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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Jan 04. 2023

지역은 대학부터 살려야한다.

대학들이 새해벽두부터 긴장을 탄다. 신입생모집이 예전같지 않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이미 예고되었지만 누구에게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벚꽃피는 순서로 문을 닫을 것이라는 경고등도 들어와 있었다. 대학들은 사실상 대안을 준비하지 않은채 바라만 보고 있다. 


교과과정뿐 아니라 행정시스템에서도 교육부의 지휘감독을 받는 입장에서 특별히 손을 쓸 겨를도 없다. 수년째 동결된 등록금으로는 학교운영도 버거워 정부지원에 목을 매는 형편이다.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신입생 정원도 채우기 힘들게 되었다. 경북은 어떤가. 이를 어찌해야 하나. 대학의 위기지만, 대학만의 책임일까. 


지역에 대학들이 있으면 지역에는 무엇이 좋을까. 대학생들이 넘실대는 지역에는 우선 젊음이 넘친다. 청년문화가 지역의 역동성을 이끌어 싱싱한 분위기가 생긴다. 인구고령화로 지역소멸의 위기가 다가온다면, 지역은 대학들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대학생들에게 지역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며 일하고 누릴만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졸업과 동시에 지역을 떠난다는 대학생들에게 물어보자. 4년 이상 머물렀던 곳을 왜 떠나려 하는지. 


일자리가 없고 재미가 없으니 떠나지 않을까. 기회가 충분하지 않고 미래를 담보할 비전을 발견할 수 없다. 지역에 독특하고 분명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데, 청년들이 머물러 기다릴 까닭이 없다. 정주여건으로 보아도 문화가 척박하여 재미가 없다. 재학 중에도 주말이면 지역에서 즐기기보다 서울로 달린다. 지역은 젊은이들이 머무르며 누릴만한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대학도 문제다. 지역을 소재지로 삼은 것 외에 대학이 지역과 학생들을 함께 생각하며 제공한 협력수단은 무엇인가. 학생들이 지역에서 공부하는 동안 지역과 함께 호흡하면서 배우고 익히는 기회가 드물다. 대학에서 갈고닦는 전문역량은 재학 중에도 얼마든지 지역에서 발휘하고 기여할 가치가 있다. 지역의 기업들과 단체들이 지역 대학생을 인턴으로 기용하여 경영일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대학생들은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여 열심히 일할 터이고 기업에는 청년들이 불러올 젊은 기운으로 활기가 돌지 않을까. 더 이상 강의실에서만 배우지 않는다. 현장에서 배우고 일하며 익히는 기회를 지역의 대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지역과 대학이 함께 호흡하며 상생과 협력의 기운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부도 문제다. 지역대학들이 지역과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한다. 지역에 필요한 교과과정과 협력체계를 대학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가야한다. 정부는 대학들이 지역사정에 맞는 발전대안을 마련해 가도록 지원해야 한다. 대학은 자율과 책임을 확보하여 스스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일어나야 한다. 필요한 재정은 일부 정부가 지원하되 대학이 자구책을 도모할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나라의 고등교육은 그야말로 높은 수준에서 돌파구가 모색해야 한다. 상상과 창의로 빛나는 열매를 일구어내는 지역대학문화가 꽃피어야 한다. 교육부의 방침과 지도에 자율성이 꺾이는 대학은 부끄럽지 않은가.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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