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피스N Apr 16. 2018

스타트업에 빠져서 평생 스타트업에서만 일하겠다는 그녀

굿피플 : (주)투블루 김지현 마케터


Intro
  

스타트업은 구성원이 곧 회사다. 구성원의 위치에 따라서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진다. 그래서 구성원은 회사의 마스코트가 되어야 한다. 필자 역시 굿잡 서비스(회사 서비스)를 알리는 굿잡맨으로 활동 중이다. (회사 브랜딩에 관심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 달라) 이런 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캐릭터를 잡느냐다. SNS를 보면,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스타트업 담당자를 본다. 자신의 직무를 살려서 회사의 서비스를 알리는 캐릭터, 회사의 일상 혹은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캐릭터 등이 있다. 얼마 전 만난, 투블루의 김지현 마케터는 자신의 직무를 살려서 ‘카만녀’(카드뉴스 만드는 녀자)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를 활용하여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한다. 스타트업계의 소통잡부의 캐릭터를 가진 그녀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BY 굿피플 헌터.


"굿피플 직무의 시작"

나는 대학 시절, 마음 맞는 친구들과 창업을 했어. 결과적으로는 좋은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해준 시간이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경험은 다시 찾아왔어. 창업과정을 좋게 봐주신 교수님께서 또 다른 스타트업을 소개해주셨거든. 그게 바로 지금 내가 속한 투블루야.

내가 입사할 때는 현재 진행 중인 서비스가 아니었어. 지금 서비스 중인 카드 뉴스 제작 툴인 타일이 세 번째 서비스야. 여기까지 오는 동안 두 번의 시작과 끝을 경험했어. 이 경험에서 난 마케팅을 감각적으로 많이 익혔어.
 


계속 마케팅이라는 직무만 담당한 거야?

우리 팀은 직무에 사람을 맞추기보다는, 사람의 역량에 맞춰서 일을 진행해. 해야 하는 일은 할 수 있는 사람이 맡는 거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내에서 서비스를 알리는 모든 일을 해. 그게 콘텐츠 제작일 수도 있고, 광고일 수도 있고, 영업일 수도 있고, 강의일 수도 있지. 닥치는 대로 했어. 그 모든 업무가 나를 조금씩 성장시킨 것 같아.


그럼 그 밑거름으로 현재 어떤 일을 해?

여전히 같아. 타일을 알리는 모든 활동을 해. 요즘에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 봐. 그래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그럴 수 있는 건, 개인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이라고 믿는 팀 분위기 덕분인 것 같아.

그리고 최근에는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기 위한 조사를 많이 해. 우리 팀에서 가진 기술은 ‘자동 디자인 엔진’이거든. 이 엔진으로 카드뉴스 외에 어떤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


스타트업에서는 카만녀(카드뉴스 만드는 녀자)로 많이 알려졌어. 이를 통해서 강의도 진행했고.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야?

카만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회사에서 할 일이 없어서’ 야. 당시 회사는 두 번째 서비스를 접고, 세 번째를 기획 중이었어. 나는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고민했어. 그리고 카드뉴스 시장의 니즈를 확인하기로 했지.

처음에는 카드뉴스 템플릿을 파워포인트로 제작해서 배포했어. 카드뉴스 제작에 대한 잠재 고객들의 요구를 파악하려고. 그러다가 카드 뉴스와 나의 경험을 함께 녹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카만녀가 탄생하게 된 거야. 감사하게도 이를 공감해주는 분들이 많이 생겼고, 패스트캠퍼스를 통해 첫 강의를 시작하게 됐지.


‘카만녀의 활동은 콘텐츠 마케팅의 효과를 직접 증명하기 위함이야.’


그럼 카만녀를 포함한 회사의 업무에서는 무엇을 중요시해?

나의 업무에는 항상 소통이 기반돼. 그리고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 그래서 항상 이에 대해 고민을 해. 각기 다른 성향의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야.

"굿피플 비전"


나는 스타트업이 정말 좋아. 사람들의 꿈도, 문화도, 일도. 그래서 죽을 때까지 스타트업을 전전하며 살고 싶어.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들을 경험해보고 싶고. 그러기 위해 ‘누구나 데려가고 싶은 동료’가 되고 싶어. 역량을 갖춘다면, 어떤 서비스를 만나던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고 봐. 나는 그 역량을 갖춘 마케터가 되고 싶어.


그리고 마케팅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제품을 만들고 싶은 순간이 생긴대. 사람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게 되면, 어느 순간 어!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거지. 이 단계까지 갔으면 해.
 


그렇다면, 인간 김지현으로서의 비전은?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해보는 것과 맞닿아 있는데, 3년간 서비스를 고도에 올리고 1년간 여행을 다니고 싶어. 돈과 직위에 얽매지 않는, 유유자적한 삶을 꿈꾸거든. 하고 싶은 것을 하지만, 이를 멋지게 해내고 싶어. 연쇄 창업가처럼 말이야. 이번 서비스도 3년 이내에 고도에 올리고, 대학교 때 배낭여행을 갔던 동남아를 다시 갈 계획이야!

"굿피플 성장"


소설 속의 캐릭터들에서 많이 배워. 소설을 읽으면, 캐릭터의 인생을 알 수 있어. 이를 통해서 난 여러 사람의 성향을 이해해. 마케팅의 본질을 높이는 성장 활동이야. 예전에는 마케팅에 관한 사례를 빨리 보고 적용하는 것에 급급했어. 그래서 책도 학술서나 자기 계발서 위주로만 책을 읽었지. 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인문학이 담긴 소설을 많이 읽어.
 

‘최근 셜록 홈즈의 전집을 읽는데, 사람의 겉모습이나 행동에 그 사람에 대해 묻어나오는 점이 흥미로워. 그리고 이를 통해서 사람을 추리하는 과정이 신선하게 다가와.’


그럼 이런 활동으로 이뤄낸 작업물 중,
스스로가 만족한 작업물이 있다면?

아무래도 카만녀야. 해당 채널을 통해서 여러 사람과 소통했거든. 특히 강의에서는 여러 마케터분들을 만나. 그리고 그들의 고민을 듣고 함께 해결하는 시간을 가져. 이 시간을 통해서 정말 많이 성장했어. 타일뿐만이 아니고 다른 서비스들의 고민을 들어볼 수 있고, 해결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엄청난 장점이야!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들을 운영해볼 때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 (웃음)


그렇다면 반대로 나를 성장하게 해준 실패사례가 있다면?

회사에서 접은 서비스 중에 슬라이드 형태로 웹툰을 보는 서비스가 있었어. 그때 우리 서비스를 알리겠다고 큰 커뮤니티 사이트들에 콘텐츠를 공유했었지. 마치 이 서비스와 상관없는 사람처럼 말이야. 그 때 팀원들이 붙여준 별명이 ‘피리부는 여자’였어. 게시글을 쓰기만 하면 베스트에 등록됐거든. (웃음) 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못했어. 누군가 광고 글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기 시작했고 결국 아이디가 차단당했어.

그때 난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 일방적인 소통만 한 거지. 이를 계기로 소통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 그 사건은 결국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태도를 바꾸게 했어.


맞아. 일방적인 소통은 오히려 타켓을 멀어지게 하더라. 그래서 마케터는 소통을 잘해야 해. 하지만 사람과의 소통은 쉽지 않아. 이에 대한 스트레스도 받을 텐데.
그때는 어떻게 해소하는 편이야?

사람으로 받은 스트레스는 사람으로부터 풀려. 그래서 난 좋아하는 사람과 술자리를 가져. 요즘은 CTO님과 그 자리를 자주 가지는 편이야. 좋은 사람, 술, 그리고 맛난 안주가 있으면 스트레스는 풀려. (웃음)


나랑 비슷하다.
그럼 이런 성장활동에서 깨달은 본인의 최대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소통하는 능력이야. 성장, 실패, 스트레스를 모두 주지만 항상 가지고 가는 활동이지. 그렇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의 서비스나 개인적인 신뢰를 갖도록 하는 소통 법을 감각적으로 익히게 됐어. 이를 익히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하지만 지속적 충성 가치는 결과로 나올 때 차원이 달라.

"굿피플 소통"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자. 소통하기 위해서 내가 가지는 자세야. 최근 나의 업무에 대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 그러면서 내부에서의 내 소통이 상대에게는 어떻게 들릴까도 생각했어. 그런데 어쩌면 단편적으로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나는 마케팅에 필요한 거니까 얘기했지만, 개발자님들께는 시킨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잖아. 그분들 역시 자신만의 프로세스가 있으니까. 그래서 특정 업무를 왜 해야 하는지, 우리의 목표는 무엇인지 정리해서 팀원 모두에게 프레젠테이션했어. 그래서 앞으로 가야 할 마케팅 방향에 대해 다들 알게 되신 것 같아. 음. 나만의 착각일까 (웃음)
 

‘이는 고객과의 소통에서도 활용돼.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목적과 가치를 먼저 설명 드리고, 자연스럽게 타일까지 아시게 하는 거지.'


소통에서 문제점이 발생할 때는 어떻게 해결해?

얼마 전에 실수로 잘못된 메일이 발송된 적이 있어. 관리자에게만 보내야 하는 메일이 고객에게 모두 발송되는 일이 있었지. 그런데 하필 제목이 ‘안 읽씹해주세요’ 였어. 어감이 좀 그렇잖아. 고객에게 어떻게 이런 메일을 보낼 수 있냐고 몇 분이 항의하셨어. 정말 죄송했지.

바로 사죄의 메일을 보냈어. 현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 드리고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시스템을 충분히 재정비하겠다고 약속드렸어. 실제로 만반의 정비를 했고. 그런데 많은 분께서 사죄의 메일에 답장을 주셨어. 괜찮다. 그럴 수 있다. 이해한다. 오히려 재미있는 해프닝이었다고 하신 분들도 계셨고. 정말 감사했지.

문제가 생기면 바로 인정하고 빠르게 사과하는 게 맞는 것 같아. 오히려 회피하고 감추려 하면, 오히려 문제를 더 크게 만드는 게 아닐까?


마케터로 활동하면서 겪은 선입견이 있다면 말해줘.

가끔 카만녀는 마케팅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다 아는 사람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계셔. (웃음) 그래서 예전에는 그 선입견을 맞추려는 조급함이 있었어. 책임지지도 못 할 거면서 어떻게든 둘러대기 바빴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는 충분히 고민해 보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나를 다시 한번 성장시킨 선입견이야.

마케터는 말빨로 일을 처리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 진정성을 중요시하는 스타트업에서는 위험한 선입견이야. 예전에는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어. 하지만 상대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하나야. 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스타트업에서 거짓으로 포장하는 것은 곧 독이야.’

"굿피플 보상"


스타트업 마케터는 사고를 많이 쳐야 해.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하는 직무지. 아니면 정체될 수밖에 없어. 그래서 난 회사가 반드시 줘야 할 보상은 믿음이라고 봐.
 

‘구성원에 대한 믿음은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돼.’


끝으로 스타트업 마케터가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을 말해줘.

대범함 그리고 예민함 – 모든 마케팅 활동이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야. 오히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지.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대범함이 필요한 것 같아. 그리고 동시에 작은 변화도 캐치해내는 예민함이 필요해. 사실 나는 둘 다 많이 부족해서 억지로 만들어내려고 수련하는 중이야.

소통 능력 – 마케터에게 기본적으로 꼭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고객들과의 소통뿐만이 아니라 고객과 팀원들을 연결 짓는 소통도 중요하지. 멋진 광고문구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 얼마나 잘 소통하는가인 것 같아. 그 소통에서 모든 마케팅 활동이 시작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나 오늘 소통 잘한 거 맞나.(웃음)
작가의 이전글 일하기 위해서 속옷을 만지는 그녀의 정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