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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Mar 30. 2022

헐리우드가 던진 두 가지 생각거리.

장애인인권, 특별히 교통이동권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교통약자들이 겪는 불편함을 참다못한 인권단체들이 행동에 나섰다. 시위방식에 대하여 논란이 뜨겁다. 시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행태는 공익에 반할 뿐 아니라 사회 일반에 불편을 끼치므로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편, 해묵은 인권문제에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교통인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므로 정당하다는 주장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일방의 의견에 편을 드는 표현이 있어 갈등은 증폭되었다. 집회와 시위가 합법적인 테두리를 어디까지 지켜야 하는지 생각거리를 던지기도 하였다. 선진국 문턱에 섰다면서도 기본적인 장애인 교통인권에 사회적 배려와 구체적 설비가 부족한 우리의 모습이 부끄럽지 않은가.    

 

올해도 헐리우드의 아카데미시상식은 여러 가닥에서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다. 영화 “CODA(Child of Deaf Adults: 듣지 못하는 어른들의 아이)가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가족 구성원들 가운데 단 한 사람 ‘듣고 말할 수 있는’ 소녀는 사랑하는 가족을 보살펴야 하는 처지와 음악적 재능을 키워가고 싶은 꿈 사이에서 일상을 이어가며 갈등을 겪는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가운데 겪는 어려움과  평범함이 자연스럽게 영상을 채운다. 무엇보다 그런 모습을 담은 영화가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었다. 장애인들을 보통사람으로 이해하고 ‘우리들’ 가운데 품고자 하는 사회적 배려와 공감, 태도와 노력이 부럽다. 우리는 언제쯤 그런 열린 마음을 허용하는 사회로 진화할 수 있을까. 그들의 불편을 공감하면서, 함께 이겨내고 제거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할 터이다.     


폭력은 가라. 유명배우 윌스미스(Will Smith)가 사고를 쳤다. 시상후보자들을 소개하는 가운데 사회자의 표현에 격분한 그가 단상으로 올라가 주먹질을 하였다. 전세계의 눈길을 모으며 TV중계 중에 그가 날린 귀싸대기는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그는 시상식의 뒷부분에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며 화려한 무대에 연이어 등장하였다. 사회자가 던진 농담이 아내의 심기를 힘들게 하였음도 이해하였다. 그래도 그의 폭력은 도를 넘었다. 입은 상처를 오로지 폭력으로만 갚아야 한다면 일상의 주변은 모조리 정글로 변하지 않을까. 정신적 아픔을 물리적 힘으로만 이겨내야 한다면 윤리와 도덕은 설 자리를 잃는다. 말로 입은 상흔을 주먹으로 지우려 했던 그는 관객의 신뢰를 잃었을 것이며 사회는 폭력의 위험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가 날린 폭력은 시청자들의 건강한 판단에 따른 심판에 직면할 것이고 공적인 결정에 따라 적절한 징계에 이르러야 한다.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교육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나와 다른 조건들을 가지고 날마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시선이 보다 따뜻해 져야 한다. 갈등과 분열, 상처와 혼돈을 극복하는 방법들이 많지만, 폭력은 그 가운데 설 자리가 없다. 미움과 차별, 혐오와 폭력으로는 그 무엇도 해결할 수 없다. 오늘도 헐리우드는 세상을 향하여 무엇인가 던진다.     


장규열, 한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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