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단추》

《원하지 않는 친밀함》

by 오은영

《도망치는 단추》

도망치는 단추
뭉툭한 바늘

단추는 피아노 같은 실이 싫어요
단추는 저 뾰족한 바늘도 싫어요

바늘은 단추에게
피아노 소리를 들려주고 싶은걸요.

단추가 더 멀리 도망가자
이젠 그물까지 씌우려 하네요.

“난 혼자 있고 싶단 말이야!”

《원하지 않는 친밀함》

이 시는 관계에서의 거리, 강요받는 친밀함과 ‘혼자 있고 싶은 마음’ 간의 거리를 단추와 바늘이라는 사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시는 도망치는 단추의 모습으로 시작을 합니다.

단추는 피아노 같은 실과 뾰족한 바늘로부터 도망을 치고 있어요. 왜냐하면 실과 바늘에게 있어 단추는 꿰매고 붙이려는 대상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단추는 이를 느끼고 자신을 원하지 않는 관계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피하려 합니다.

그러나 바늘은 피아노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뭉툭한 바늘은 그저 좋은 것을 주고 싶고 가까워지기를 원해요. 하지만 이 단추에게는 과도한 간섭과 부담감으로 다가옵니다.

단추가 더 멀리 도망가자 그물까지 나타납니다. 이제는 상대의 자유조차 침해하면서까지 관계를 유지하려는 잘못된 의도를 보이지요. 좋은 의도로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은 단추에게는 억압 그 자체입니다.

단추는 “난 혼자 있고 싶단 말이야!”라고 외칩니다. 이 한마디는 아무리 이유를 설명해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존중받지 못할 때의 절박하고 울컥한 감정을 토로하는 장면입니다.

결국 단추는 도망쳤지만, 마음속에는 존중받고 싶은 간절함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지요.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진정한 선의는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마음의 거리를 먼저 바라볼 줄 알아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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