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킵고잉 Oct 21. 2018

50_이명도 산재가 되나요(2)



이명도 산재가 되나요(2)




























스테로이드 약은 잘 듣지 않았다. 


고막에 마취만 하고 병원에서 도망친 후, 각종 약 정보를 찾아 해멨지만 이명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흔하지만, 원인도 해결책도 잘 밝혀지지 않은 증상이다.


마침 친하게 지내던 옆팀 부장님이 이명으로 고생한다길래 부장님을 찾아갔다. 동병상련하며 한의원 정보라도 얻을까 해서였다. 하지만 부장님은 단번에 쉬라고 했다. 자신은 상무 승진이 눈앞이라 쉴 수 없지만, 너는 쉴 수 있을 때 쉬라고. 


아마 옆팀 부장었기에 가능한 조언이었을 것이다. 한사람이 그만두면 업무에 펑크가 나고, 일이 진척이 안되면 승진에도 불리해지니 같은 팀 부장이었다면 하기 어려웠을 진심어린 충고였을 것이다.


부장님은 여전히 몸을 불사르는 야근행렬을 이어갔고, 평소의 성품과 실적에 맞게 상무로 승진했다. 그 결과, 그는 귀가 어두운 상무님이 됐다. 


한편, 휴직을 한 나는 쉬는 동안 이명을 고쳤다. 사실은 나도 승진대상자였다. 하지만 승진하고 귀가 먹기보다는 승진에서 밀려도 귀가 잘 들리는 사람이 더 괜찮아보였다. 그리고 나는 승진하지 못했다. 


아아, 쓰다보니 너무 슬프다.


----


더 많은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보세요. ☞ 클릭


매거진의 이전글 49_이명도 산재가 되나요(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