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실리카겔 - Tik Tak Tok

(feat. So! YoON!)

by STONE

2023년 8월 19일에 발매된 실리카겔의 앨범 [Tik Tak Tok]의 2번 트랙이자 타이틀곡. inst버전과 intro의 역할을 하는 ‘T’를 제외하면 싱글앨범이나 다름없지 도전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고, 첫 번째 트랙인 ‘T’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느낌이 드는 오늘의 노래 ‘Tik Tak Tok’에 대해서 바로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우선 오늘은 곡의 구성부터 이야기해 보고 싶다. 장르도 설명하기 전에 구성부터 말하고 싶은 생각이 머리를 뒤덮을 정도니까 말이다. 우선 앞서 말했듯이 이 곡을 듣고 ‘정말 도전적인 곡이다’라고 느끼게 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첫 번째. intro의 역할을 하는 ‘T’와 왜 분리되어 발매되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intro 치고는 조금 길게 느껴지는 1분 5초가 이어지는 ‘T•T•T’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전자건반 특유의 소리가 정말 나를 잠시 다른 세상으로 이동시켜 주는 느낌이 든다. 잘 짜인 SF영화의 서사를 보는 기분이랄까.


그다음으로는 두 번째. 6분 16초의 긴 구성이다. 물론 이전에도 밴드음악은 물론이고 저스디스의 ‘thisisjusthis’처럼 무지막지하게 긴 곡들은 있었지만, 여기서 주목해 볼 점은 ‘피처링이 포함되어 있는데도 전반 2분 34초를 제외한 3분 이상의 후반부가 모두 전주’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보컬의 비중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거나 부족하다? 이런 생각이 하나도 들지가 않는다. 나는 이 곡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라이브 클립 영상으로 접했는데, 피처링을 맡은 새소년의 소윤의 파트를 김춘추가 부르는 걸 듣고 원곡을 들어보니까 정말 이질감 없이 각자의 매력을 잘 나타내서 소름이 돋았다. 그 이후에 이어지는 악기들의 신들린 듯한 연주는 영상에 남겨진 댓글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것 같다.


“일렉기타와 드럼의 무자비한 전투를 보는 느낌”


저 한마디에 걸맞게 정말 열정적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실리카겔의 네 멤버들을 보니 사운드를 압도하고 나조차 저기에 속해서 같이 연주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조금 많이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장르에 대해 설명을 해보자면 이 곡은 인디 록/사이키델릭 록으로 구분된다. 최근 록밴드 음악에 빠지면서 록에 대해서 조금의 지식을 얻게 됐는데, 실리카겔이 구사하는 장르인 ‘사이키델릭 록’은 장르 특유의 몽환적이면서 훅 치고 올라오는 ‘쇠맛’이 조화를 이루는 장르다. 살면서 록을 즐겨 들었던 기억이 없는 나에게 실리카겔은 록의 맛을 알게 해 준 신선한 느낌의 밴드라고 해야 할까. 단순히 소리를 지르는 음악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터트리는 음악이라는 걸 알려준 밴드라서 감사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가사적인 부분에서는 사실 해석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표현 같다. 왜냐, 실리카겔의 음악은 대체로 가사가 굉장히 추상적이다. 그래서 가사를 자세히 헤집어서 어떤 뜻을 찾아내기보다는, 음악의 흐름과 그 안의 에너지에 몸을 맡긴 채 자연스럽게 피부로 느끼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듯한 가사가 특징이라서 오늘의 곡은 가사해석을 따로 하지 않도록 하겠다. 다른 가수들의 곡과 다르게 실리카겔은 개개인의 해석에 따라 정말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예술작품 같은 느낌이기 때문에 말을 아끼도록 하겠다.


이 곡은 앨범커버의 영향을 받는 건지 조금 어둑어둑한 날씨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비도 오고 흐린 날에 감성 넘치는 발라드나 알앤비도 좋지만 한 번씩 이런 록 음악으로 분위기 전환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 에너지 넘치는 오늘의 음악, 실리카겔의 ‘Tik Tak Tok’이었다. 우리는 실리카겔의 시대에 살고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