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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Dec 21. 2022

성탄과 새해, 정치와 뉴스.

다사다난 2022. 디지털시대를 만나 수북이 쌓이는 뉴스들 가운데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자락이 별로 없다. 언론이 뉴스가치를 매기는 기준은 늘 슬프고 힘들거나 충격적인 소식들만 따라다닌다. 올해의 ‘10대뉴스’에도 마음을 어렵게 만드는 소식들로 한가득이다. 그런 틈을 비집고 2022년에 희망을 선사하고 마음을 즐겁게 했던 뉴스들이 있다.     


지난 6월, 우주의 문이 열렸다.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목표고도 700킬로미터에 인공위성을 거뜬히 올려놓았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1톤 이상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는 우주선진국이 되었다. 또한, 8월에 달탐사선 ‘다누리’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한국 첫 우주탐사가 시작되었다. 인사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최근 소식이 걱정스럽지만, 이제 우주를 향한 대한민국의 꿈이 드디어 날개를 단 소식은 모두에게 희망을 준다.      


오징어게임. 발표는 작년에 했지만 넷플릭스의 한국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지난 9월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기생충’과 ‘미나리’, 그리고 BTS의 활약은 K-콘텐츠의 성공을 넘어 창의와 상상력의 가능성에 한계가 없음을 새삼 증명해 준다. 이들 작품에 실린 예능적 기예뿐 아니라, 콘텐츠에 담긴 메시지도 모두의 관심과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축구. 온 국민의 애증의 대상인 한국축구가 큰일을 했다. 모처럼 겨울에 감상한 세계축구 축제마당에서 당당히 겨루어 16강에 오른 선수들에게 한없이 감사하다. 사방을 에워싸는 궂은 뉴스들 한복판에서 밤을 지새며 응원에 집중한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에 보답한 쾌거가 아닌가. 다음 월드컵에도 좋은 성과를 내려면, 축구협회가 세간의 의혹을 떨치고 멋진 지원을 해야할 터이다.    

  

과학, 문화, 체육이 해냈다. 정치, 경제, 언론이 걱정만 끼치는 와중에 그래도 오늘이 살만한 날임을 증명해 주었다. 내일을 향한 희망과 기대를 다시 걸게 하였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어려운 소식 틈바구니에 좋은 뉴스자락들을 더많이 만나고 싶다. 언론이 분발하여 사건사고의 고발과 함께 문제해결방법을 찾아가는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충격과 함께 해결의 실마리도 더불어 제공하는 언론을 만나고 싶다. 디지털문명과 함께 쏟아지는 이야기들 가운데, 훈련되고 정제되어 조리정연한 분석기사들은 오히려 희귀해져 간다. 신문과 방송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가짜뉴스가 판치는 세상에 오히려 필수산업이 되어가는 중이다. 


책임있는 언론행위, 표현과 언론의 자유, 사실확인 취재보도, 양심바른 권력견제, 진실추구 원칙언론, 시민독자 중심언론, 불편부당 독립언론 등, 온라인의 어지러움 가운데 혹 잊었을까 싶은 언론의 기준들은 못내 절박하도록 유용하다.     


정치와 경제가 난해할수록 독자시민에게 알 권리는 소중하다. 형태를 불문하고 힘을 가진 이들을 바르게 견제하는 일도 언론만 할 수 있다. 성탄과 새해를 맞으며, 언론이 언론다운 나라를 기원한다.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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