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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Dec 07. 2022

월드컵 한 수.

월드컵이 뜨겁다. 대한민국 축구가 16강에 올랐던 감격이 참으로 고맙다. 월드컵 전장의 대세인 유럽과 남미가 끝내 8강을 장악했지만, 아시아, 아프리카와 북미도 열심히 겨루었다. 모로코가 마지막 기대를 불태우면서 월드컵은 막바지 결전으로 치닫는다. 둥근 축구공이 세계인의 모든 시선을 강탈하면서 온 세상을 하나로 묶는다.


월드컵 덕분에 몰랐던 세상을 배운다. 이란이 무엇으로 몸살을 앓는지 알게 되었고 웨일즈와 영국 이야기도 배우게 되었다. 튀니지와 크로아티아, 세르비아와 카메룬.. 생소했던 나라들을 찾아보면서 너른 글로벌 지평을 새롭게 깨우치기도 하였다. 나라 안 궂은 소식에 애만 태웠던 좁다락한 시선이 한층 확장된 느낌이 신선하였다.  아직도 진행 중인 월드컵이 세계를 향한 관심과 기대를 높이고 있다.


평소엔 어떤가. 정치권의 이념대립과 언론의 편향보도는 국민의 관심을 국내뉴스로만 몰아가지 않는가. 사회적인 이슈와 문화적인 지평이 나라 안에만 묶여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바뀌어 가는데, 우리는 이러다 ‘우물 속의 개구리’가 되지 않을까. 월드컵이 열어준 세상의 모습은 4년 전과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얼마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까.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했다는 지나간 역사에 안주하고 있지나 않은지. 디지털과 온라인이 열어준 초연결사회와 우리는 어느만큼 교감하고 있는지. 영화와 음악이 그나마 체면을 세우고 있는 사이에 정치와 사회의 시선은 글로벌을 대상으로 얼마나 열려있을까. 이제라도 세상과 함께 호흡하는 글로벌호연지기(浩然之氣)를 본격적으로 키워야 하지 않을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좁은 국토에 시선을 묶기에는 세계가 너무나 크다. 대한민국의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도 글로벌 안목을 키워야 한다. 교차문화적 감수성을 길러야 하고 다원사회적 이해도를 늘려야 한다. 나만 옳다는 생각을 이겨내야 하고 남을 존중하는 마음을 깨우쳐야 한다. 미묘하게 남을 비하하는 버릇을 극복해야 하고 누구와도 어렵지 않게 어울리는 습관을 배워야 한다. 소통과 교류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하고 차단과 배제의 구습은 버려야 한다.


글로벌은 자신감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우뚝 성장하였다. 국민이 상대적으로 덜 자란 느낌이다. 세상이 기대하는 만큼 우리가 반응해야 한다. 영어가 불편했던 소극성을 극복해야 하며, 우리 문화의 빼어난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 나라 밖 소식에 마음의 문을 열어두어야 하며, 우리 소식을 밖으로 전하는 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세상과 함께 호흡하는 습관에 익숙해야 하고 다른 문화와 교감을 넓혀야 한다.


월드컵에는 32개국이 출전했지만, 세상에는 훨씬 많은 나라들이 있다. 풍성한 문화적 배경과 사회적 환경을 가지고 색다른 기회와 도전의 가닥을 품고 있을 터이다. 나라 안에 묶였을 흥미와 관심의 테두리를 확장해야 한다.  경쟁과 다툼의 연속에서 찌들었을 자신감과 상상력의 가능성을 키워야 한다. 세상은 저렇게 기다리는데 우리가 쪼그라들 까닭이 없다. 넓은 세상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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