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들여놓는 순간, 고난이 시작되는 곳. 누군가는 어마어마한 부를 얻게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지옥이 되는 곳. 간신히 자리 잡더라도 끊임없는 도전자와 맞서야 하는 곳. 여기는 어디일까? 바로 창업 현장이다.
얼마 전 '이코노미조선'(2020.09.07)에서 스타트업의 창업 생태계와 VC의 투자전략을 커버스토리로 다루었다. LB, 스마일게이트, SV, DSC,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등 VC 5개사 대표와의 인터뷰를 정리했는데 여기서 참고할 만한 몇 가지 내용을 살펴보자.
요즘 VC는 어떤 산업군에 주목하는가
5개사 모두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키워드는 언택트(비대면) 서비스다. 코로나19 이후 주목을 받고 있는 영역으로 재택근무, 원격교육, 인적자원관리, 물류, 온라인 커머스를 언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자율 주행, 전기차 등의 모빌리티 산업, e-스포츠, 소프트웨어, 5G, 바이오 헬스케어 등 혁신적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답했다.
투자하고 싶은 기업
VC가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창업가 역량, 핵심 경쟁력, 시장규모,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꼽았다. 인상 깊은 부분은 "초기 투자는 사람을 보고, 후기 투자는 사업이 유망한 곳에 한다"는 사실이다. VC 입장에서 봤을 때 초기 사업에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사람'의 역량으로 극복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비즈니스 모델이나 아이디어의 참신성 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창업가의 '실행력'을 강조했는데, 말만 번지르르하거나 생각 속에서만 만리장성을 쌓는 사람을 경계하는 VC의 속성을 읽을 수 있다.
투자가 꺼려지는 창업가
VC가 외면하는 창업가는 정직하지 않거나,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한다. 스타트업은 부족한 부분이 많기 마련인데, 이것을 감추려 할수록 더욱 거짓으로 포장할 수밖에 없다. 약점이 있다면 오히려 투자자에게 드러내야 한다. 이것이 투자자와 진솔한 관계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떠들어 대는 창업가도 투자자와 끈끈한 유대감을 못 만든다. 창업가라면 회사 내부 직원과의 소통,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코노미조선에 따르면, VC가 투자대상이 아니라고 잘라 말하는 기업은 "핵심 경쟁력이 부족한 카피캣 기업, 시장 동향에 따라 내재 역량보다 훨씬 기업가치를 높이는 기업, 창업팀의 협력에 문제가 있는 기업, 현금 흐름 계획이 부재한 기업, 창업자나 창업 그룹의 도덕적 해이가 보이는 기업" 등이다. 차분히 읽어 보면서 내 회사가 투자 기피 대상 기업이 아닌지 점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