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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Dec 22. 2021

오년마다 한 계단씩 가라앉는다.

큰일이다. 대선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 사람들의 믿음을 세우기보다 무너뜨려서 큰일이다. 나라의 갈 길을 보여주기보다 흐리멍텅하게 만들어 큰일이다. 내일이 보여야 하는데 오늘마저 뭐가 뭔지 가늠하기 힘들어 큰일이다. 청년들에게 힘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짐만 안기니 큰일이다. 여성들에게 든든한 무엇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되레 헷갈리게만 하니 큰일이다.   

   

믿음직하게 보여주는 건 도무지 없고 거짓과 땜빵만 즐비하니 큰일이다. 학교에서 배운 일들이 모두 다 반대로 벌어지니 큰일이다. 큰 선거가 나라의 큰일이어야 하는데 그 선거가 큰일나게만 만드니 큰일이다. 국민은 고구마를 백개쯤 입에 문 것처럼 답답하고 억울하다. 보나마나 엄청난 돈들을 쓰고있을 터인데 덕이 되는 건 하나도 안 보이니 큰일이 아닌가.     


대선이 교육을 망치고 있다. 당신들만 없었어도 나름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며 자라고 있었을 다음세대가 대선에서 무엇을 배울까. 온 나라의 선생님들이 학생들 앞에서 정직하라고 가르칠 수 있을까. 집집마다 가정에서 아이들 기르면서 착하게 자라라고 마음도 먹기 힘들지 않을까. 소신과 원칙은 내팽개질지라도 눈앞의 이익에는 아귀같은 심성들만 즐비한 오늘이 아닌가.      


어제까지 애지중지 가까웠어도 정치적 계산에 따라 언제라도 등돌리는 차가운 우정을 보고있지 않을까. 심대하게 틀어졌다가도 술 한잔에 쇼처럼 마술처럼 어깨동무를 하는 세상에 신의와 성실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학교에서 배운 바는 모두 신속하게 잊어야 하는 세상을 배우는 게 아닐까. 나라는 오년마다 한 계단씩 가라앉는다. 국민은 선거를 겪으며 사나워질 뿐이다.     


신뢰라면 무너질 바닥도 없다. 이제 우리에게 서로를 믿는 일을 기대할 수 있을까. 진영의 의미를 망각하며 떠돌며 헤맨다. 보수와 진보는 발전을 위한 멋진 양 날개여야 하거늘, 당신이 섬기는 바가 무엇인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 표에 따라 인기에 흔들리며 마구 오락가락하는 모습들에서 국민은 당신이 무엇을 믿는다는 겐지 알 바가 없다. 보수든 진보든 다시 가서 공부하고 오시라.      


나라와 국민은 한치라도 잘 살고 싶지만, 진영 간 악다구니에는 지쳐만 간다. 소신과 철학도 보이지 않는 이전투구는 정치도 아니고 씨름도 못 된다. 든든한 오늘을 지켜내든지 희망찬 내일을 가져와야 하지 않겠나. 선진국 문턱에서 후진국 정치를 목격하는 국민의 처지를 헤아려는 보는지.      


나라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국민은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어제를 돌아보며 오늘을 징검다리 삼아 내일로 달려가야 한다. 말재주꾼을 기다린 적이 없으며 구호만 들먹이는 사람을 기대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여 일하고 또 일할 사람을 찾아야 한다. 생각도 반듯하고 실력도 출중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오년만에 만나는 대선이 대박을 터뜨려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번에는 한 계단 올라설 수 있을까. 희망을 당기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장규열, 한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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