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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 Nov 04. 2017

두리 하우스 - 호주 백패커들이 모이던 게스트하우스

다시 쓰는 워홀 일기.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이야기.

킹스크로스 스트릿, 문득 스치던 본 관광책자엔 밤에 여자 혼자 가기에 위험한 역이라며 소개해놓은 곳이다. 

이유인즉슨, 유흥과 스트릿 바가 모여있고 온갖 사건들이 일어나 밤이 되면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리 하우스는 그 위험한 킹스크로스 역 3분 거리에 위치한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다.

호주 워홀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워홀러였던 나에겐 호주에 살고 있는 한국인을 만날 수 있는 곳

아무래도 한국분이 운영하시니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곳이었다.


일주일의 기간을 머물기로 결제하고 들어선 두리 하우스의 로비에는 

많은 한국인과 몇몇의 외국인 여행자들이 어우러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21살 첫 해외여행이자 첫 해외살이를 떠나온 나에겐 그 어우러짐의 공간들이 낯설면서도 설렘으로 다가왔다.


두리 하우스의 장점은 짧은 여행을 온 여행자도 받지만, 장기간 거주를 하고 싶다면 한 달 단위로 방값을 내고 지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장기로 거주하고 있는 호주 워홀러가 거주하고 있었다. 


일주일을 결제했지만 지내보니 매일매일 다른 여행자를 만나는 이 곳이 좋아 한 달을 머물기로 해버렸다. 그리고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워홀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돈을 벌어 유학을 가겠다는 목표로 호주를 왔던 워홀러,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온 호주에서 농장과 공장에서 일거리를 구했고, 소를 도축하는 도축장에서 일을 하며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고 한다.

호주에 왔던 처음 두리 하우스에서 시작하여, 워홀을 끝내고 동생을 호주로 불러 호주 여행을 함께 하고,

그의 꿈대로 영국 유학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 여행기간에 두리 하우스에서 만났었다. 

아마 돈을 벌고자 가는 사람들에겐 혹할 수 있는 주제이지만,

그가 떠나기 전 이제 막 워홀을 온 21살의 나에게 보여준 손은 소를 도축하기 위해 열 시간을 넘게 잡았던 칼 덕분에 펴지지 않는 손이었다. 그리곤 자신은 정말 돈을 벌어야 할 이유가 있었기에 이렇게 자신을 혹사하며 돈을 벌었다고 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 보낸 시간들과 손이 안타까웠지만 그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기에 행복하다고 매일매일 동생과 시드니 도시를 여행하는 하루를 보냈었다.


19살, 대학교 취업을 포기하고 호주에 온 동생, 현지.

두리 하우스에 지내면서 놀랐던 것은 대부분의 한국 워홀러들이 27,28 혹은 막차를 타고 온 30살의 언니, 오빠들이었다. 막내 역할을 하며 어화둥둥을 받고 지내다가 새로운 한국인 친구가 왔다.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바로 호주를 온 19살의 현지.

현지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하여 호주에 왔고, 호주의 삶에 적응하고 호주에 대학을 다니는 것을 목표로 온 친구였다. 학구열적인 태도로 모든 언니 오빠들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다가가 호주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구했고, 항상 모든 일에 열심히 살았던 친구다. 

그리고 이 친구는 7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오지 라이프를 살고 있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왔을 즈음에 대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여전히 호주에서 잘 지내고 있는 몇 안 되는 친구다. 


이젠 이름도 기억 안나는 어느 갬블러 오빠.

좋은 케이스로 잘된 사람도 있지만, 나쁜 쪽으로 살고 있는 사람 또한 많다. 

그중 하나가 이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갬블러 오빠다.

이 사람에게 호주는 한국생활로부터 도망이었다. 그리고 그 도망에 걸맞게 호주에서의 삶도 어느 목적도, 이유도 없는 삶이었다. 그렇기에 시드니에 있는 파친코에서 도박으로 탕진하는 삶을 살았다.

잘 터진 날엔 번 돈으로 맥주를 사 오기도 하고, 어느 땐 몇 날 며칠을 얼굴을 보지도 못할 만큼 파친코에서 매일을 보낸 사람. 그에게 있어서 호주는 한국보다 높은 시급으로, 영어 따윈 안 써도 되는 일을 하며 번 돈을 다시 탕진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호주라는 나라에 워킹홀리데이를 온 그들은 각각 다양한 삶을 다양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첫발을 내밀던 나에게 이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가 1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한국에서 떠나기 전 상상하고 그리던 것보다,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아마 워홀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 돈, 영어 세 가지의 꿈을 이루고자 한다. 혹은 그럴 수 있다는 환상을 품는다. 떠나기 전에 몇몇 호주 워홀러 모임 등의 참여하고, 정보를 수집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다. 


'호주를 떠나서 하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라고, 그리고 이 말을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거창한 목표가 아니어도 되는데, 그냥 호주에서 이루고 싶은 하나의 목표 그 하나의 목표가 분명하고 

계속 그걸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1년의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1년은 짧은 듯 보이지만 짧지 않은 시간이기에, 인생에서 1년을 해외살이를 한다는 것. 

그냥 해외에서 살아봤다 로 끝내기엔 소중한 시간이기에.


내가 21살의 호주를 떠나면서 한 다짐은 딱 하나였다. 

'호주에 있는 모든 레저 액티비티는 다하고 올 테다' 

레저액티비티가 고작 여름 반짝 성수기때 뿐이기에 레저를 좋아하던 나는 여름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게 많은 호주에서 즐기는 레저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그저 모든게 처음인 그 때, 패기와 용기 밖에 없으니 그 용기로 다 해보겠다는 마음 하나.

정말 '도둑질 빼곤 다 해보고 오자!'라는 마음으로 매일매일의 호주의 삶을 살아가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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