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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디푸스 Sep 23. 2019

소문의 부정적 측면

(feat. 괴벨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소문들을 접하고 산다.  소문이라는 것이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들이 훨씬 많다. 그리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소문은 계속해서 퍼져 나간다. 하지만 그 소문의 실체가 밝혀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나쁜 소문이 돈다고 했을 때, 그 소문을 들은 사람이 소문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는 잘 없다. 보통은 소문의 내용과 소문 당사자와의 연관성을 생각해서 그 소문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서 'A라는 사람이 중요한 계약을 앞둔 미팅에서 지각을 해서 회사 이미지가 손상되었고 그 계약도 성사되지 못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하자. 여기에는 A가 그 미팅에 참석했다는 것과 그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다는 사실(Fact)이 있다. 그때 소문을 들은 사람은 사실(Fact)과 소문을 연결 지어서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소문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다음 사항들이 고려된다.


1. 미팅에 지각했다는 이유로 계약이 성사되지 못할 수 있는 것인가?

2. A가 미팅에 지각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지각의 경우는 평소 A가 지각을 많이 했는지, 그리고 미팅 시에 지각할 만한 상황(시간, 거리, 교통상황)이었는지, 그리고 자신들의 경험(누구나 중요한 자리에 늦어본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3. A와의 관계 및 A에 대한 평소 감정(감정이 좋지 않다면 안 좋은 소문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커진다)


  내가 생각하는 소문의 부정적인 측면은 다음과 같다.  


1. 부정적이다.

  미담 같은 경우는 소문이 잘 퍼지지 않는다. 반면에 부정적인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2. 당사자가 알지 못한다.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당사자 앞에서는 소문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당사자가 없는 곳에서 사실인지 거짓인지 확실치 않은 이야기들이 돌고 돈다. 그 소문에 대해서 당사자에게 알려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리고 당사자에게 찾아가서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리고 당사자의 귀에 그 소문이 흘러 들어갔을 때에는 이미 상당히 퍼져 나간 이후인 경우가 많다.


3. 변론의 기회가 없다.

  소문 중 상당수가 당사자가 그 소문을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문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니 변론을 할 수가 없다. 범법 행위를 한 범죄자에게도 어떤 범죄사실이 있는지를 알려주고 거기에 대해서 변론의 기회를 주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소문은 당사자에게 소문의 내용도 알려지지 않고 변론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내 주변에 소문을 들으면 당사자에게 물어보던 사람이 있다. 예를 들면 "너 때문에 프로젝트 망쳤다는데 사실이야?"부터 해서 "너 성형한 거야?", "애인이랑 헤어졌니?" 등 민감한 내용들도 직접적으로 물어본다. 그것을 옆에서 듣고 있으면 '남의 사생활을 왜 물어보지?', '참으로 무례하다'라고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당사자에게 소문의 존재를 인식시켜주고 변론의 기회를 준다는 면에서는 어쩌면 좋은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4. 모두에게 변론하지 못한다. 

  만약 변론을 하더라도 모두에게 하지 못한다. 만약 100명에게 소문이 퍼졌다고 하면 100명 모두 찾아다니며 변론하지 못한다. 그 사이에도 소문은 퍼져 나가고 있다.  


5. 사실여부와 크게 상관없고 왜곡되기 쉽다. 

  소문은 헛소문도 많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소문은 퍼져 나간다. 사람들은 소문을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그리고 소문에 자신의 감정을 덧붙여서 새로운 소문을 퍼다 나른다. 누군가 모임에서 돈을 안 냈다고 했을 때-돈이 없었을 수도 있고,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아닐 수도 있고, 그전에 미리 돈을 냈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사실(Fact)에 감정을 덧붙여서 '짠돌이', '인색한'등의 단어가 입혀지고 그렇게 소문이 퍼져나가다 보면 그 사람은 사람들 머릿속에 '짠돌이'로 인식되기 쉽다. 


6. 삼인성호[三人成虎] -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 

  소문을 계속 듣다 보면 기정사실화 된다.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 괴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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