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 위로 뛰어〉

〈다른 속도〉

by 오은영


〈달님 위로 뛰어〉


달님 위로 뛰어
아무리 뛰어도 달님은 꺼지지 않으니까

달님 위로 뛰어, 어서!
나도 있는 힘껏 내려가고 있어

달님이 기다리잖아, 빨리 뛰라고
나도 알아, 그런데 발이 닿지 않아


〈다른 속도


이 시는 서로 다른 시점에 존재하는 두 인물로 시작합니다. 한 인물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계속해서 달을 향해 뛰라고 다급하게 외칩니다. 그리고 다른 인물은 그 목소리에 이끌려 서두르며, 닿지 않는 무언가를 향해 애쓰고 있습니다.


목소리는 말합니다. “달님 위로 뛰어, 아무리 뛰어도 달님은 꺼지지 않으니까.” 이 작품 속에서 ‘달’은 희망, 확신, 지지를 상징합니다. 절대 꺼지지 않는 희망이기에, 얼마든지 뛰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말에 “나도 있는 힘껏 내려가고 있어”라고 답합니다.


이 장면에서 두 인물은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지만 속도가 다름이 드러납니다. 목소리는 점점 더 조급해지고 자신의 속도로 노력하고 있음에도 그 간극은 커져만 갑니다.


마침내 그는 고백합니다. “나도 알아, 그런데 발이 닿지 않아.” 그는 분명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적극적일수록 오히려 현실적 한계와 능력의 경계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실패해도 괜찮으니 뛰어보라’는 목소리의 의지와 달리, 상황은 그의 발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도 경험하였던 의지와 현실 사이의 아릿한 충돌, 닿고자 하나 닿을 수 없는 안타까움을 함께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는 다급하게 재촉하고 다른 이는 “발이 닿지 않는다”는 고백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향한 움직임이 언제나 같은 속도로 이루어지지는 않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각자의 위치에서 간절한 무언가를 향해 움직이려는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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