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눈동자

하지만 다르지

by 오은영


쌍둥이 눈동자
우린 늘 함께였지

같은 눈동자
우린 늘 같은 곳을 보고 있지

쌍둥이 눈동자
자세히 우리를 보아 봐

우린 다르지
우린 같다고 말한 적은 없어


이 시는 비슷해 보이지만 동일하지는 않은 존재들의 정체성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화자인 눈동자들은 자신들의 존재에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음을 전달하려 합니다.


“쌍둥이 눈동자 우린 늘 함께였지”

이들은 항상 함께였습니다.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도 말이죠.

“같은 눈동자 우린 늘 같은 곳을 보고 있지”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도 같습니다. 둘은 행동도 비슷하지요.

“쌍둥이 눈동자 자세히 우리를 보아 봐”

붙어있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늘 함께 있어서 그런 걸까요? 독자에게 지금의 거리 보다 더 가깝게 보라고 말합니다.

“우린 다르지 우린 같다고 말한 적은 없어”

자세히 보니 다른 모습입니다. 비슷한 시선과 행동과 외관이 곧 동일함은 아니라는 것. 같은 눈동자는 같은 곳을 보고 있었던 눈동자였습니다. 행동이 그랬을 뿐, 두 존재가 ‘같다’는 말은 타인의 해석이었죠

이 시는 늘 함께 있고 같은 방향을 본다는 이유만으로 동일하다고 여겨지는 존재에 대해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시의 화자 또한 자신들을 ‘쌍둥이’라 부르면서도 뚜렷이 서로를 구분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가까이, 그리고 더 가까이 다가가 볼수록 하물며 조그맣게 피어난 풀 한 조각들도 모든 다른 결을 가지고 있듯이, 각자의 다름은 분리가 아니라, 존중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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