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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Dec 15. 2021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천심은 없다.

대선정국. 백척간두에 선 나라의 운명이 한판승부에 걸렸다. 결전의 날은 다가오는데 국민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예측도 하고 통계도 읽어보지만, 숫자가 분명한 무엇을 가르키지 못한다. 국가적으로도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세인들의 관심과 언론매체의 초점이 선거전에 몰렸으면서도 그 본질이 무엇일까 갈수록 오리무중이 아닌가. 


후보들의 공약이 선거 후에 물거품이 되는 걸 수다히 목격하였다. 철석같이 믿는 국민도 그리 없는 오늘, 우리는 무엇을 기대하며 선거전을 바라보는가. 소신과 비전은 어디로 가고 표만 따라 갈대처럼 흔들리는 우리의 선거판. 민심은 정말 천심일까, 아니면 그냥 해보는 소리였을까.


조금씩이라도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게 무엇일까. 관찰, 치밀한. 그냥 보고듣는 게 아니라 치열하게 비교하고 분석하여 더 나은 선택을 이끌어내는 일. 어차피 모두에게 최선은 없다. 누구든 완벽한 후보도 없다.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진정성을 헤아려야 한다. 그가 걸어온 길을 살펴야 한다. 실수와 과오도 짚어야 하고 성과와 찬사도 들어봐야 한다. 


이룬 일의 발자취를 돌아봐야 하고 그르친 바에 성찰이 있었는지 들춰봐야 한다. 무엇보다 정직하고 바르게 일하려는 노력과 관심이 보여야 한다. 배려와 공감을 찾아볼 수 있어야 하며 거짓과 음모를 경계하는 자세가 보여야 한다. 눌린 자를 헤아리는 측은지심이 있어야 하고 힘센 자의 마음을 여는 재주도 있어야 한다.  다음세대의 눈높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두렵게 여겨야 한다.    


20/30 유권자 청년층도 중요하지만,  청소년과 어린이들도 살펴야 한다. 학교에서 정치와 사회를 배우지만 목격하는 현실에서 더 많이 깨우친다. 그들은 오늘 대선판의 모습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공정과 정의를 배워야 하는데, 불평등과 부정의만 목격하지는 않는지 생각해야 한다. 나라의 내일은 그들에게 달렸는데, 정치권이 오늘 표에만 매달린다면 교육을 해치고 다음세대를 망치지 않을까. 


그들은 무엇을 보고있을까. 인사가 만사라면서 날마다 뒤집히는 바꿔치기의 연속. 정직해야 한다면서 아무리 들어도 거짓으로 가득찬 정치권의 권모술수. 긴 미래를 말한다면서 몰두하기느 오늘 당장의 손해와 이익. 디지털세상에서 감출 길없는 세상의 모습에서 모든 게 다 보인다. 


들어서 배우기보다 보면서 배운다. 선거판이 드러내는 모습은 그들에게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책으로 익히기보다 겪으면서 익힌다. 그들이 익히는 태도와 습관은 정직에 가까울까 거짓에 가까울까. 우리는 무엇을 가르치고 있을까. 


배우고 익히는 게 켜켜이 쌓여 선택도 하고 투표도 할 터인데, 이대로 세월이 흐르면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까. 표가 모여 결과를 빚는다면, 천심은 결국 우리가 만든 게 아니었을까. 하늘에서 운명처럼 떨어지는 천심에 기댈 게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관찰하는 민심을 키워야 한다. 민심이 천심이다. 


장규열, 한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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