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디폴트 값이란 말을 처음 접했을 때는 뭔 말인가 했다. 그땐 아는척하고 넘어갔는데, 그 뜻을 알게 된 것은 시간이 꽤 지나서 이다. 검색창에 몇 자만 치면 되는데, 그걸 미루는 것을 보면 인간은 아니 나는 게으른 존재다.
디폴트 값(default value)이란 기본 값으로 프로그램에서 사용자가 값을 지정하지 않아도 컴퓨터 시스템 자체에서 저절로 주어지는 내정된 값을 의미한다. 이 기본값은 가치중립적이다.
기성세대들은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한다. '인성이 부족하다.' '기본이 안됐다.' 등등하고 싶은 말을 참느라고 힘들다. 하고 싶은 말을 다했다가는 꼰대로 몰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 기본이란 것이 자기 중심적이다.
기본 값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놓느냐에 따라 평가는 완전히 달라진다. 과거를 기본값으로 정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모자라 보인다. 지금을 기본값으로 놓으면 부족할 것도 없고 넘칠 것도 없는 정상(?) 상태다. 반면에 기본값을 미래로 옮기면 지금의 상태는 더 변했을 미래 세대들의 모습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인식이 세대별로 다르다. 결혼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 직업에 관한 인식도 다르고, 좋은 직장과 승진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회식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 통일에 관한 인식도 다르다.
기성세대들의 기본값은 그 시절이고, 요즘 사람들의 기본값은 요즘이다. 그걸 인정해야 세상이 이해되고, 소통 가능성이 생긴다. 세상은 언제나 그렇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