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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킵고잉 Oct 13. 2018

49_이명도 산재가 되나요(1)


이명도 산재가 되나요(1)










































내가 돌발성 난청이라니.


휴식 없이 줄기차게 야근을 한 부작용은 누군가에겐 원형탈모로, 누군가에겐 허리디스크로 남았지만, 나에게는 돌발성 난청으로 찾아왔다. 어느날부터인가 오른쪽 귀에 우웅- 소리가 백그라운드로 깔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하루 자고나면 괜찮아지겠거니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 목소리가 지지지직 소리와 함께 안들리기 시작하고서야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처음 내가 했던 것은 역시나 모든 환자가 하는 것처럼 인터넷으로 ‘이명'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아, 그랬더니 거기엔 귀에서 삐 소리가 난다는 사람, 싸이렌 소리가 난다는 사람 등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이명의 고통에서 괴로워하는 것이 아닌가.


그제서야 부리나케 병원에 찾아갔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왜 이제서야 왔냐고 질타하는 의사쌤…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귀에 마취를 하고 스테로이드 고막주사를 기다리던 나는 정말 너무 무서워서, 내 순서가 다가온 순간 도망치듯 병원에서 나오고 말았다.


평소 고막의 존재에 누가 신경이나 쓸까. 인지조차 못하던 그 곳이 고장이 났을 때, 그 미친 존재감이라니. 마취를 해서 멍멍해진 한 쪽 귀를 손으로 꾹 누른 채, 내 몸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이 미쳐 돌아가는 회사를 그만둘 엄두가 안나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차가 씽씽 달리는 강북 삼성병원 앞을 터덜터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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