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티
나는 로마에 세번 갔다. 내가 여행으로 가장 오래도록 머문 도시는 로마다. 나는 로마를 걷고 또 걸었다.
처음 갔을 때는 온 로마를 싸돌아다녔다. 혼자였고 어렸던 배낭여행객인 나는 테르미니 역 근처에 한인민박에 머무르며 매일 아침 8시에 나가 저녁 8시에 들어왔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었다. 나는 실시간으로 닳는 지도를 들고 무서운 줄도 모르고 해가 지거나 뜨거나 쏘다녔다. 여행책자에 나온 모든 장소에 가고 싶었다. 로마가 좋았다. 카이사르가 좋았고. 나는 로마의 겨울을 추운 줄 모르고 걸어다니다가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24일 로마를 떠났다.
두번째 로마는 크리스마스 날 도착했다. 나와 내 친구는 영국 런던에서 비행기를 타고 크리스마스 오후 가톨릭의 성지 로마를 밟았다. 우리 둘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었지만 그런건 상관 없었다. 우리는 로마에 왔으니까. 크리스마스 답게 지하철과 버스는 빨리 끊겼고 우리는 로마 외곽에서 택시를 한시간 동안 부른 끝에 겨우 로마 시내의 예약한 호텔 앞에 내릴 수 있었다. 다행인건 그 동안 많은 상업화가 이뤄진 덕에 크리스마스 밤 10시에 예약하지 않은 손님을 반기는 레스토랑이 꽤 있었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가득찬 로마의 밤길을 와인에 취해 걸었다. 낭만, 그 자체였다. 그 다음날부터 나는 내가 기억하는 로마 곳곳을, 10년이 지났지만 변하지 않은 도시에 감탄하며 친구를 이 곳 저 곳으로 끌고 다녔다. 바티칸 투어부터 자니콜로 언덕의 작은 가게까지. 로마는 내가 기억하던 그 모습 그 대로였다.
마지막 세번째에는 화창한 봄이었다. 부활절을 맞춰 서울에서 놀러온 친구와 로마에서 만났다. 우리는 많은 곳을 구경하는 대신, 스페인 광장 위 카페 발코니에 앉아 느긋하게 뜨거운 햇살과 미풍을 즐기며 사람과 도시를 구경했다. 이번에도 로마는 내가 기억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로마는 걸을 수 밖에 없는 도시다. 교통체증은 끔찍하고, 곧곧에 유물들이 널려있으니 걷지 않는다면 손해다. 그리고 영원의 도시다. 마지막으로 로마에 간 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나는 5년이 지나서 가도 로마가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있을 것을 안다. 로마란 그런 곳이다.
‘로마시티’는 일러스트와 함께 도시 로마와 제국 로마의 역사를 담은 ‘로마시티’는 작가가 로마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듬뿍 담아 쓴 책이다.
영원의 도시, 로마가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슬겻 책상 위로 밀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