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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피스N Jun 01. 2018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하고 싶다면, '스타트업을 택하라'

굿피플 : (주)픽플컴퍼니 신종목 CMO

Intro
    

하고 싶다. 잠깐 고민한다. 후회는 없을 거 같다. 오히려 재미있을 거 같다. 그럼 해 본다.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을 ‘자유인’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억압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산다. 하지만 우린 이를 지향하면서도 하지 못한다.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것만 하고는 못 살고, 사회가 정한 길로 가는 게 안전하다고 배웠으니까. 이를 두고 “내가 하고 싶은 게 100인데, 5만 하면 95% 불행한 거고, 하고 싶은 게 5인데, 10을 하면 200% 행복한 거다’고 당당히 말하는 이가 있다. 바로 피트니스 통합 멤버십 클래스픽을 서비스하는 픽플컴퍼니의 신종목 마케터다. 그는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그리고 그게 회사에서 일하는 이유라고 하는 자유인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By 굿피플 헌터.


"굿피플 직무의 시작"


나는 글쓰기에 재능 있는 학생이었어.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가 ‘무허가 야자 귀가 사건’에 대한 반성문을 쓴 적이 있어. 까칠한 학생부장 선생님께 걸려서 반성문을 3번이나 퇴짜 받더라고. 그래서 내가 “야 이 형이 부르는 대로 써봐”라고 했고, 한 번에 통과를 이뤄냈지. 그때부터였어. 누구든 사고 쳤다 하면 반성문의 대작을 요구했어. 자연스럽게 내 재능을 깨달아 버린 거지. 이런 관심은 글쓰기의 프로라고 불리는 ‘카피라이팅’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광고와 마케팅에 대한 흥미로 번졌어.

대학생 때는 학생회 선전부 활동, 웹진 기자, 여러 기업의 대학생 마케터 활동을 했어. 그렇게 글쓰기와 마케팅의 경험을 누적시키던 차에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세계에 입문했어. 그때가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봄이 이루던 해야. 수많은 바이럴 마케팅 업체가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신나게 돈을 긁어모으던 시절이지. 나 역시 알바생으로 입사했지만 곧 굵직한 신규프로젝트를 맡았어. 그렇게 가산의 해커로 활동하다가, 제약사의 마케팅 인턴으로 입사했어. 이때 직접 기업의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하면서 마케터의 기초 체력을 다졌지. 이후로는 항공사 마케팅팀과 몇 군데의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했어.

픽플컴퍼니는 프라이머에서 투자받은 회사끼리 진행한 세미나에서 접했어. 당시 난 근무하던 회사의 소개 발표를 진행했는데, 이를 픽플컴퍼니 대표님께서 좋게 봐주셨지. 그때부터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어. 나도 운동을 좋아하거든. 그래서 내가 다니던 실내 서핑장을 클래스픽에 소개해주기도 했어. 그 실내 서핑 덕에 여름 매출이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고. (웃음) 그리고 일 년 후, 이직을 준비하게 됐어. 당시 몇몇 중견 기업과 인터뷰도 진행 중이었지. 그때 대표님으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은 거야. 파격적인 조건과 함께.
 


중견기업을 알아봤다는 것은 현실적인 조건을 생각했다는 거야.
그럼에도 다시 스타트업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

사실 이 과정에서 여자친구랑 다투기도 했어. 왜 다시 힘든 길을 선택하냐고 말이야. 선택의 이유는 간단해. 스스로 후회하고 싶지 않았고, 솔직하고 싶었거든. 더불어 당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픽플컴퍼니에서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했고.
‘큰 기업에서의 기여도가 0.001%라고 하면, 픽플컴퍼니는 99%가 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어.’


그럼 현재 그 기여도를 어떻게 이뤄내는 중이야?

우리는 피트니스 통합 멤버십인 클래스픽을 서비스해. 앱 하나로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여러 운동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 경쟁사 카피를 차용하자면 ‘오늘은 헬스, 내일은 요가’랄까?. 피트니스 센터에서 등록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저렴해. 무작정 6개월에서 1년을 등록하지 않아도 되지. 스케줄에 맞춰 탄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야. 나는 이렇게 기깔나는 서비스를 더 많은 유저가 사용하고, 결제할 수 있게 만드는 마케팅 업무를 총괄해. 고객 및 시장을 분석하고, 제품 개발(포지셔닝, 가격전략), 영업 지원, 제품 성장 전략을 담당하지. 그리고 전통적인 PR 업무와 최근에는 대표님을 도와서 IR 활동을 병행 중이야.


확실히 기여도를 할 수 있는 폭이 넓다. 그럼 이 과정에서 무엇을 중요시해?

내가 담당한 업무의 퍼포먼스와 스스로의 성장. 우선 마케팅의 목적은 명확해. 클래스픽의 사용자와 매출을 증가시키는 거야. 이를 이뤄내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그리고 스타트업에서는 구성원의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어. 회사와 같이 성장하면서 더 좋은 기회가 있으면 더 좋은 회사로 갈 수도 있겠지. 그래서 좋은 스타트업은 인재를 잡아두면 안 된다고 생각해. 더 큰 회사로 가는 사례가 계속 생겨야 더 많은 인재가 우리 회사로 들어오는 선순환이 생길 수 있어. 물론 해당 조직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수도 있지. 이처럼 자기 일을 하면서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껴야 해.

"굿피플 비전"


마케팅이 ‘짠!’하고 성과가 이뤄지는 마법은 아니라고 봐.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성과를 개선하는 요인을 찾는 과정인 거지. 그런 측면에서 내가 시도하는 여러 마케팅 방법론의 성공률을 높이고 싶어. 야구로 비유하자면, 타율이 높은 타자가 될 거야.
 


그렇다면 인간 신종목으로서는 어떤 비전을 가져?

항상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싶어. 현재는 그 솔직함이 자기 욕망이야. 우리나라 사회는 정해진 답(혹은 길)이 있어. 그래서 자기 욕망을 드러내면 손가락질받지 않을까 걱정하지. 그래서 숨기게 되는 거고. 그런데 나는 이게 옳지 않다고 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가장 솔직하다고 보거든. 그래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이 마인드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

"굿피플 성장"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경영환경은 계속 변하고 있어. 기업을 성장시키는 핵심 동력 중인 하나인 마케팅도. 그런 측면에서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단연 스피드야. 내 프로덕트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은 빠르게 습득해야 하지. 기본적으로는 해외 매체를 정기적으로 구독해. 그리고 업계 정보가 빠른 분들을 항상 주변에 두면서 최신 정보를 얻어. 더불어 눈에 띄거나 성공적인 마케팅을 접하면,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거꾸로 리버스 엔지니어링(개념과 적용 기술을 파악하고 재현하는 것) 해보기도 해.

또 스타트업은 마케팅이나 개발과 같은 전문적 능력도 중요하지만, 다방면에 두루 능해야 해. 설령 안 해본 업무라도 잘해야 하는 환경이지. 나는 그에 대한 기준을 높게 잡아. 그래서 내가 해보지 않은 업무를 맡을 때는 유사한 업무를 먼저 진행한 사람을 소개받아서 조언을 구해.
 


이런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 중, 스스로가 만족한 결과물이 있다면?

특정 사이트나, 서비스에 가입하면 날아오는 환영 메일이 있어. 그리고 할인 쿠폰 정보가 담긴 메일을 한 번쯤 받아 봤을 거야. 작년에 클래스픽의 이런 알림 시스템을 리뉴얼 했어. 그 결과, 매출을 20%나 더 올린 게 참 만족스러워. 완전 자동화시켜서 초기 구축에 대한 리소스 이외엔 추가로 소요 리소스가 매우 적은데 효과는 확실했어. 가성비의 핵융합이라고 할까? 유저의 액션에 따른 시나리오를 세부적으로 작성해서 자동화된 알림이 나갈 수 있게끔 구축한 거야. 유저 상황에 맞는 맞춤형 알림이 가다 보니 서비스에 대한 유저 반응도 더 높아졌고, 매출이 더 올랐지.
‘대표님이 왜 매출이 더 나오냐고 여쭤보셔서 내가 이렇게 답했지. “그거 제가 고친 알림 자동화 때문이에요.”’


진정한 마케터 스웨그다.
그럼 반대로 이렇게 성장하게 해준 실패사례가 있다면?

클래스픽 바이럴 영상을 제작했어. 그중 하나가 ‘일반인이 크로스핏에 도전했을 때’야. 영상 자체는 재미있었기에 대박 날 줄 알았어. 하지만 클래스픽 유저로 전환한다거나, 해당 매장의 매출이 오르는 등 실질적인 성과가 좋지 못했어. 무서워서 못 하겠다, 하려고 보니 근처에 크로스핏 센터가 없다는 피드백을 받았어.

영상의 재미를 위해서 힘듦을 극대화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났어. 그리고 아직 클래스픽과 연결된 센터가 전국 어딜 가든 있지 않은 이유도 있어. 이를 계기로 영상 콘텐츠를 만들 때는, 조금 더 정교하고 치밀하게 캠페인을 설계하기로 했어. 오히려 소리소문 없이(?) 인기 많은 필라테스를 주제로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 (웃음)


필라테스 주제로 한 번 더 할 거야?

아직 잘 모르겠어. 요즘 핫한 폴댄스를 할까 생각 중이긴 해. 관심 있으면 출연?

재미있겠다. 언제든지 연락 줘.
 


생각보다 성과가 좋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거야.
그때는 어떻게 해소해?

사실 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이 아니야. 회복 탄력성도 좋아서 굳이 노력하지도 않고. (웃음) 그래도 주말에 쉴 때는 여러 운동을 즐겨. 한창 할 때는 매주 새벽에 산악자전거로 산 타고, 오후에는 축구까지 했어. 그리고 미드 빈지워칭(미국 드라마를 몰아서 보는 것을 뜻함)을 좋아해. 물론 하루 종일 과자랑 맥주 끼고. 최근에는 HBO의 웨스트월드를 인상 깊게 봤어. 


하루 종일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구나.
이렇게 리프레시도 시켜주면서 마케터로서 활동 중인데, 본인이 가진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나는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어. 그때부터 추론하는 능력을 많이 기르려고 노력해. A가 B를 이기고, B가 C를 이기면, A가 C를 이길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해 항상 생각해. 한 단계 앞서서 생각하는 거야. 이게 사회생활에서는 ‘눈치가 빠르다’로 활용돼. (웃음) 상대방이 왜 이 말을 하는지,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빠르게 파악한다는 점이 나의 강점이야.

"굿피플 소통"


나는 소통할 때 문맥과 배경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상대방이 왜 저런 얘기를 할까를 생각하면 쉽게 원하는 것을 찾게 되더라고. 그래서 이야기를 끝까지, 문맥을 파악하며 들어. 그리고 특정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때는 내 의견을 고수하기 위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찾아. 결정되기 전까지는 내 의견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결정 나면 따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 또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 상대방을 설득하기 더 쉬워. 요즘 용어로 팩트 폭력이라고 하지. (웃음)
 

‘대표님과 마케팅의 방향성을 두고 이야기할 때도 논문을 찾아보면서 내 의사를 전달해. 해당 논문은 국회도서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어.'


논문까지 사용하다니. 진정한 팩트 폭력이다.
그럼 서비스에 대한 팩트를 얘기해보는 건 어때? O2O 피트니스 서비스에 대한 편견이라든지.

해당 센터의 상품보다 비싸게 판매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 그치만 우린 진행 과정에서 할인된 가격을 고객에게 제시해. 그게 우리의 경쟁력의 한 부분이니까. 그리고 스타트업이다보니, 회사가 없어지면 사전에 결제해둔 것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어. 그건 사실 일반 헬스장이 파산해서 없어지는 것과도 같지 않아? 그리고 헬스장이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선결제를 요구하는 것에 비하면 클래스픽은 1개월이니 부담이 덜하기도 하고 (웃음). 


내가 봤던 피드백을 물어볼게. 아무래도 앱을 사용해서 센터를 사용하는 분들은 기존 고객보다 대우가 다르다고 하던데.

그런 케이스가 왕왕 발생하는 것 같아. 유저가 현장에서 일반 센터 회원과 차별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다거나 현장 결제를 유도하거나 하는? 그렇지만 한 센터에 실제 유저에 의해 3번 이상 문제가 제기되면, 건전한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 그 센터의 상품을 더는 판매하지 않아. 나도 센터의 사장님의 마음을 이해는 해. 하지만 지금 당장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더라도, 결국 이 시장이 성숙해지고 더 커지게 되면 나중에는 더 많은 유저들이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해. 이런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우리 쪽에서 더 노력할 거야.


혹시 한 센터에서 O2O 피트니스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겹칠 때도 있어?

많지. 최근에는 이런 앱이 많이 생기다 보니까. 어느 정도 서로 영업에 도움이 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여러 회사가 리소스를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 그래서 영업 협동 전선을 구축해서 함께 영업활동을 진행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럼 더 좋은 결과가 일어나지 않을까?

"굿피플 보상"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해 주는 것. 내가 생각하는 회사가 줘야 할 최고의 보상이야. 톱 탤런트의 팀원을 모아서 서로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게 해줄 수 있고, 기술적 성장을 위해 유관 콘퍼런스에 보내줄 수 있겠지. 이는 단순히 구성원의 성장에서 곧 회사의 성장으로도 이어져. 그렇게 구성원들이 회사 성장에 기여해서 회사가 물질적인 성과도 이루게 되면, 그만큼 물질적 보상을 되돌려 줘야 하는 거고. 그치만 그전에 그만큼 성장하고, 기여하기 위해서 노력해야겠지.
 


그럼 마케터로서 바라는 최적의 회사 환경은?

나는 퍼포먼스 마케팅 위주로 일 하다보니까, 유료 마케팅 자동화/분석 툴을 지원해주면 좋아. 


끝으로 마케터가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이 있다면 말해줘.

내가 감히 이게 꼭 필요하다고 말하긴 그래. (웃음) 내가 가진 것 중, 마케팅 업무에 도움되더라고 말할 수는 있어.

추론능력 – A와 B를 보고 다음으로 C를 유추해낼 수 있는 능력을 뜻해. 이는 마케터 전에 직장인이라면 갖춰야 할 능력이야. 개똥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고 하지. (웃음)

실행력 – 작은 규모라도 빠른 실행으로 결과를 만들어야 해. 스타트업이라면 더욱 중요한 부분이야. 그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것도 얻어. 그리고 다시 빠르게 실행해서 결과물을 내야 해. 늦어지는 순간 다른 회사의 결과물이 될 수 있으니까.

트렌디함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니는 것들을 ‘고전’이라고 해. 이런 ‘고전’만큼 요즘 소비자 사이에서 무엇이 유행인지를 빠르게 캐치하는 트렌디함도 꼭 필요하다고 봐. 예를 들면 내가 플레이하고 있는 이 운동 시장에도 트렌드가 존재하거든. 이제는 요가보다 필라테스가 여성들에게 더 매력적인 운동이야. 이처럼 고객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빨리 파악해야, 실행으로 옮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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