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가워요

by 요유

안녕하세요. 요유에요.


앞으로 저는 브런치에서 일상을 철학해보려고 해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철학의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왠지 모르게 외롭고 시니컬한 누군가? 이 세상의 모든 고난과 역경을 머릿속에 지고 있는 분위기? 시니컬한 회의주의? 어렵지만 뭔가 있어보이나 싶은 무언가? 현실적이고 효율적이어야 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배부른 사치?


일단 저는 어떠한 세상에 대한 지식과 논리를 광범위하게 고민해보고 나름의 답을 또는 오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항상 왠지 모를 동경을 갖고 있었죠. 뭐랄까, 미학과 같은 근본적인 무언가를 탐구하는 너무 멋있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학문이었죠. 그래, 그럼 배워야겠다. 그래서 (학생일 때) 학교에서 유명한 철학과 수업들도 들어보았어요. 그런데 왜일까요.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어요. 일단 열린 토론을 지향하기는 하지만 어떠한 형식의 답으로 귀결되는 수업의 방식이 가장 큰 충격이었죠. 논리적인 것, 너무 중요하지만 그 논리를 따라가며 제 머릿속에 자리 잡은 건 '진짜? 나는 아닌데?'라는 의문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저의 질문들은 교수님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어느 순간 저는 질문하기를 멈췄어요. 좋은 성적으로 수업들을 마쳤지만, 그럼에도 실제 얻은 것은 없는 것 같았죠. 그렇게 철학은 내가 노력했으나 나와는 안 맞는 것 같은 (남성 중심의) 학문이라는 게 첫 이미지였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글을 올리기 전 여러 고민들을 하면서 찾아본 '철학'의 뜻은 저에게 꽤나 충격적이었어요. 그 뜻이 그리고 지향점이 너무나도 담백했거든요. 철학은 인생, 세계 등등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해요. 한자의 뜻을 풀어보면 철학(哲學)의 '哲(밝을 철, 알 철)'은 '知(알지)'와 같은 뜻이라고 해요. 즉, 앎을 배우는 거예요. 영어로 뜻을 풀어보면, 철학의 영어단어인 philosophy는 원래 그리스어의 philosophia에서 유래한 단어로, '사랑하다' 또는 '좋아하다'라는 뜻의 접두사인 philo-가 '지혜'를 뜻하는 sophia앞에 위치하여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을 의미한다고 해요. 그런데 여기에서 보면 대상이 분명하지 않아요. 분명히 '어떤 것'에 대한 '앎'이어야 할 텐데 말이죠. 그 말인즉슨 철학의 대상은 일정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해요.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치는 그 무엇이든 철학, 즉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죠. 존재론적인 위기가 찾아오고 거대하고 어려운 무언가가 아니라 우리 일상의 평범한 모든 것이 철학의 대상이라는 것.


저는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사실과 현상에 대한 저의 감상이 앎을 사랑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저는 궁금하거든요.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순간을 제대로 이해하고 느끼고 온전히 존재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생각들과 감상을 따라가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곳에서 적어나가는 모든 이야기들이 바로 제가 저의 일상을 '철학'한 결과물 또는 그 과정에 있는 조각들이에요. 저는 제가 매우 정말 많이 궁금해요.그래서인지 스스로를 더 잘 알아가는 그 과정이 꽤나 즐겁더라고요. 가끔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지는 때가 있지 않나요? 무언가를 낯설게 보는 건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해주죠. 그래서 저는 이 세상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저 자신도 충분히 낯설게 보려고 해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제가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하는 과정이 심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진지한 건 좋지만 심각한 건 별로쓰. 그리고 제가 꺼내는 이야기와 질문들에 하나의 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답과 '안'정답의 이분법이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할 수많은 선택들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했다면 그 결과는 어떤 의미로든 저에게는 성장일 테니까요. 그 크고 작은 성장들은 각각 저에게 소중하고 특별한 의미가 있으니 이 기억들을 기쁘게 행복하게 지니고 싶어요. 그런 의미로 앞으로 공유할 글들이 저에게는 세상을 탐구하고 자신에게 집중했던 시간의 증거들이 될 거예요. 기억하고 되돌아볼 수 있겠죠. "아, 이 시기의 나는 이런 고민을 했고, 이런 생각을 했고, 이런 선택을 했구나. 그랬구나." 앞으로만 걸어가겠지만, 이 글들을 통해 걸어온 지난 시간 속의 저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끔 휘몰아치는 것만 같은, 또는 멈춰있는 것만 같은 일상에서 자신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틈과 여유의 공백을 갖는다는 것. 저는 그 공백을 여기에서 토닥토닥, 글로 나눠보려해요. 그런 의미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