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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피스N Apr 02. 2018

매번 입던 츄리닝을 벗어던지고 그가 선택한 직업은?

굿피플 : 주식회사 헬로우젠틀 이남건 디렉터

Intro

자~ 찍는다. 하나둘 셋. 찰칵!

우리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다양하다. 옆에 있는 친구(혹은 애인)가 찍자고 해서, 내가 먹은 음식 혹은 가본 여행지를 SNS에 올리고 싶어서(feat. 자랑), 직업이 사진작가라서 등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근본적인 이유는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다. 사진은 시간이 지나도 그 추억이 담겨있으니까.


이를 자신의 삶에 비유한 이가 있다. 바로 패션브랜드 헬로우젠틀의 이남건 디렉터 팀장이다. 요즘 그는 매 순간이 재미있고,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그래서 이를 사진 촬영하듯이 자신의 삶에 하나씩 담는 중이다. 회사에서 포토사마라고 불리는 그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By 굿피플 헌터.



"굿피플 직무의 시작"


20살이 되던 해, 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했어. 원래는 체대를 준비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어. 그래서 돈을 벌어보자는 단순한 이유로 공장에 취직했지. 그렇게 2년 넘게 비정규직으로 일했어. 당시 어린 나이치고는 많은 돈을 벌었지만, 단조로운 삶의 연속이었어. 하루가 출, 퇴근 그리고 집뿐이었고, 회사에서도 같은 일만 했거든. 무엇보다도 나라는 사람이 대우받지 못한다는 것을 많이 세뇌당했어. 시간이 지날수록 이렇게 내 가치를 만드는 것이 맞나 싶더라고. 그래서 퇴사 후, 대학 입시를 준비했어.
 


‘돈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자’라는 비전을 두고 말이야.
 


우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생각했어. 거기서 패션에 관심 있음을 알았고, (항상 다른 사람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를 유심히 봤거든), 이에 맞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기로 했지. 그렇게 23살 때, 대학에 입학했어. 하지만 막상 공부해보니,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는 의문이 들었어. 여전히 옷 보는 것은 좋아했지만, 그 이상으로 확대되지 않더라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동아리와 대외활동을 시작했어. 그리고 창업공모전까지 나갔지.

당시 공모전은 즉흥적이었어. 해당 장소에서 팀을 이루고, 아이디어를 모색해서 PT를 발표해야 했지. 다행히 좋은 팀원을 만났고, 입상자격으로 또 다른 공모전에 나가게 됐어. 헬로우젠틀 대표님은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났어. 이를 계기로 연락을 주고받다 보니 진로상담까지 하는 사이로 친해졌어. 그리고 내 고민을 들으시던 대표님께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해주셨지.
 


제안받았을 때, 어떤 이유로 하겠다고 한 거야?

고민을 해결할 기회잖아?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컸어. 그렇게 일은 시작했지만, 또 다른 고민이 있었어. 바로 휴학이야. 늦은 나이에 입학했기 때문에, 학업은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컸거든. 그때 내 생각을 바꿔준 분이 있어. 바로 로아컨설팅의 김진영 대표님이셔.

김진영 대표님과는 미팅에서 처음 만났어. 당시 우리 대표님이 미팅 자리마다 나를 데리고 가 주셨어. (이 부분은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몰라서 가시방석이긴 했지만. (웃음) 그때 두 분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압도적인 거야.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앞으로도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면, 과감히 휴학해도 되겠다’고 말이야. 그 자리가 정말 결정타였어.
‘로아 컨설팅 김진영 대표님과의 미팅이 휴학을 고민하던 내게 확실한 답변을 주었어.’

그렇게 시작한 회사에서 현재는 어떤 일을 해?

헬로우젠틀은 클래식 패션을 다루는 회사야. 이에 대한 수익 구조를 광고와 커머스 비즈니스로 두었어. 우선 광고는 중년 패션의 아이콘을 양성하면서 진행해. 현재는 중년의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전만수 선생님께서 소속 아이콘으로 활동하고 계셔. 선생님의 채널을 활용하여 광고모델 에이전시 사업을 해. 대행사와 세팅한 계약조건을 바탕으로 스케줄을 진행하지.

또 다른 비즈니스인 커머스는 쇼핑몰을 뜻해. 헬로우젠틀이라는 타이틀로 친근한 클래식 의류를 판매 중이야. 거기서 난 판매가 이뤄지도록 상품 업로드(장소 선정, 사진 촬영, 보정 등), 홍보 콘텐츠 제작 등을 진행하면서 쇼핑몰을 관리해.


두 가지의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구나. 그중에서 본인은 쇼핑몰을 관리 중이고. 쇼핑몰 시장이 하루에 몇 백 개가 생기고, 그만큼 없어진다고 들었어.
살아남기 위한 헬로우젠틀의 차별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헬로우젠틀의 컨셉은 ‘친근한 클래식’이야. 사실 클래식 패션은 격이 커. 고가가 아니면 저가야. 그래서 클래식 패션을 소화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인식이 있어. 우린 이를 깨고 싶어. 꼭 비싼 옷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클래식의 멋을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해. 그럼 제작 과정에서 차이 난다는 분이 있는데, 기술력을 가진 분들도 동대문에 도매로 판매하셔. 그래서 동대문 시장을 넓히는 것도 우리 회사의 비전이야.

이와 더불어 옷으로 건강한 자존감을 찾도록 하는 비전이 우리의 차별성이자, 색깔이야.


그럼 쇼핑몰 운영에서 무엇을 중요시해?

하나의 상품을 등록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 사람들이 단순해 보인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 동대문에서 상품을 가지고 오는 것부터, 모델과의 촬영(+장소 선정), 사진 보정(+모델 착장 사진, 옷 사진) 등을 거쳐서 업로드돼. 이게 하나의 상품이 업로드되는 경로야. 최근 나는 사진 촬영도 함께 진행하게 됐어. 그래서 현재는 사진 감각을 가장 신경 써.

우리 쇼핑몰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내가 촬영한 사진들이야.

"굿피플 비전"


나는 누군가에게 삶을 제시하는 담당자가 되고 싶어. 그 도구로는 클래식 패션을 사용할 거야. 나는 클래식 패션을 고가와 왜소한 체형이라는 이유로 쉽게 도전하지 못했어. 하지만 이제는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감 있게 나의 멋을 살려. 이처럼 나와 같은 사람에게 옷으로 새로운 삶을 제시하는 담당자가 되고 싶어.
 


그럼 이남건으로서의 비전은 뭐야?

삶의 순간마다 의미를 담을 거야. 그래서 주변 사람이 나로 인해서 즐겁게 살아가도록 영향을 끼치고 싶어. 그렇게 된다면, 내 인생에서는 영광이지 않을까?

"굿피플 성장"


입사 초에는 회사의 방향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 스타트업 관련 매체를 참고하고, 강의에 참여하면서 생태계를 파악했지. 그렇게 큰 바탕을 이해하고 나서는 디테일에 따른 성장을 시작했어.


현재는 그 디테일이 사진 감각이야. 요즘은 사진만으로도 콘텐츠가 만들어져. 개인적으로는 인스타그램을 많이 보는데, 예쁜 카페를 가면 꼭 해시태그로 검색해. 그러면 사람마다 촬영한 사진을 볼 수 있어.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의 다양한 구도를 배울 수가 있지. 여기서 배운 구도를 회사에서 운영 중인 카페 촬영이나, 상품 촬영에 많이 활용해.


앞으로는 세일즈에 대한 역량을 넓히고자 해. 사람의 지갑을 움직인다는 게 참 쉽지 않아. (웃음) 아무리 상품이 예뻐도 구매 선택은 고객이 하니까, 그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지.
 

“예쁜 카페에 가면 인스타그램으로 검색해서 어떻게 촬영했는지를 배우고 따라 해봐.”


그럼 이런 성장 과정에서 스스로가 만족한 결과물이 있어?

지금은 뚜렷하게 결과물을 말하기는 어려워. 오글거리기는 하는데, 나는 항상 오늘이 최고의 작업이라고 생각해. 하루하루 작업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활용하거든.


단조롭던 공장 생활과는 다르다.

그렇지. 물론 거기서도 사회생활을 배우기는 했어. 하지만 그 2년이라는 시간을 지금 보면,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되는 거 같아. 하지만 지금은 매 순간이 기억에 남아!

반대로 본인을 성장하게끔 한 실패사례가 있어?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난 YES맨이었어. 왜냐면 회사에서 미움받기 싫었거든. 그래서 모든 요구에 YES로 답했지. 이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난 적이 있어. 입사 초에 대표님께서 하루에 3개의 콘텐츠를 제작하라고 하셨어. 내게는 버거운 숫자임에도 할 수 있다고 했지. 결국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었어. 이런 사례가 생기다 보니 자괴감에 빠졌어. 

‘예전에 난 중요한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이 정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했어.’

결국 회사를 무단으로 안 나갔어. 그 시간에 스스로를 비우게 된 거 같아. 대표님께는 엄청 혼났지만. 그때부터 한 사람의 조언이 들리기 시작했어. 바로 도리님이야. (회사에서 불리는 닉네임) 내게 심리적으로 소통하려고 하셨어. ‘못하면 못한다고 이야기해라,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남한테 사랑받으려고 아등바등하지 말고, 그에 대한 채점표는 본인이 들고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셨지. 이때부터 압박감이 깨지면서 여유를 가지게 된 거 같아.

“’남한테 인정받기 전에 본인에게 먼저 인정받아라’는 말이 일에 대한 마인드를 바꾸게 했어.”
 


지금 내 상황에서도 엄청나게 영향을 끼친 말이다. 그분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줘. (웃음) 그럼 이제 스스로에 대한 채점표를 들고 있는데, 그게 이뤄지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를 받을 거야.
그때는 어떻게 해소해?

그 순간만큼은 놓아버려. 그리고 당장 하고 싶은 것을 해. 즐기고 싶을 때는 쿨하게 즐겨. 그래야 아무 생각 없이 다시 일에 집중할 수 있더라고. 물론 매번 그러지는 않아. 그러면 회사를 못 다닐 수도… (웃음)


그렇지. 매번 놀 수는 없으니까.
이런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깨달은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봐?

나는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경험했어. 그렇다 보니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잡일도 부담 없이 대하는 거 같아. 입사 초에는 택배 포장 일도 했어. 당시 대표님과 나뿐이었으니까 당연히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하면서도 상자가 조금이라도 구겨지면, 다시 바꿔서 하는 세심함을 보였어. 그래서인지 대표님께서는 아주 다양한 일을 시키셔. (웃음) 이처럼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쓸데없이 자존심 세우지 않고 세심하게 대하는 게 장점이야.

"굿피플 소통"


솔직하자. 내가 소통을 대하는 마인드야. 의견을 낼 때나, 진행 과정에 실수가 있으면 솔직하게 이야기해. 그래야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일이 진행돼. 이게 쉽지는 않아. 하지만 오히려 배려만을 담으려고 하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에, 최대한 솔직하게 소통하려고 해.

이는 설득할 때도 같아.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명확히 전달해. 그럼에도 아직 사진에 대한 조율에서는 어려울 때가 있어. 나는 이 사진이 마음에 드는데, 다른 사람은 다른 사진을 선택할 때가 있거든. 그때는 다른 일에 비해서 강하게 어필해.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촬영한 사람은 나고, 이에 대한 감각은 스스로가 믿어야 한다고 보거든. 도저히 접점을 못 찾을 경우에는 대표님께 결정권을 맡겨.

"굿피플 보상"


내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보상은 돈과 일에 대한 가치로 나뉘어. 성장 단계인 내게는 가치가 좀 더 중요해. 공장에서 일하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벌고, 보험과 적금도 들어봤어. 물론 인생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야. 하지만 의미 있지는 않았어. 그래서 현재는 일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게 최고의 보상이라고 생각해.

예전에 일의 가치가 궁금해서 대표님께 여쭤본 적이 있어. 대표님께서 페이스북 알고리즘 담당자와 미팅을 가진 적이 있으셨대. 당시 페이스북의 변경 사항을 말했더니, 그 담당자가 흐뭇하게 웃으면서 자기가 바꾼 거라고 하셨어. 이 이야기를 듣고 이게 일에 대한 가치라고 생각했어. 설령 사소한 것이라도 내가 진행했음을 말해줄 수 있는 것!
 


끝으로 패션 스타트업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필수 요소들을 말해줘.

현재 쇼핑몰을 관리하니까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할게. 첫 번째로 정보를 많이 찾아봐야 해. 다른 쇼핑몰은 어떻게 상세 페이지와 카테고리를 구축했는지 등을 파악하는 거야. 이게 습관 되어야 해. 아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면, 시간적&금전적 손해만 입을 거야. 두 번째는 옷에 대한 감각이야. 이는 매우 중요해. 코디가 좋아서 상품 판매가 잘 이뤄지는 곳도 있어. 다양한 스타일링을 해보고, 잡지도 자주 보는 게 좋아.

마지막으로 쇼핑몰 운영에는 광고가 빠질 수 없어. 여기서 광고비를 계속 사용하는 구조로 가면 안 돼. 더 큰 성장을 이루기는 힘들어. 그래서 본인만의 콘텐츠 제작이 필요해. 요즘 SNS 채널로 광고하는 데, 개인적으로 먼저 운영해보는 게 좋아. 하다 보면 단순히 사진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필터의 톤의 중요성 등을 배워. 이에 따라서 사람의 반응도 달라지니까. 이처럼 디테일 측면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지. 개인 계정으로 SNS 채널을 하나씩 운영하면 분명 도움 될 거야


더 다양한 굿피플들을 보고 싶다면??
http://officen.kr/goodpeople/goodpeopl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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