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

가지 마요.

by 삼이공

배웅


투명한 햇살에 눈이 부신 소년이 얼굴을 찡그리며 하늘을 바라봅니다. 맑은 눈동자가 봄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눈꺼풀 아래로 감추어집니다. 텅 빈 들판에 홀로 남아 소년은 한참 동안이나 가는 봄을 배웅합니다. 처음 맞이하는 봄이었기에 여름보다 강렬했고, 가을보다 아름다웠으며 겨울보다 하얗게 빛났습니다. 소년은 가는 봄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배웅합니다. 아직 봄 햇살이 눈처럼 내리고 있기에 슬프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헤어짐도 봄의 배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년은 애써 미소를 짓습니다. 유채꽃이 피어있던 곳에는 푸른 잎줄기만 솟아있고 꽃비가 나부끼던 곳에는 소년 홀로 남겨졌지만 아직 봄 햇살이 비처럼 내리고 있기에 여전히 봄입니다. 풍경도, 거리도, 별로 가득 찼던 그 밤도, 온통 추억 부자라 소년은 가는 봄의 뒷자락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빛나는 미소로 손을 흔들어 배웅합니다.

잘 가요.

돌아보지 않는 봄을 향해 손을 세차게 흔들며 더 큰소리로 배웅합니다.

잘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