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도 자러 가?〉

〈부끄러움〉

by 오은영

〈해님도 자러 가?〉


해님도 자러 가?

사실 부끄러운 해님을 보고
물어보는 질문에

“자러 가는 거야, 피곤해서”
라고 해님은 엉겁결에
대답을 해버려요

누구보다 멋진 해님이지만
나는 너무 부끄러운 걸요


〈부끄러움〉


이 시는 저물어 가는 해님에게 조심스럽게 “해님도 자러 가?”라고 말을 거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화자는 해님의 밝은 빛이 사라지는 순간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다정한 관심을 표현하고 있지요.


해님은 자신에 대한 관심이 부끄러운지 얼굴을 반쯤 가립니다. 해님이 부끄럽다는 표현은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요.

첫 번째, 해님의 얼굴이 붉게 저물어가는 ‘노을’을 ‘부끄러운 얼굴’로 바라본 것 두 번째,

화자가 느끼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부끄러움을 해님에게 투영한 것 이랍니다.


해님은 당황한 듯 “자러 가는 거야. 피곤해서.”라고 솔직하게 대답해 버립니다. ‘엉겁결에’라는 표현은 해님은 갑작스러운 관심에 놀란 마음이 나타나지요. 이 짧은 대답은 해님을 더욱 순수한 존재로 보이게 합니다.


마지막 구절인 “누구보다 멋진 해님이지만 나는 너무 부끄러운 걸요.”에서 화자와 해님의 감정이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화자에게 해님은 누구보다 크고 밝고 멋진 존재지만, 정작 해님은 관심과 애정 표현에 오히려 수줍어합니다.


이 시는 화자가 해님을 좋아하고, 해님은 그 마음 앞에서 수줍어하는 귀여운 감정의 교차점을 담고 있습니다. 마치 짝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고, 서로의 얼굴이 서서히 뜨거워지는 순간을 포착한 장면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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