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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Jan 11. 2023

대학의 처지, 위기일까 기회일까.

대학이 많다. 일반대학, 전문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사이버대학, 기술대학 등 모두 합치면 400개도 넘는다. OECD 회원국들의 평균 대학진학율이 42%인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69%로 단연 일등이다. 미국이 47%이며 유럽국가들도 40% 초반에 머문다. 


독특한 교육열이 배경이 되고 정책이 뒤를 밀어 대학들이 많아졌지만, 저출산, 고령화와 함께 다가온 인구감소현상은 급기야 대학교육의 지평에 위기를 불러왔다.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도모해도 시원치 않을 터에, 우리 대학들은 과감한 변화와 혁신에 나서지 않는다. 


우선 지방대학.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현실에서 이전에도 지역의 대학들은 쉽지않았다. 지역소멸까지 예상되는 형국에 지방대는 가히 존폐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위기가 기회라지만, 그간에도 교육부의 재정지원에 기대어 근근히 버텨오던 대학들이 지역에서 활력을 되찾을 방법이 있을까. 


지역대학들이 시들해지면 지역에 젊은이들이 사라져 역동적인 기운마저 없어지면서 지역은 소멸의 동력을 부추길 뿐이다. 대학들이 지역에서 상생과 협력의 정신을 회복하여 지역과 함께 일어설 방도를 찾아야 한다. 


먼저, 평생교육. 20대 초반까지 교육을 마치고 평생을 그에 의존하여 살았던 교육패러다임은 수명을 다하였다.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지식과 기능을 배우고 다시 배울 필요는 점증해 간다. 인공지능과 코딩역량, 온라인과 디지털은 이전에는 없었던 교육수단과 전달방법으로 습득해야 할 덕목이 되었다. 20대 초반 학생들만 상대했던던 대학교육 대상모델을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백세시대에 걸맞게 대학의 문을 더욱 넓게 열어야 하며 학기제, 학과제, 학위제로 제한된 교육과정패러다임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유연하고 융통성있는 교육상품이 변화된 소비자트렌드에 맞게 제공되어야 한다. 디지털문명과 함께 의미가 없어야할 지역격차를 활용하여 지역과 대학은 분명하게 특화된 교욱모델을 제시하면서 돌파해 나가야 한다. 진정한 상상과 창의는 21세기 지역에서 대학이 쏘아올릴 신호탄이어야 한다.     


수능을 기반으로 하는 대입제도를 이제는 손을 보아야 한다. 시험결과에 의존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시스템의 경직성도 극복해야 한다. 재기발랄한 MZ세대의 고등교육이 30년도 넘은 제도에 묶여 휘둘리는 게 말이 되는가. 전국이 학생들에게 동일한 시험을 통과하도록 설계된 구조적 획일성도 문제다. 


지역대학의 특성에 따라 독자적인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여 지역에서 비전을 가지고 꿈을 키워갈 기회를 다양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객관식으로만 디자인된 시험방식도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 학생이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휘하여 생각하고 분석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지역과 대학에게 닥친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을까. 20대 청년층만 상대하던 대상마켓을 성인 전연령층으로 넓혀 바라보고 개인과 지역에 필요한 교과과정을 융통성있게 기획하여 대학이 살아날 뿐 아니라 지역도 함께 일으키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한다.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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