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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피스N May 02. 2018

코딩만 하는 줄 알았지? '웹 개발에도 색깔이 있어'

굿피플 : (주)미미박스 주현진 개발자

Intro
  

사회초년생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은? 단연코 흰색이다. 어떤 색을 입혀도 잘 어울리니까. 회사의 색과 담당 직무의 색을 자유롭게 녹일 수 있다. 그렇게 색이 모이면, 자신만의 색을 가지게 된다. 이런 면에서 주현진 개발자는 여러 색이 묻은 흰색이다. 그녀는 뷰티전문업체 미미박스에서 1년째 개발의 색을 입히는 중이다. 점점 자신의 색을 만들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굿피플 직무의 시작"

어릴 적부터 컴퓨터를 좋아했어. 그래서 컴퓨터학과를 전공했지. 보통 개발자의 이야기지만, 나와는 거리가 멀어. 나는 성적에 맞추어 대학과 전공을 선택했거든. 그렇게 대학생활을 보내다가, 3학년이 되니까 ‘너는 무엇을 하면 살 거야?’는 현실적인 질문이 확 와 닿게 됐어. 스스로도 무엇을 할까 고민했고, 전과도 생각했었어. 하지만 컴퓨터학과보다 나은 전공이 없었지. 그래서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어.


‘나는 개발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이야.’
 

그렇게 받아들이니까 개발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어. 점점 진로를 확신하게 됐어. 한 번은 적성 검사를 했는데, 프로그래머가 나온 거야. 어릴 적에는 예술가가 나왔는데, 신기했어. 4년간 대학생활 하면서 자연스럽게 개발자의 피가 생겨난 거지. (웃음)


역시 사람은 환경에 따라서 변한다. 근데 미미박스는 화장품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해.
개발 회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 어떻게 입사한 거야?

나는 채용 공고가 뜨면 해당 회사를 꼭 파악해. 왜냐면 내가 일할 수도 있는 곳이니까. 그런 면에서 미미박스는 엄청 가고 싶은 회사였어. 처음에는 나 역시 화장품 회사라고 생각했어. 근데 면접 때 우리가 무슨 회사라고 생각하냐고 여쭤보시더라고. 아무 말을 못 했는데, 그때 면접관님의 한 마디가 나를 꽂히게 했어.

“미미박스는 IT 회사입니다.”
이 말을 듣고는 진행 중이던, 다른 회사의 면접을 취소했어. 그리고 미미박스 개발자의 명함을 달았지.


그럼 반대로 미미박스는 본인의 어떤 점에 꽂혔다고 생각해?

글쎄.. 내가 취업 준비할 때 신입이 잘해봤자 경력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도토리 키 재기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 그래서 성격을 많이 보지 않았을까(?) 싶어. (웃음)


현재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해?

처음에 입사했을 때는 백오피스의 개발을 담당했어. 직원들이 상품을 올리고 관리할 수 있는 툴을 만지는 역할이야. 나는 이 일을 담당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해당 분야로 회사의 정책을 알 수 있었거든. 신입으로서는 알기 힘든 것들이야.
지금은 서비스 개발팀에서 프론트 개발을 담당해. 주로 웹&모바일 페이지, 앱으로 내려주는 *API 등을 개발하는 일이야.

* API : 프로그램 또는 애플리케이션이 운영 체제에 어떤 처리를 위해서 호출할 수 있는 서브루틴 또는 함수의 집합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미미박스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개발자구나.
그럼 이 과정에서 무엇을 중요시해?

내가 하는 일이, 사용자의 어떠한 불편함을 개선하는지를 항상 생각해. 아무래도 사용자가 직접 사용하는 기능을 관리하기 때문이야. 사용자에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일은 동기부여가 잘 안되더라고. 하지만 사용자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일이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면, 동기부여가 되면서 퍼포먼스도 좋아져.


버그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생한다고 들었어.
어떻게 방지하는 편이야?

방지 방법이 100% 있지는 않아. 그래서 최대한 여러 경로에서 테스트를 거쳐. ‘구매’라는 항목을 예로 들어볼 게.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구매하는 사람이 있고, 바로 구매하는 사람이 있어. 그리고 또 다른 경로를 통해서 구매하는 사람도 있지. 이 경로를 다 테스트해봐야 해.
아직은 테스트의 범위에 대한 감이 덜 잡혔어. 시간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 긴 해. (웃음) 최대한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테스트만 전담하는 담당자에게 전달해. 그래도 버그가 발생하면, 그때 수정 작업을 해.

‘프론트 개발자는 내부에서 ‘이거 안 돼요’라는 말을 듣지 않게 계속 테스트를 해.’

"굿피플 비전"


나는 웹 개발자로서 3단계의 비전을 가져. 1차적으로는 나와 협업하는 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개발자. 2차적으로는 유저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개발자. 마지막은 개발을 일로 생각하지 않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 개발자는 놀면서 일한다는 느낌이 중요해. 그렇지 않으면 오래 일하기는 힘들 것 같아.
 


개발이 일상에 묻어나야 하는구나.
그럼 인간 주현진으로서는 어떤 비전을 가져?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면 불안해. 나는 그대로인데 시간만 지난 거니까. 퇴보한 거라고 볼 수 있어. 그래서 조금씩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사람.

"굿피플 성장"


‘업무를 제대로 익히자.’ 입사 1년 차인, 내게는 가장 큰 성장 활동이야. 미미박스는 트렌디한 기술을 많이 도입하고 실행해. 그래서 따로 다른 언어를 공부하기보다 업무에 충실하고 있어. 이 시간을 통해서 나는 성장 중이야. 하지만 지금 쓰는 언어를 좀 익히면, 다른 언어들도 공부해볼 생각이야.
 


이 과정 중에서 스스로가 만족한 결과물이 있다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전의 아쉬움을 풀어낸다는 마인드를 가져. 그래서 아직은 스스로 만족한 결과물이 있진 않아. 빨리 만들고 싶어! (웃음) 다만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은 건 있어. 나는 프로젝트의 일정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편이야. 그럼에도 여태까지는 그 일정을 맞췄어. (뿌듯) 나만 볼 수 있는 SNS 계정에 항상 그 과정을 적어놔.
‘내가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로 시작하지만, 끝은 항상 ‘무사히 마쳤다.’로 기록돼.


개발에서는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봐.
그럼 반대로 성장하게 해준 실패사례가 있다면?

앞서 말했지만, 지금 개발자로서 1년 차에 접어들었어. 1년을 돌아봤을 때 아쉬운 점이 있어. 작년에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한 기술들을 아직까지도 공부하지 않고 있다는 거야. 물론 사수나 주변 개발자분들께 물어봐서 답을 얻을 수 있어. 하지만 물어보더라도 내가 어느 정도 정보를 안 상태여야 해. 지금 상태로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으셔. (웃음) 그래서 올해는 꼭 모르는 기술을 익히도록 할 거야.

꼭 배워서 일에도 적용하길. 1년 차다 보면 모르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어.
하지만 사람인지라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 그때는 어떻게 해소해?

나는 주말에 의미부여를 많이 해. 만약 이번 주중이 피곤했으면, 이틀 내내 자. 아니면 친구들과 하고 싶은 것을 해. 최근에 일하다가 먹으면 기절할 거 같은 디저트를 발견했어. 그 주에 이태원을 가서 케이크를 먹었어. (웃음)

개발자로서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적응력이야. 회사에서도 적응력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 남들보다 빠르게 습득하지는 못하지만, 한 번 배우면 응용을 잘해. 이 역시 일에 대한 적응을 잘한다고 할 수 있어.

"굿피플 소통"


나는 웬만하면 둥글게 가자는 스타일이야. 워낙 불편한 것을 싫어하거든. 그래서 소통할 때도 웃으면서 해^^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는 편이야. 말을 많이 하는 게 절대 유리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물론 듣다 보면 불편할 때도 있어. 하지만 서로 다른 직무를 담당하기에 그럴 수 있다고 봐.


개발자는 다른 직무자 보다 회사의 큰 그림을 알 수 있어. 그래서 상대방이 놓치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을 던져. 이런 부분은 생각해보셨냐고 말이야. (물론 웃으면서 ^^) 이는 개발자로서 소통할 때 큰 장점으로 활용돼.
 


개발자는 요청 작업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직무야.
그때는 어떻게 소통해?

예전에는 개발자분들이 요청을 다 들어주는 것을 이해 못 했어. ‘왜 해주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하지만 무조건 못 한다고 말하는 게 오히려 좋지 않음을 깨달았어. 다른 직무자의 입장에서는 귀찮아서 안 한다고 오해할 수 있겠더라고.

‘최대한 요청사항을 들어주려고 하지만, 정말 아닐 때는 일의 우선순위를 얘기해.’


1년간 개발자로 활동하면서 받았던 선입견이 있다면?

아무래도 학교 후배들이 실무에 대해서 물어봐.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야근 진짜 많이 해요?’야. (웃음) 나는 미미박스가 첫 회사라서 비교 대상이 없어. 하지만 필요 없는 야근을 강요하지는 않아. 자기 작업의 할당량을 못 하면, 당연히 남아서 해야 하는 게 맞지.

주위에서는 개발자는 밤에 일하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셔. 이는 맞는 말이야. 밤에 개발이 더 잘 되긴 하더라고. (웃음) 다만 단점이 있어. 하루 종일 회사에 있다가 집에 가고 다음 날에 또다시 회사에 오는 것이 반복돼. 그래서 최대한 업무 시간에 일을 끝내려고 해.

"굿피플 보상"


주니어의 입장에서는 성장할 시간을 제공해주는 게, 회사의 보상이라고 생각해. 개발실에서는 주니어만 모아서 공부할 시간을 주셨어. 그것도 업무시간에. 이는 정말 큰 배려야. 주 1회에 2시간씩 진행해. 처음에는 CTO님께서 강의를 해주셨고, 돌아가면서 익힌 기술을 발표했어. 이제는 한 사람이 한 파트를 맡아서 강의를 진행해. 여기서 가장 좋은 점은 주니어의 시선에서 각자 맡은 프로젝트들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거야.
 


끝으로 개발자가 가져야 할 것이 있다면 말해줘.

무던한 성격 – 개발자는 다른 직무자와 이야기할 때가 많아. 아무래도 개발 업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할 때가 있어. 그리고 일할 때, 코드가 잘 안 풀릴 때가 있어. 이때 너무 스트레스받기 보다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성격이 필요해.

꼼꼼함 – 자신의 작업물을 꼼꼼히 검사해야 해. 그 이유는 간단해. 버그가 발생하면 안 되니까.

호기심 – 새로운 것이 나올 때 거부감이 없어야 해.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새로운 것을 접할 때가 많아. 이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면, 오래 일하기는 힘들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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