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요
호기심이 생기면
나를 만나요
당신이 궁금한 것이
있다면
귀 속에서 나와서
다 말해 줘요
나에게는 비밀이
없어요
그러니 이리 와서
들어볼래요?
이 시는 모든 것을 말해 주겠다고 다가오는 존재의 자극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커다란 귀로 화자는 어떤 것들을 듣고 어떤 것들을 말할까요?
“호기심이 생기면 나를 만나요”
화자는 궁금함이 생기면 무엇이는 지 말해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오라는 초대를 합니다.
“당신이 궁금한 것이 있다면”
독자에게 말을 겁니다. 이렇게 말이죠
“귀 속에서 나와서 다 말해 줘요
나에게는 비밀이 없어요”
마치 내가 궁금한 누군가의 귓속에서 나오는 걸까요?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것은 곧 “비밀이 없다”말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조금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그저 아무런 말을 하는 것인지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
“그러니 이리 와서 들어볼래요?”
거부할 수 없게 만드는 부드러운 유혹을 던집니다. 절박하다면 붙들어 잡아서라도 듣고 싶고 그렇지 않다면 초대를 거절해도 좋습니다.
이 시는 궁금함을 자극하며 다가오는 존재의 수상함을 보여줍니다. 모든 것을 말해 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밀이 없다는, 그 말 자체가 이미 불편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귀 속에서 나와 말한다는 표현은 이 목소리가 외부가 아니라 자신,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내면의 소리입니다. 그렇다면 사실비밀도 없고 사실 모든 것을 알고 있지요.
내부에 자신에게 기울일 것인지, 외부의 화자에게 기울일 것인지에 따라 정확한 생각을 마주하게 하기도 하고 호기심을 이용해 다가오는 유혹처럼 읽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