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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Dec 29. 2021

질문없는 언론과 토론없는 민주주의

미일간지 워싱턴포스트의 슬로건은 ‘암흑 속에 민주주의는 죽는다(Democracy dies in darkness.)’ 적는다. 암흑,  힘있는 자들이 세상을 주무르는 사정을 국민들이 알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죽는다. 명기자 월터 크롱카이트(Walter Cronkite) ‘민주주의가 일하려면, 언론이 살아있어야 한다 하였다.


권력을 겨냥하며 선거에 나선 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것인지 국민들이 소상하게 알아 현명한 판단을 하려면, 언론은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언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하여, 기자는 후보들을 상대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길들여진 언론만큼 우스꽝스러운 물건도 없다. 입을 다문 기자만큼 민주주의를 해치기도 힘들다.     


헬렌 토마스(Helen Thomas). 케네디로부터 오바마에 이르기까지  명의 대통령을 상대하며, 백악관을 드나들었던 그가 2010 은퇴를 앞두고 인터뷰에 응했다. 훗날 어떤 기자로 기억되기를 원하느냐는 물음에 ‘질문을 많이 했던 기자로 남고싶다 하면서, ‘독자를 위해 진실을 알리려면 끊임없이 상대에게 압박을 가해 답을 들어야 한다 하였다.


데스크가 원하지 않아도 물어야 하고 소속사의 방침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질문의 상대가  어떤 회유나 압력을 가한대도 굴하지 않는 기자정신을 드높여야 한다. 기자의 생명은 질문에 달렸다. 기자회견장에 주역은 끈질긴 기자여야 한다. 상대는 국민 독자 앞에 진실을 말할 책임이 있다. 언론은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여 소상하게 알릴 책임을 다해야 한다.      


토론없는 민주주의를 생각할  있을까. 선택되기 위해 뛰는 후보가 토론없이 당선되길 바랄  있을까. 국민에게는 후보들의 면면과 생각을 견주며 살필 권리가 있다. 일방적인 주장만으로는 비교하고 살피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역량을 겨루고 비전을 드러내며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하여 토론은 필수다. 치열한 말다툼을 넘어 평가를 위한 잣대를 제공하기 위해 토론해야 한다.


정치철학자 로날드 드워킨(Ronald Dworkin) 그의 저서 ‘민주주의는 가능한가에서 ‘토론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 민주주의가 가지는 진정한 가치는 (여론조사를 통해) 여론의 분포를 살핌과 동시에 (토론을 통해) 의견을 형성해 가는 이라고 하였다. 후보자 본인을 위해서도 자신이 가진 의견을 개진하고 널리 알릴 기회로서 토론은 필수인 셈이다.    

  

거친 질문공세를 이겨내고 치열한 토론의 장을 지나면서 후보자의 역량은 다져지고 민주주의는 성숙한다.  어떤 두려움도 없이 질문을 퍼붓는 기자를 기를 , 언론을 통해 국민의  권리가 확보된다. 국민의 정치적 참여를 폭넓게 이끌어내기 위해서 충분한 토론의 장이 열려야 한다.


질문과 토론이 풍성한 선거의 마당이 확보되어야  계단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가 가능할 터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사회적 역량을 질문과 토론으로 무르익게 해야한다. 가짜뉴스를 극복하고 뉴미디어의 힘을 활용하기 위해서도 질문과 토론을 키워야 한다.      


장규열, 한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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