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 잘 지내죠?

by 삼이공

2026년이 시작되었다.


햐- 너무 춥다.

그래도 새해 처음 떠오르는 해는 봐야겠다 싶어 산엘 올랐다. 차가운 공기가 내 안을 가득 채웠지만, 산을 오를수록 뭔가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둠 속에서 천천히 사물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그 사이사이로 주홍빛 광채를 터트리며 황금빛 해가 고개를 쳐들었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 적막과 고요 속에서 가슴 깊이 묻어둔 그리운 이가 떠올랐다.


일본 영화, “러브레터” 명장면과 명대사가 떠오른다.


“오겡끼데스카?”


하얀 설경 속에서 먼 산을 바라보며 소리치는 여주인공의 목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온다.


어느 평론가는 이 장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억나는 대로 써본다면...,


잘 지내냐고 소리치지만, 이 장면은 단순한 안부가 아니라, 부재를 향한 호출이다. 이미 닿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마음, 대답을 기대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진실해지는 질문.


그 외침은 “잘 지내냐?”는 확인이 아니라, “나는 아직도 당신이 그립다.”는 고백에 가깝다. 그리고 그 고백을 통해, 남겨진 사람은 조금씩 살아갈 힘을 회복한다. 애도는 그렇게 말의 형태를 빌려 생을 다시 붙잡는다.


새해 첫 브런치 글에 나는 이 문장을 빌려온다.


“잘 지내죠?”


그리운 사람에게 묻기 위함이 아니라, 그리움을 견디는 나 자신을 위해서.


...


내가 늘 그렇게 바라듯, 올 한 해는 어느 때보다 당신이 더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마음 가벼운 날들이 당신 곁을 자주 찾아가길 바라고, 일상의 그 모든 순간들이 기쁨으로 채워지길 희망합니다.


...


“새해의 그리움은 슬픔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새해를 시작하며 마음속으로 소리친다.


“잘 지내세요?”

“저도 잘 지내고 있어요.”


대답이 없어도,

어찌 사는지 알 순 없어도,


다 괜찮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계속 살아가고 있음은 분명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