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치우면서 떠오른 생각은

시절 인연

오늘 새벽에 운동을 가겠다고 마음먹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밤새 눈이 와서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했어요. 도로가 차를 타고 나갈 상태가 되지 않아서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는 것으로 아침 운동을 대신했네요.

모든 것이 의지에 달렸다는 것은 잘못된 말이에요.

세상에는 의지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 더 많거든요.

나는 오늘 아침에 운동을 하러 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일어났지만 ‘눈’이라는 변수가 생겨 의지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이렇듯 모든 일에는 ‘시절 인연’이라는 것이 있답니다.

아침에 운동을 가려고 나섰을 때 차를 몰고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어서 Gym에 다녀왔다면, '시절 인연이 맞아서 내 의지대로' 운동을 다녀왔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시절 인연이 맞는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내 의지에 달렸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요.

그렇다고 의지라는 게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Gym에 갈 수 있는 시절 인연이 되어도 가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Gym은 그림 속 풍경일 뿐이지요. 그러니까 의지가 있어야 행동이 나오는 것은 확실해요. 다만, 시절 인연은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어떤 것이 내 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실망하지 않고 다음 기회를 기다려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세상일이 내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삶이 조금은 더 가벼워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