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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피스N Jun 28. 2018

어려운 금융도, 한 편의 동화로 만드는 그녀

굿피플: (주)피플펀드컴퍼니 김세련 마케터

Intro

‘‘깔끔한 글’ 쓰는 방법 13가지’라는 인사이트 글이 있다. 아마 페이스북을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해당 글을 봤을 거다. 내용은 이렇다. 여러 글쓰기 책을 참고하여,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하는 13가지의 작성법이 담겨있다. 그 방법도 군더더기 없이 제목처럼 ‘깔끔하게’ 적혀있다. 그래서 해당 내용을 보면,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가 떠오른다. 이처럼 누군가에게 글이나 말로써 내용을 전달할 때는 쉽게 이해시켜야 한다. 특히 전문적인 용어가 담긴 정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를 두고 *P2P 금융업체 피플펀드의 김세련 마케터는 ‘금융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나의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쉽게 작성하는 거다’고 한다. 동화책을 보면서까지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광역덕후인(하다하다 이제는 회사까지 덕질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By 굿피플 헌터.
 


*P2P 금융 : 인터넷 환경을 통해 투자자들과 좀 더 합리적인 이자율로 자금을 필요로 하는 대출자들이 만나 서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을 말한다.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한미 FTA에 관한 시위가 펼쳐지던 2007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나는 해당 뉴스를 보면서 경제와 금융에 관심이 생겼어. 그래서 대학교 전공을 경제학으로 선택했지. <경제학 원론>이라는 전공 기본서 맨 앞 장에 ‘나의 강함은 우리나라 경제의 강함이다’라고 적으면서 배움을 시작했어. (20살까지도 중2병이 완치되지 못했나봐.) 하지만 막상 수업을 들으니, 학부 수준의 경제학은 이미 정해진 공식 위에서 정해진 답을 추구하는 것이더라고. 나의 판단과 주장이 비집고 들어갈 곳은 찾을 수 없었어. 우스갯소리를 좀 하자면, 경제학은 영어(영어로 된 원서가 많으니까), 수학(시작부터 끝까지 수학이니까), 미술(동시에 세 개의 그래프가 움직이니 색을 바꾸어가며 정확하게 그려야 하니까)을 잘해야 했으니까.

그렇게 4년 동안 경제학을 전공하고 나면 대부분의 전공자는 금융권 취업을 준비해. 나 역시 그중 한 명이었는데, 금융권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기존 금융상품에서 소비자가 설 곳은 매우 좁구나’하는 것이었어. 물건 사는 건 쉬워도, 금융상품 가입은 혼자서 하기 힘들잖아? 금융상품은 무조건 다양한 이름의 금융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선택할 수 있고, 가입할 수 있어. 대표적인 예가 보험이지. 소비자 홀로 보험약관을 이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 말이야. 보험뿐만 아니야. 은행의 저축상품도, 증권사의 투자상품도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어. 소비자는 마치 그냥 끌려다니는 존재인 것 같더라고. 그런 생각이 들자, 금융권 취직은 눈길조차 들지 않더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 미국의 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들이 파산하면서 시작된, 미국만이 아닌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불러온 연쇄적인 경제위기를 말한다.

그때부터 전공을 벗어나 금융권 취직이 아닌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 생각해보니 나는 누군가를 설득하고 호감 사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낀다는 것을 알았어. 당시 내가 정의로운 관종이었거든. (웃음)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설득하는 일들을 좋아하더라고. 그리고 그에 맞는 분야가 PR과 마케팅이었어. 그래서 PR 대행사인 이슈캐스터와 마케팅 대행사인 인스텝스에서 각각 1년간 일했어. 그러다 핀테크 마케팅 경진대회인 옐로마케톤을 참여하게 됐지.

저 핀테크 마케팅 경진대회가 지금의 회사, 피플펀드로 이직하게 된 계기냐고? 음, 물론 영향은 있었겠지만 내가 피플펀드에 입사한 계기는 조금 더 특이해. 자산관리사인 친구가 요즘 P2P 플랫폼을 통해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다던데, 네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으니 혹여 아는 것이 없냐는 거야. 나 역시 궁금하기도 해서, 페이스북에 ‘P2P 투자에 대해 아는 분이 계신가요?’라고 올렸어. 그랬더니 정말 많은 관계자분들이 댓글을 작성해주셨어. 그렇게 연결되어 구경까지 하러 간 회사가 피플펀드야.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갔어. 놀러 간다는 생각이 강했지. 한 시간 넘게 피플펀드라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내 심장이 너무 뛰는 거야. 이 회사, 심각하게 마음에 들었던 거지. 
 


무엇이 본인을 심각하게 마음에 들게 한 거야?

피플펀드는 개인 신용대출 중에서도 이자율이 가장 낮고, 신용등급에도 큰 영향이 없는 제1금융권은행대출(전북은행)을 온라인 P2P 플랫폼으로 진행하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었어. 하지만 금감원, 금융위 등 금융당국에서는 기존 금융기관인 은행과 통합한 사업모델은 허용할 수 없으니 포기하라는 답변을 받았지.
당시 피플펀드가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였어. 경쟁사들이 하는 방법처럼 대부업으로 등록하고 대부업 개인신용대출을 진행하거나, 아니면 금융당국을 설득하거나. 피플펀드는 대출자나 투자자를 위해서 철저히 후자가 낫다는 판단을 했고, 은행과 협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험난한 설득을 시작해. 그 결과 은행과 통합한 P2P 전용 모바일 은행대출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현재에도 유일한 은행통합형 P2P 플랫폼이 되었어. 피플펀드로부터 신용대출을 받는 사람은 대부업이 아닌, 제1금융권의 은행대출을 받게 되는 거지. 당연히 투자자도 P2P 전용 은행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됐고 말이야.
나였으면 경쟁사들이 성장하고 투자받는 모습을 보면서, 1년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의 가치관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거야. 그 모습에서 정의로운 관종을 지향하는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어. 실망했던 기존 금융에 대안이 피플펀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진지하게 지원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


떨어진 믿음을 다시 살려준 곳이네. 우연한 계기로 구경은 갔지만, 채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야. 
채용되었던 이유가 궁금해.

그 만남 이후 정식으로 이력서를 넣었고, 마지막으로 대표님 면접이 남아 있었어. 하지만 그 전에 이미 나보다 훨씬 뛰어난 역량을 가진 마케터분이 합류하기로 결정된 상태였어. 그런데도 대표님께서는 일단 나에게 기회를 주신 거지. 처음에 그 소식을 들었을 땐 속으로 망했다고 생각했어. (웃음). 생각해봐, 한눈에 봐도 나보다 경력이 훨씬 많은 그분과 나는 비교도 어려웠으니까. 그러니 형식적인 면접이 되지 않을까 했어.
하지만 대표님은 한 시간이나 넘는 시간 동안 나를 찬찬히 뜯어보셨어. 진땀이 날 정도로 질문은 날카로웠고 내 대답에 대한 피드백도 흥미로웠어. 그에 비하면 내가 내뱉는 답변들은 나는 역시 갈 길이 먼 주니어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했지. 그만큼 내 답변들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어. 대표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잘하는 것 혹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셨고,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어.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서 그동안 썼던 몇 가지를 추려서 보내드렸지. 사실 그때도 거의 탈락을 확실하면서 보냈던 것 같아. 그런데 놀랍게도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게 됐어. 



‘대표님께서 내가 쓴 글을 보면서 어려운 금융을 쉽게 풀 수 있는 담당자라고 생각하셨대’
 


그럼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서 현재 어떤 일을 해?

피플펀드의 상품정보를 소비자용으로 바꾸는 일을 해. 그에 따른 결과물은 온라인 콘텐츠나, 광고에 들어가는 카피라이팅으로 나와. 그리고 지금은 그 일과 함께 피플펀드의 브랜드와 가치를 잘 전달할 수 있을 방법들에 대해 고민 중이야. 이렇게 좋은 회사, 나만 알 순 없어. (웃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회사도 나의 기준도 아닌 정해진 타깃을 기준으로 쉽게 이해시키는 것! 우선 주제가 정해지면 그에 맞는 타깃을 설정해. 그리고 글을 작성하면, 업로드되기까지 최소 10번 이상의 퇴고 작업을 거쳐. 그 타깃에 맞는 사람들 중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읽어보게 한 뒤, 피드백을 받아. 이는 나의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야.
금융을 모르는 사람, 어느 정도 아는 사람, 전문가 수준으로 아는 사람 등 정말 타깃으로 할 수 있는 범위가 넓겠다.
(상당히 들뜬 표정으로) 그래서 매일 새로운 글을 쓸 수 있어! 글 쓰는 것을 좋아하거든.

"굿피플 비전"


피플펀드의 색깔을 잘 녹여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도록 하는 브랜드 콘텐츠 마케터가 되고 싶어. 이 회사는 이미 나를 덕후로 만들었어. 열광할 포인트가 분명있다는 거지. 나이키, 무인양품, 현대카드 등 사람들은 몇몇 브랜드에 열광해. 나는 피플펀드를 그런 회사로 만들고 싶어.
 


그렇다면, 인간 김세련으로서의 비전은?

나는 항상 지금보다 좋은 세상에 대한 고민을 해. 그러려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봐. 그래서 동등한 기회를 앗아가는 모든 장벽을 없애고 싶어. 특히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같은 포지션에 있지 못한 것을 보면 정말 그 장벽을 깨고 싶은 욕구가 생겨. 누구나 생각의 자유, 선택의 자유는 주어져야 한다고 봐. 앞으로도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 그래서 마케팅은 내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수단이야!


개인 페이스북에도 ‘마케터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라는 문구를 봤어.

말했지? 난 정의로운 관종이라고 (웃음)


혹시 그렇게 된 계기가 있는 거야?

아무래도 자라온 성장환경 때문인 거 같아. 유교를 신봉하는 집안에서 자랐어. 그래서 어릴 적에는 할아버지와 겸상을 할 수조차도 없었어. 그때 그 이유를 물어봤지. 내가 어리고, 여자라서 그렇대.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 직계자손 중 제일 나이가 많았던 나는 영정사진을 들 수 없었는데 그 이유도 내가 여자이기 때문이라는 거였어. 나는 그게 내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책임지지 못할만한 이유라고 생각되지 않더라고. 그때부터 부조리한 것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정의로운 삶을 살아가려고 한 거 같아. 젠더뿐만 아니라, 가치관의 다양성과 사회 구조적인 문제 그리고 인권에까지 말이야.

"굿피플 성장"


나는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어.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면, 전문가의 위치에서 설명하게 돼. 그러면 모르는 사람의 입장을 놓칠 수도 있어. 이런 이슈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금융을 모르는 입장에서 생각하자’는 모토를 가지고 아웃사이더의 시각으로 소비자에게 설명할 거야. 그래서 난 금융보다는 글을 통해 사람에 대해 배우고 있어. 낯선 정보를 어떻게 전달해야 쉬울지를 항상 생각하면서 말이야. 그 방법으로는 책을 많이 읽어. 눈과 머리로 많이 담아야 손끝으로 나올 수 있으니까. 책에 대한 카테고리는 정해두지 않고, 동화책이나 초등학교 교육용 참고서부터 주부 잡지까지 다양한 타깃에 맞춘 책을 읽고 있어.
 


동화책? 동화책은 왜 읽는 거야?

동화책이 정말 쉬운 글로 구성돼있어. 동화책을 읽고서 이해되지 않았던 적은 없잖아? (웃음)


오~ 그러네! 한 번 읽어봐야겠다.

꼭 해봐. 정말 많은 도움이 돼.


이런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뭐야?

금융 상품의 기본이 예금과 적금이야. 이에 대한 글을 썼어. 회사에서 처음으로 쓴 글인데, 초안을 작성한 다음, 30명에게 보여줬어. 심지어 거주하는 아파트의 관리소장님께도 보여드렸어. 그리고 나의 글이 이해되는지를 여쭤봤지. 결과물을 위한 과정이 기억에 많이 남아.


그럼 반대로 성장할 수 있는 실패 사례가 있다면?

회사의 변화에 대한 글을 작성한 적이 있어. 개인신용채권만 취급하다가 담보채권까지 확장하게 된 계기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거든. 그런데 상당히 어렵더라고. 처음 본 개념과 용어들이 많아서 말 그대로 멘붕이 온 거지. 그러다 보니 글을 쉬운데, 완전히 피플펀드의 색이 담겨 있냐고 하면 확신이 없더라고. 하고자 하는 말과 해야 하는 말에 대한 구분, 그리고 그 비중을 얼마큼 두느냐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됐어. 


독자를 이해시킨다는 게 쉽지가 않네.

수많은 참고서를 쓴 그 분들에게 존경의 뜻을 표하고 싶더라고. 


이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거 같은데,
그때는 어떻게 해소해?

내가 하는 일이 마케팅에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보니, 지칠 땐 역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어. 콘텐츠는 한 사람의 스토리가 담겨 있어.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전개로 흘러갈 때는 정말 짜릿함을 줘. 최근에는 넷플릭스에 완전히 빠져 살아. 집에 있을 때 주인공에 빙의해서 독백하기도 하고, 다음 대사는 어떤 게 나올지 진지하게 고민해. (웃음) 그리고 곧 야구 시즌이 다가오는데, 롯데자이언츠 광팬이라서 야구를 보면서 에너지를 찾을 거야.


같은 롯데자이언츠 팬으로서 꼭 우승하길!
그럼 이런 성장 과정을 겪으면서 본인은 어떤 점에 강하다고 생각해?

마케터라는 직무는 나와 잘 맞아. 나는 누구를 설득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을 잘하거든. 내가 위에서 나를 정의로운 관종이라고 했었잖아? 사실 이게 가능하려면, 나라는 세상 밖의 아주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해. 왜 친구마다 쇼핑 메이트가 있잖아?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그런 존재야. 다양한 카테고리의 정보가 머릿속에 담겨 있어. 예를 들어 한 친구가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산다고 하면, 현재 네 옷장에서 내가 본 스트라이프 티셔츠만 몇 개가 있는지 이야기를 해주지. 그럼 친구가 이렇게 나올 수 있어, ‘이건 집에 있는 것들과 조금 달라’. 그럼 난 이제 그 티셔츠들이 각각 어떤 두께와 어떤 색이 있는지를 말해줘.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이 친구가 또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사겠어? 다른걸 들고 계산대로 가지 않을까?
이는 회사에서도 적용돼. 입사해서 처음, 블로그를 운영하겠다고 말씀드렸어. 나는 장문의 콘텐츠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 설득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지. 이야기 끝에, 한 분께서 요즘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장문의 콘텐츠는 매력이 떨어지지 않냐는 의견을 주셨어. 이때다 싶었어. 나는 이 질문이 반드시 나올 줄 알았거든. 그래서 얼마 전에 읽었던 기사를 인용하며, 콘텐츠는 길이가 아닌 호흡의 문제라고 말씀드렸어. 짧은 호흡이라면 긴 글도 분명히 읽는다고 했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다 마련했기에 설득에 성공했어.

‘나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에 강해, 안 되는 이유를 받아칠 마지막 대비책까지 준비하기 때문에.'

"굿피플 소통"


마케터는 소비자를 설득하기도 하지만 내부의 협업을 요구하는 위치에 있어. 그럴 땐 나는 소설을 써가며 부탁해. 현재 회사 상황에 역경이 있다. 나는 3KG가 빠진 상태다. 그래서 이 역경을 이기게 해줄 조력자가 필요하다. 난 그 조력자가 당신이 되어야 줬으면 한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이렇게 기승전결에 맞춘 이야기를 전달해. (웃음) 프로젝트의 긴박함과 간절함을 감정적으로 전달하는 거지. 아무래도 갑작스럽게 처리해야 할 상황이 오면, 요청받는 입장에서는 본인의 일을 멈추고 해야 하기에 좋지만은 않을 거야. 그래서 먼저 감정적으로 부드럽게 한 뒤, 요청하는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해. 그리고 그 결과가 나오면 꼭 함께 공유해. 도와주지 않았다면 데이터가 이렇게 나오지 못했을 거라는 말과 함께. (엄지척)
 


그러면 다음에도 안 도와줄 수가 없겠다.

그래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나의 눈을 보면서 이리로 오라고 하셔. (웃음)


이렇게 좋게 소통이 이어나가면 좋겠지만,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기에 대립이 생길 때도 있어.
그때는 어떻게 풀어가?

요청하기 위한 소통과 대립을 해소하는 소통은 원천적으로 달라.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감정보다 객관성이 더 중요해. 내 생각은 A고, 담당자님 생각은 B라고 해. 물론 무엇 때문에 상대방이 주장하는지를 알지. 하지만 서로의 가치관과 상황을 뺀다면? 분명 회사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옵션만이 남게 될 거야. 그때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여쭤봐. 그럼 정말 무엇이 필요한지가 딱 나오거든. 그리고 그것을 선택해.


맞는 말이네… 인터뷰하면서 말을 정말 잘한다고 느껴.
보통 말싸움하면 잘 안 지는 스타일이지?

(웃음) 근데 우리 회사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로만 모여 있어. (더 큰 웃음)


최근 누구와 소통을 하고 싶어?

아버지. 나는 어릴 적 용돈을 특이하게 받았어. 책을 한 권 사면, 항상 독후감이나 책에 대한 토론을 아버지와 했어. 그리고 내가 정말 잘 읽었거나, 내 생각을 잘 이야기하면 책을 산 비용 혹은 그보다 더 많은 용돈을 주셨어. 이 밖에도 TV 보면서도 토론을 많이 했고, 금융권에 이직할 때도 아버지께서 큰 인사이트를 주셨어. 아버지는 보수적인 성향이 매우 강하신데, 만약 내가 아버지를 설득해 우리 상품에 투자를 시킨다면 아마 난 지구의 모든 사람을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아버지는 나와 정반대의 성향과 생각을 가지셨기 때문에 한 가지 주제로도 토론이 형성됐어.’

"굿피플 보상"


내가 생각하는 회사가 주는 보상은 딱 하나야. 바로 정말 좋은 팀원. 첫 번째와 두 번째 회사에서 이직했던 이유가 나를 자극할 만한 팀원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이 말이 건방질 수도 있어. 하지만 나는 직무가 다르더라도 배울 점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봐. 그게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될 거 같아. 그런 점에서 피플펀드는 정말 좋은 회사야. 각 분야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하고, 자기 직무로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거든.
 


‘피플펀드 구성원으로 숨 쉬는 것 하나마저도 내게는 자극이 돼.’



그럼 마케터로서 바라는 최적의 환경은?

새로운 시각과 생각할 수 있는 스페이스를 만들어 줘야 해. 우린 외부의 시각을 재점검하고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를 이야기하는 팀이야. 그래서 더욱 마케팅의 팀 컬러가 중요해. 그리고 이 컬러는 팀원으로부터 발생한다고 봐. 결국 팀원으로 돌아가긴하지만, 건설적인 토론이 가능하고 방향성을 함께 만들 수 있는 멋진 팀. 나부터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끝으로 마케터가 가져야 할 3가지를 말해줘.

편견이 없어야 해. 마케터는 서비스를 정의 할 때, 쉽게 오류를 내. 보통 기획 단계를 먼저 거치는데, 그 정의를 한정적으로 만들어 버릴 때가 있어. 그러면 시장이 바뀌었을 때, 그에 맞는 타깃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이미 내린 정의로 인해서 생각이 굳어졌기에 그 이상이 나오기가 힘들어. 기발한 아이디어도 찾아오지 않지.
내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마인드. 마케터는 피드백을 많이 받는 직무야. 그리고 그 피드백은 누구나 쉽게 전달할 수도 있고. 그럴 때 나의 말과 생각이 100% 정답이 아니라는 마인드를 가져야 해. 그렇게 되면 모두를 이해하는 것이 아닌 자기만족으로 밖에 안 남게 되니까. 다만 한 가지 반드시 밀고 나가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지켜야 해! 뚝심 역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끝으로 정보를 정리하는 능력은 반드시 필요해. 마케터의 일은 끝없는 제안의 연속이야. 그 제안에서 설득을 이뤄내려면,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스스로 정리할 수 있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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