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다 풀렸니?
흐르고 있는 너를
붙잡고 이야기를 해
눈을 곧잘 피하기도 하지
들어 올려서 물어봐
무엇에 화가 났는지
오늘도 흐르며 자라는
너를 보며 인사해
이제 화가 다 풀렸니?
이 시는 움직이며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는 존재에게 지긋이 다가가는 장면을 담은 작품입니다. 시의 화자는 어리고 변덕스러운 존재를 억압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화를 건네지요.
“흐르고 있는 너를 붙잡고 이야기를 해”
잡으면 흐르고 스르륵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잠시라도 대화를 하고자 조심스럽게 붙잡아봅니다.
“눈을 곧잘 피하기도 하지”
흐르는 존재는 아직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조용히 눈동자를 돌리며 회피하고 있지요.
“들어 올려서 물어봐 무엇에 화가 났는지”
시선을 맞추기 위해 들어 올려 물어봅니다.
그리고 감정의 이유를 물어보지요.
“오늘도 흐르며 자라는 너를 보며 인사해”
화가 났던 어제는 지나가고 오늘은 다시 인사를 건넵니다. 여전히 흐르고 변화하고 변덕을 부리고 있지요. 하지만 화자는 변화하는 그 상태 그대로를 인정합니다.
“이제 화가 다 풀렸니?”
해결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직도 화가 나있는지, 아니면 이제 기분이 풀렸는지
그것도 아니면 사실은 화도 화를 낸 기억도 모두 풀려버렸는데 어찌할 줄 몰라 계속 화가 나있는 척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화자는 그러한 모습도 귀엽게 받아들일 자세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