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공헌하는 인간관계

땡큐 드러커 23

by 홍길동


홍 과장은 영업지점 후배 박주찬 대리를 생각했다.

‘그는 나에게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까?’

박 대리는 고객 재무분석 업무에 강점이 있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꾸준히 재무분석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그 일에 관련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실력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에게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까?’

홍 과장은 잠시 생각하고, 답을 찾았다. ‘고객 심리분석’이다. 심리학을 전공했고, 영업지점에서 일한 후 집중하여 관련 도서를 읽었기 때문에, 그 분야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자신 있었다. 반대로 박 대리는 그 점에 관해서 분명한 약점이 있어 보였다.


서로에게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나니, 왠지 모르는 기대감이 생겼다. 홍 과장은 급한 마음에 박주찬 대리와 그날 저녁에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과장님이 어쩐 일이세요? 먼저 술을 하자고 하시고.”

“응, 박 대리하고 할 얘기가 있어서.”

“갑자기 그러시니까 많이 궁금하면서, 긴장되네요.”


“최근에 내가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 박 대리도 알겠지만, 과장이 되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거든.”

“다 그런 거죠, 뭐. 남들 잘 되면 배 아파하잖아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래도 내 딴에는 열심히 좋은 인간관계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막상 반응이 그러니까 서운한 느낌이 많이 들더라. 그래서 내가 이참에 인간관계를 공했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서로에게 공헌하는 생산적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야.”


“생산적 관계요? 왠지 느낌이 별로인데요.”

“아니야, 듣기엔 좀 그래도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야.”

“뭘 어떻게 하는 건가요?”

“박 대리는 고객 재무분석에 자신 있잖아.”

“그야 그렇지요.”

“나는 고객 심리분석에 자신 있거든.”

“과장님의 그 능력이야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죠. 정말 대단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그래서 말인데 박 대리는 나에게 고객 데이터 분석에 관련해서 도움을 주고, 나는 박 대리에 고객 심리분석에 관련해서 도움을 주면 서로에게 크게 힘이 되지 않을까? 어떻게 생각해?”

“거절할 이유가 없지요. 과장님께서 힘이 되어주시면 저야 정말 감사하지요. 저도 과장님께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충성!”

“좋아, 그럼 주에 한 번씩 미팅하자. 아,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 미팅 이름을 ‘상호 공헌 미팅’이라 하면 어떨까?”

“좋아요! 상. 공. 미를 위하여!”


두 사람은 평소 가깝게 지내왔지만, 오늘은 뭔가 더 특별한 사이가 된것 같아 연신 맥주잔을 마주쳤다.

이후 두 사람은 매주 시간을 정하여 미팅을 진행했다. 이 모임은 서로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시간이 되었고, 두 사람의 성과는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마치 최고 수준의 마무리 투수를 영입해 팀의 전력을 끌어올린 프로야구팀처럼 홍 과장의 실적은 고공행진을 했다. 박 대리 역시 이전에 비해 실적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생겼다. 두 사람은 말 그대로 생산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여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가 됐다. 두 사람은 이제 회사 동료를 넘어 인생에서 좋은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 홍 과장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 사람의 강점을 탐색하며, 어떻게 하면 서로의 성장에, 또는 행복에 공헌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문득 아내가 나에게 어떤 공헌을 하면 나의 발전에, 그리고 행복에 힘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아내는 직감적이지만, 빨리 의사결정을 하는 특징이 있다. 게다가 대부분 옳은 판단일 때가 많았다. 반면에 나는 많은 의사결정을 할 때 심사숙고하는 편이고, 또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그때마다 아내가 판단을 도와주면, 결정하는 데 힘이 될 것이다.’

한편으로 홍 과장은 어떻게 아내의 행복과 성장에 힘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아내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행복을 느끼고 있고,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홍 과장은 지금껏 꾸준히 해온 시간 기록의 내용에서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가능하면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아내가 하고 싶은 쇼핑몰에 관해 대화하고, 함께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 순간 행복해졌다.

“단지 방향만 정했을 뿐인데, 이토록 마음이 행복해지는 이유는 뭘까?”


홍 과장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순간, 피터 드러커가 말한 ‘인간은 다른 이의 행복에 기여할 때, 행복해질 수 있다.’라는 말이 번뜩 생각났다. 또한 '누군가의 행복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는 것 자체로 행복해지고, 상대의 행복에 기여하기 위해 실제로 행동한다면,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 좋은 결과를 만들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 결과로 더 행복해지고, 그러면서 점점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피터 드러커는 좋은 인간관계는 대인 관계 기술을 배운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공헌 여부를 중시하면 인간관계도 자연히 좋아진다. 결과적으로 높은 성과를 올리는 것만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인간관계의 본질을 이해한 홍 과장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람에게 공헌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고객을 만날 때도 어떻게 고객에게 공헌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러던 중 홍 과장은 자신의 강점인 고객 심리를 파악하는 노하우를 이용하여 고객에게 공헌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홍 과장은 자신의 고객에게 중요한 고객이 누구일까를 탐색해서, 그 고객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심리학 이론을 맞춤형으로 정리해서 제공해 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 번째 시도를 했다.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

고객들은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기뻐했다. 이런 꾸준한 노력 덕분으로 언젠가부터 홍 과장은 주위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신뢰를 받는 사람이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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