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소소한 행복
워킹맘으로 산다는 건 매일이 도전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과 육아 사이에서 끝없이 균형을 맞추려고 애쓴다.
때론 그 무게에 짓눌릴 때도 있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히 빛나는 순간들이 있다.
워킹맘의 현실, 너무나도 빡센 하루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시작되는 전쟁,
너무나 익숙하지 않은가?
아이 아침 챙기고, 옷 입히고,
겨우겨우 등원시키고 나면 회사로 달려 나가야 한다.
오늘도 눈 비비며 나와 같이 일찍 일어나는 아이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한이 없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안쓰러워할 시간조차 없는 게 우리 워킹맘이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일분일초를 아껴야 한다.
아이 등원 차량이 오기 최소 30분 전에,
나는 아이를 침대에서 거실 소파로 안아서 눕혀놓는다.
침대에서 안기 전에 잠에서 아이를 깨우며,
"우리 xx이, 오늘은 어떤 꿈을 꾸었을까?
우리 xx 이의 얼굴은 오늘도 이쁘네. 팔도 이쁘고, 배도 이쁘고, 배 꼽고 이쁘고... 또 어디가 이쁜가 볼까?
하면서 온몸을 주물러준다.
그러면 아이도 서서히 잠에서 깨고,
기분 좋은지 배시시 웃는다.
'최대한 기분 좋게 깨워 하루를 시작하게 하자'가
내 하루의 첫 번째 목표이다.
그러면 아이도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낼 수 있고,
아이가 기분 좋으니 나도 평안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제일 먼저 원에 도착할 아이가 오전 간식 시간인 9시 반까지 배를 굶주리지 않도록,
뭐라도 하나 먹이고 가려고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식사라고 해도 거창할 것이 없다.
사과 한 조각, 바나나 하나, 죽, 누룽지.. 뭐라도 좋으니 배를 채워서 등원시키자는 것이 나의 두 번째 목표이다.
아이 옷을 입힌다. (만약 아이가 등원 전 40분 전에 일어난다면, 스스로 입게 하고,
시간이 촉박하면 내가 입혀준다. 조만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아이 스스로 입는 습관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아직 이건 내가 마음의 준비가 안된 것 같다. )
대신, 양치는 아이 스스로 꼭 하게 한다.
늦었다고 대신해 주는 일은 없다.
씻고, 먹고, 입고, 자는 건 스스로 실행할 수 있도록 습관을 만들어주는 게 내가 해줘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난 아동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게 곧 자립심의 밑바탕이 되지 않을까?
만 2세부터 시작한 회사 어린이집 등원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의 루틴이다.
아이 등원을 시키고 회사에 도착하면,
각종 결재 건을 먼저 처리한다.
이것 또한 나의 원칙이자 루틴인데,
결재는 나 혼자 하는 업무가 아니라 팀원들의 다양한 업무의 시발점이 되는 것들이 많아,
내가 최대한 빠른 결재를 해줘야 다른 팀원들도 하루의 일을 시작하기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결재는 하루에 최소 3번 진행한다.
아침, 점심 식사 직후, 퇴근 전.
그 외, 수시로 올라오는 것들은 상시 처리.
여하튼 결재는 칼 같이 하려고 노력한다.
회사에서는 또 회사대로 요구하는 일들이 무지막지하게 쏟아진다.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회사에 있을 땐 정말 회사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
빨리 제 시간 내에게 급한 업무를 처리하고
목표한 퇴근 시간에 퇴근하려는 생각에 더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 같다.
퇴근 후에는 다시 육아 모드.
다행히 너무 감사하게도 양가 부모님께서 하원을 도와주시고, (정말이지. 양가 부모님이나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남편과 나 둘 중 하나는 회사의 커리어를 비중을 많이 줄여야했을 것 같아.
항상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저녁 차리고,
숙제 봐주고, 아이 재우고 나면 하루가 끝난 줄 알았는데 밀린 집안일이 기다리고 있다.
귀찮아서 소파에 누워있으니,
빨래를 접고 있는 남편이 내 눈앞에 있다.
우리 남편은 정말 육아킹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중에 태어나면
오빠가 엄마 해라고 할 정도이니.
남은 집안일을 하고 나면 이제 겨우 내 시간이 나는데,
책 좀 보고 자려니 잠은 왜 이렇게 쏟아지니..
결국 아이 옆에서 나도 스르륵 잠이 든다.
결국 아이 옆에서 나도 스르륵 잠이 든다.
오늘 하루도.. 정말 길었다..
육아에만 전념할 수도,
일만 할 수도 없는 게 워킹맘의 숙명이다.
어느 한쪽을 소홀히 하면 곧바로 죄책감이 몰려온다.
그럼에도 느껴지는 행복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렇게 정신없이 살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뿌듯함이 자리 잡을 때가 있다.
아이가 “엄마 멋져!”라고 말할 때,
내가 직장에서 한 일이 조금이나마 인정받을 때,
그 순간들이 그 모든 수고를 보상해 주는 것 같더라.
특히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아이가 아플 때도,
직장에서 위기가 찾아올 때도 '내가 이 정도쯤은 해낼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건 아마 워킹맘이 느낄 수 있는 보람 아닐까?
어제는 아이의 손을 잡고 등원하려고 문을 나서는데, 아이가 갑자기 내 구두를 보더니,
"엄마, 구두 신지 마." 이러더라.
"응? 왜 그래? 엄마 구두 이상해?"
"구두를 신으면 발이 아프대. 호기심 딱지에서 그랬어."
정말 세상에 태어나 엄마가 되길 잘했다.
이런 순간들이 나의 피로감을 싹 잊어버리게 한다.
아. 나 정말 엄마구나.
우리 아이가 이렇게 성장했구나.
행복하다..
서로를 응원하는 워킹맘들이 되길
우리 워킹맘들,
가끔은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완벽한 엄마도, 완벽한 직원도 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먼저인 것 같다.
힘들면 도움을 요청하자.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혼자 다 해내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나는 이걸 아주 많이 늦게 깨달았다.
주위에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사실 동료나 친구에게 도움을 구하는 건
쉽지만은 않지만, 노력 중이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챙기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때로는 아이와 남편을 잠시 맡기고,
친구랑 커피 한 잔 하거나 혼자 조용히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런 작은 휴식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워킹맘으로 산다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매일 그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있다.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고,
응원하며 함께 버티려고 한다.
언젠가는 우리가 지나온 이 길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용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 오늘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