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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옥 Sep 21. 2020

뒷담화가 나을까 앞담화가 나을까?

요즘 '놀면 뭐하니?'란 프로그램에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가 나온다. 얼마전 엄정화, 제시, 화사가 모인 자리에 제주에 사는 이효리는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화상으로 잠깐 인사를 나누었다. 짧은 인사말을 마치고 이효리는 멤버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나 없다고 뒷담화하고 그러지 마!"

이에 제시는 답했다. 

"언니 우리는 뒷담화 안 해요. 하면 앞담화를 하지."


예전에 블로그에 뒷담화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어느 한 분이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다. 

"그래서 전 앞담화를 하죠."


나도 비슷하게 말한 적이 있다. "왜 뒷담화를 하고 그래. 할 말이 있으면 앞에서 하지." 근데 앞에서 했으면 어땠으려나. "아 그래? 좀 그런가?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는 거 같네."라고 쿨하게 받아들였을까? 아님 앞에서는 그런가? 라고 하고 뒤돌아서 '지는...'이라며 어디가서 뒷담화를 하진 않았으려나.


제시의 말을 듣는 순간 이런 의문이 생겼다. 

앞담화를 직접 듣는 게 나을까? 뒷담화를 전해 듣는 게 나을까? 


뒷담화를 들어서 속상하다는 사람에게 법륜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면전에 대고 하는 것보다 낫잖아요. 오늘 제 얘기 듣고 저에게 직접 "스님 그걸 얘기라고 하세요?"라고 하는 거하고, 집에 가면서 자기들끼리 "그걸 얘기라고 하냐?"라고 하는 거 하고 어떤 게  나를 존중하는 거예요? 뒷담화를 한다는 건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뜻이에요."




뒷담화가 낫다, 앞담화가 낫다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지만, 또 정답이란 게 있을까 싶지만, 뭐가 됐든 방법과 정도는 중요한 것 같다.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뒷담화를 한 번도 안 할 수 있을까. 대상이 친구가 됐든, 선생님이 됐든, 상사가 됐든 우리는 어느 정도 뒷담화는 하고 산다. 대통령 뒷담화도 하지 않는가. 뒷담화는 하고 나면 속은 후련하다. 특히 내 뒷담화에 동조해 주는 누군가 있으면 '그치 그치?'하면서 더 신나서 얘기하고 때로는 위로까지 받는다. 근데 정도가 지나치면 인격을 의심받을 수 있다. 듣는 사람도 피곤하다.  


앞담화는 어떤가. 앞담화는 방법이 중요하다. 뒷담화보단 앞담화가 낫다며 대놓고 너 별로다, 그게 뭐냐 라고 했다간 기피대상 1호가 될 수 있다. 종종 '솔직하다', '쿨하다'란 말로 듣는 사람 생각하지 않고 자기감정과 생각을 날것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바엔 차라리 나 모르게 뒷담화를 해줬으면 한다. 앞담화를 할 때는 적어도 우리가 그럴만한 사이인지, 꼭 해줘야 할 말인지, 내 감정을 뱉어내기 위한 말인지 상대를 정말로 위해서 하는 말인지 정도는 생각해봐야 한다. 이 정도 생각하고 하는 앞담화라면 예의를 크게 벗어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담화를 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람은 다 내 맘 같지 않다. 좋게 얘기해도 고깝게 듣는 사람이 분명 있다. 


가끔 앞담화도 정말 예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그런 것도 잘 어울리지만 내가 보기엔 이런 게 훨씬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그것도 나쁘지 않은데 이렇게 바꿔 보는 건 어떨까 싶은데?" 얼마나 듣기 좋은가. '뭐야 그게? 안 어울리게.'나 '이걸 뭘 이렇게 했어?'는 진짜 아니다. 앞담화가 낫다며 이렇게 말할 바에는 차라리 뒷담화를 해라.


그나저나 제시는 어떻게 앞담화를 하는지 참 궁금하다. 센 이미지와는 달리 귀엽고 예의 바르게 하지 않을까 하는데... 아니려나? '너 그거 별로야.'라고 하는 타입이려나? 나랑 무슨 상관이 있겠냐만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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