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복 탐구 : 새로운 패션
작년 이맘때쯤 도서관에서 ‘패션’이라고 검색해서 나오는 책을 모두 읽었다. 패션이라고 검색했을 때, 명품 브랜드를 포함한 패션의 역사에 관한 책이 대부분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만들기’ 공예 책이 많아 놀랐다. 그리고 아주 의외인 책을 두권 발견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일상복 탐구 : 새로운 패션’이다.
이 책은 아주 단호하게 하이패션과 일상복을 분리한다. 패션(하이패션)과 일상복을 최대한 철저히 분리하면서 옷 입기를 매일의 백반 먹기 수준으로 분석하고 방법을 제시한다.
“문제는 옷을 입은 사람이 아니라 불필요하게 남을 보는 사람이다. 남이 입은 옷에 오지랖을 부리는 사람은 무시하고 지탄하고 모욕하고 배제해야 한다." - 29쪽
"즉, 나만의 개성이라면서 다들 똑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데, 사실 파는 사람이 나사는 사람이나 그걸 모를 리 없다. (중략) 장기에서 졸은 왜 저렇게 움직이냐는 훈수가 별로 의미가 없듯이 하이패션에서 개성이라며 왜 다들 구찌 티셔츠를 입느냐는 질문도 마찬가지다." - 32쪽
"어두운 표정에 지친 모습을 패셔너블한 옷으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사실 뭘 입든 그림자만 더 짙게 만들 뿐이다." - 65쪽
나는 오늘 뭐 먹지의 관점에서 오늘 뭐 입지를 고민하는 책이라서 이 책이 좋았다.
패션, 명품 - 모두 멋쟁이 같은 단어다. 멋을 내고, 자기 자신을 꾸며야할 것 같은 세상에서, 하이패션 브랜드, 디자인 하우스의 시즌별 패션쇼를 챙기고, 신상을 겟-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 몇 백만원 짜리 명품을 여러개 사서 하울하는 영상의 조회수가 몇백만을 넘고, 사회 초년생이 되었으니까, 경조사 갈 때 필요하니까- 등의 이유들로 명품은 생활 필수품화 되고 있다.
나도 그랬다. 남들보다 더, 패션을, 명품을 좋아하고 동경했다. 시즌별로 패션쇼를 봤고, 패션쇼가 우리의 일상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후 ‘나’와 ‘환경’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지만. 최근엔 미우미우의 22년 봄여름 시즌 패션쇼를 보고 나서 꽤 충격을 받았다. 교복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잘라낸 의상들은 언더붑, 로우라이즈로 (특히 여성의) 신체의 가장 연약한 부분인 복부을 최대한 드러낸다. 사람들은 환호하며 옷을 살 카드는 준비되었으니, ‘뱃살’ 만 준비하면 되겠다고 말한다. 발목부터 온 몸 전체에 무리를 주는 기형적인 하이힐은 여전히 여성복 패션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예술, 뭐 다 좋지만, 묻고 싶다. 그 옷의 유행이 누구를 좋게 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