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일요일, 그리고 다시 월요일. 대다수의 사람은 패터슨의 반복되는 일상 패턴에 공감할 것이다. 자연적으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우리의 삶은 일정하게 반복되는 패턴을 갖고 있다. 24시간의 하루, 7개의 요일, 12개의 달, 4개의 계절. 우리의 생활은 대체로 이 정해진 주기를 따라 리듬을 형성한다.
패터슨의 경우 매일 아침 여섯시 00분에 일어나 시리얼을 먹고, 출근해 버스 운전을 하고, 퇴근해 아내 로라가 차려주는 저녁을 먹고, 개를 산책시키다 바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이 하루의 일과다. 이것을 다섯번 반복하면 토요일이 찾아오고, 평일에 비해 불균일한 이틀의 주말을 보내고 나면 다시 월요일이 찾아온다. 그 사이 틈틈이 시를 쓰는 것도 패턴을 이루는 것 중 하나다. 이렇게 동일한 패턴이 반복되고 반복되지만, 그 안에는 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 여섯시 '00분', 시작(詩作)에 영감을 주는 대상, 버스 손님의 대화, 로라의 저녁 메뉴, 바에서 일어나는 일... 패턴의 구체적인 모양은 늘 다르다. 반복이 무의미하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변주되기 때문일 것이다. 패터슨의 노트가 매 페이지 동일하지 않은 시로 채워져 있어 더욱 가치 있듯 말이다.
결국 사람의 인생은 그렇게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반복과 변주. 그것이 우리가 세월을 보내며 성장하는 방식일 것이다. 그러니까, <패터슨>은 우리 인생의 정체를 얼마나 잘 표현한 영화란 말인가.
추가적으로 인상 깊었던 두 가지. 하나는 일상의 열정. 시를 창작하는 일은 매일 아침 시리얼을 먹는 것과 같이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행동인 것처럼 비춰지지만 사실 그건 엄청난 열정이 수반되어 있는 노력의 행동이다. 일상의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는 기특하고 감동적이다. 패터슨의 시는 정말 아름답다. 또 하나는 파트너의 존재. 일상을 함께하는 파트너가 있다는 건 반복되는 패턴에 변화를 줄 변수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가 그것 때문 아닐까. 비록 그 변수가 순간 부정적인 형태로 발현되더라도 말이다. 변화는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중요한 거니까.
평점 : 4.5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