다른 학생들에게는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식, 조카, 학생, 친구 등 내가 타인과 맺은 관계, 그 모든 것이 모인 후에야 마침내 온전한 나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죠.


언어도 마치 우리 인간들의 세계와 비슷해 보입니다. 영어라는 언어 단어들은 마치 각각의 인간처럼 각자 다른 의미와 모습, 특징을 지니고 있죠. 성별, 인종, 나라, 지역, 취향에 따라 사람들을 구분 지을 수 있는 것처럼 단어들도 의미(meaning), 형태(form), 쓰임(use)이 비슷한 것들끼리 한 집단으로 묶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없이 많은 단어들을 거칠게 묶은 집단들을 우리는 품사(品詞, part of speech, word class)라고 부릅니다. 곧 설명할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전치사, 접속사, 한정사, 감탄사와 같은 말입니다. 어떤 품사들이 있으며, 각각의 단어들이 어느 품사에 속하는지 알 수 있으면 영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데 상당히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품사만 안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의사소통 속에서 단어들은 홀로 쓰이지 않습니다. 여러 단어가 함께 모여 문장을 만들고, 우리는 이 문장으로 의사소통하지요. 그러므로 문장 속에서 각각의 단어가 다른 단어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문장 속에서 단어(정확히는 의미의 덩어리)가 하는 역할, 또는 기능을 문장의 구성요소(constituent)라고 합니다. 주어, 동사, 목적어, 보어, 부가어 같은 말들이 문장의 구성요소들입니다. 우리는 하나하나의 단어가 어떤 품사에 속하는지 뿐만 아니라 이 단어들이 ‘문장 속’에서는 어떤 구성요소의 역할을 하는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품사를 형태(form), 문장의 구성요소를 기능(function)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사실 많은 문법책에서 품사가 무엇인지, 문장의 구성요소는 어떤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관해 가장 기초적인 내용을 다루지 않거나 아주 간단히 설명만 하고 넘어갑니다. 아마 그 개념이 무엇인지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각 개념이 무엇인지 이해하기보다 구체적인 문법지식을 나열하고 소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요. 아니면, to 부정사나 관계대명사, 가정법과 같은 좀 더 수준 높은 문법 지식으로 빨리 넘어가기 위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사(名詞, noun)에 관해 다루는 부분에서 명사의 정의를 ‘사람이나 대상 등을 가리키는 말, 또는 이름’ 정도로 소개하고 바로 보통명사, 추상명사 같은 명사의 종류나 단수, 복수 같은 개념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갑니다. 또는 주어(主語, subject)는 문장의 주체 또는 우리말 해석을 하면 ‘은,’ ‘는,’ ‘이,’ ‘가’라는 조사가 붙는다고 설명하고, 문장의 형식이나 주어-동사 일치 같은 내용으로 넘어갑니다. 위의 설명에서 눈치가 빠른 분들은 이미 깨달았겠지만, 품사와 문장의 구성요소 모두에서 ‘동사(動詞, verb)’라는 개념을 찾을 수 있는데요. 어떤 문법책에서는 품사로서의 동사와 문장의 구성요소로서의 동사를 구분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문장의 구성요소로서의 동사를 서술어(敍述語, predicate)라고 구분 지어 잘 설명해 주는 책들도 있습니다. 문법에서 이런 기초적인, 그러나 가장 중요한 개념에 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품사에 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여러분이 꼭 기억해야 할 점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가장 기초적인 개념을 먼저 튼튼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분사구문이나 간접화법 문장은 어떻게 만드는지, 관계대명사나 도치가 무엇인지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문법책에서 더 비중 있게 다루는 많은 문법 지식들을 공부하기 이전에, 우리는 단어들이 어떻게 쌓여 의미의 덩어리를 이루는지, 각 문장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인식해야 합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문법에 관한 지식을 암기하는 게 아니라, 이 표현은 어떤 방식으로 왜 이런지에 관해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또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가장 많이 해야 할 일은 실제로 많은 말을 듣고 글을 읽어야 합니다. 동시에 새로운 표현을 말하고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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