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회사는 누구인가요?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휴가도 마음대로 못써."
"우리 회사는 쓸데없이 야근만 시켜."
"우리 회사는 불필요한 회의가 너무 많아."
"우리 회사는 회식이 너무 많아."
"우리 회사는 또라이가 너무 많아."
"우리 회사는 이번 주말에 모두 등산에 참석하래."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회포를 풀다 보면 흔히 나오는 말들이다. 회사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각자가 소속된 회사의 자랑을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회사에 대한 불만들이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누가 더 안 좋은 회사에 다니는지 경쟁을 하는 것 같다.  자신들의 회사가 더 부조리하고 힘든지를 어필하고자 한다. 그렇게 회사 욕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더해서 '나 요즘 힘드니 위로해줘.'라는 마음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회사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지만 회사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회사는 사람들처럼 인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건물도 아니다.  평소에 입 밖으로 내는 '회사'의 존재를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 회사마다 '사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사칙'을 회사라고 규정할 수도 없다. 회사는 구성원들 간에 상호 협력을 통해서 이윤을 창출해 내기 때문에 구성원들 모두를 회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기엔 관여된 사람이 너무 많고 복잡해진다.

  하지만 우리가 친구들과 회포를 풀면서 말하는 '회사'는 특정 몇 명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한 휴가나 야근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규모가 작은 소기업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를 생각해 보자. 그 회사의 전제 분위기가 휴가를 마음대로 못쓰고 쓸데없이 야근만 많이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휴가를 마음대로 못쓰게 하거나 야근을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회사의 룰을 그렇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회사라고 하더라도 팀마다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 다른 팀들은 모두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하는데 우리 팀은 연차 한 번 사용하려고 하면 사유부터 꼬치꼬치 캐뭍고 눈치를 주고 한다.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다른 팀들은 연차 사용할 때마다 눈치 보인다는데 우리 팀은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연차 사용하는데 눈치를 보다 보면 친구들 만나서 "우리 회사는 연차도 마음대로 못써."라는 말을 하게 된다. 여기서 회사는 결국 팀장이 된다. 또는 본인과 관련된 몇몇 특정 인물이 회사가 된다. 회사 내의 모든 구성원들이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더라도 우리 팀장은 매번 눈치를 준다면 '우리 회사는 연차도 마음대로 못쓰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팀장 외에도 옆자리의 김 과장이 회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 생활하면서 중요하고 민감한 사항들-연차, 야근, 역량평가 등-이 팀장과 관계되는 것이 많기 때문에 '팀장이 곧 회사다'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고 보면 팀장은 굉장히 중요한 자리다. 하지만 팀장들이 그만큼 대우를 받고 관리를 받는지는 잘 모르겠다. 팀장들에게는 누가 회사가 되는 것일까? 임원이나 사장이 될 수도 있고 팀원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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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회사를 다니더라도 모두들 자기들만의 회사를 따로 가지고 있다.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회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