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면 피어나는 꽃

그걸로 행복해

by 오은영


꾹 하고 눌러봐
누르면 피어나는 꽃

누르기 위해
다리 사이에서 자라난 손가락

누른 보람이 있어
자라나길 잘했어

그걸로 행복해



이 시는 상황에 맞게 자라난 존재가 자신의 역할을 하였을 때 느끼는 아주 단순하고 충분한 만족을 담은 작품입니다.

“꾹 하고 눌러봐 누르면 피어나는 꽃”

무언가가 꾹 하고 눌러봅니다. 그리고 누르니 예상과 달리 예쁜 꽃잎들이 피어납니다. 작은 힘으로 일어난 예쁜 변화입니다.

“누르기 위해 다리 사이에서 자라난 손가락”

완성된 다리 사이에는 아직 덜 자란 손가락이 있습니다. 마치 처음부터 꽃을 피우려고, 그러한 환경과 필요에 의해 태어난 존재 같습니다.

“누른 보람이 있어 자라나길 잘했어”

자신의 행동과 결과, 그리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이 모든 것이, 그리고 첫 시작이 헛되지 않았음을

“그걸로 행복해”

더 큰 보상은 필요 없습니다. 지금으로 충분하니까요.

이 시는 성장과 변화가 남들보다 더 거대하고 거창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게 합니다. 손가락은 자신이 주어진 환경에서 필요했기 때문에 자라났으며 걸맞은 역할을 해냈지요. 그리고 안도감을 느낍니다.

부여받은 존재의 이유와 역할을 통한 성장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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