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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감나비 Oct 08. 2021

투고하고 기다리는 마음

어떤 출판사를 만나게 될까요?

저는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초보 작가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글이 주는 맛은 늘 새롭습니다.

쓰면 쓸수록 나 자신이 새롭게 보이고,

일상도 내밀하게 관찰하게 됨을 느낍니다.

글을 쓸수록 내 이름으로 된 책 1권은 내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습니다.

올여름 책을 쓰겠다고 작정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두 달간 초고 완성 목표 하나만 보고 달렸습니다.


초고를 쓰는 동안은 잡념이 사라져서 행복했지만,

일상에서는 다른 것들에 집중이 잘 안 되었습니다.

오로지 글 쓰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꿈속에서도 글을 쓰고 있을 정도로요.

고심해서 문장을 다듬고 있는 나를 꿈에서  여러 번 만나기도 했어요.

때론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고, 극심한 탈모도 왔습니다.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달린 2달 동안 폭삭 늙어버린 것 같아요.


그렇게 9월 30일 초고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리고 5일간의 퇴고와 출간 기획서 작성을 마쳤습니다.

퇴고를 마쳤다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네요.

아마 퇴고는 평생 해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아요.

부족한 원고지만 일단 투고해 보기로 했어요.


어제 새벽, 지금까지 쓴 원고와 출간 기획서를 첨부하여 투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메일을 쓸 때까지만 해도 계속 즐거운 상상을 했어요.

내 이름으로 된 책은 어떤 모습일까 떠올려 보고, 저자 강연을 하는 모습도 상상해봤어요.

다 잘 될 거라는 긍정심이 가슴 가득했지요.


그런데 메일을 발송하고 난 뒤부터는 좀 느낌이 달라졌어요.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에 힘이 자꾸 풀립니다.

고3 수능 발표 시즌처럼 떨리기도, 설레기도 한 이 기분을

어떻게 말로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예약 메일이 발송된 이후부터는 나도 모르게

 '수신확인'과 받은 메일함을 자꾸 클릭하고 있습니다.

그런 행위가 저를 초조하게 만들더라고요.  

'보지 말자 보지 말자' 되뇌며,

일부러 몰아서 확인한다고 하는데도

한 시간에 한 번씩은 메일함을 뒤적인 것 같아요.

회신 메일이 올 때마다 벌렁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확인했습니다.


투고 메일을 보내고 나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3가지입니다.

수신 확인란에서의  '읽음'표시, '읽지 않음'표시,  받은 메일함에 오는 회신 메일.

 '읽지 않음'표시는 주로 대형 출판사들입니다.

출판사 규모가 클수록 받는 메일도 많으니, 한 번에 몰아서 확인한다고 하더라고요.

회신 메일을 보내준 출판사도 있고, 읽기만 하고 회신이 없는 출판사도 있습니다.

워낙 많은 메일을 받아 볼 텐데 답장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더라고요.


회신 메일크게 3가지 유형입니다.

1. 단순 원고 접수 확인 메일(대다수)

2.정중한 거절 메일

3. 출간 제의 메일


거절 메일은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오히려 단순 원고 접수 확인 메일에 가슴이 설렜습니다.

괜히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이제는 기다림의 시간이겠죠.

저의 간절했던 이야기를 좋은 책으로 만들어주실 인연이

어느 출판사가 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주사위는 이미 던졌으니,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립니다.


이 글을 투고한 날 작성했는데, 발행하지 못했네요.

몇 군데 출판사에서 긍정적 답변을 받았습니다.

곧 계약하고, 출간될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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