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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Feb 08. 2023

학교폭력의 서늘한 그늘.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에 학교폭력이 등장한다. 교육현장에서 사라져야 할 어두운 그림자가 인기드라마의 소재가 되었다. 만성적인 사회문제를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긍정할 수도 있겠지만, 부끄러운 실태는 숨길 바 없이 부정적이다. 미디어와 언론은 자극적이거나 충격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느라 학교폭력의 현상에 관심을 둔다. 재발방지를 위하여 가해자처벌이 주목받는다. 


상대적으로 피해학생이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나 어려움은 소외되기 일쑤다. 상상도 못했던 일을 당하여 일상이 흔들리고 마음이 위축되며 삶의 지평이 한꺼번에 무거워진다. 가족의 평화가 깨어지고 관계마저 흔들리면, 학교폭력은 그 어느 범죄나 폭력의 폐해 못지않은 악역향을 끼친다. 


지역에도 학교폭력은 끊임없이 학교와 지역사회에 어려움을 던진다. 교문 앞에 걸린 학폭관련 현수막은 교육현장의 일상을 드러내고 있는가. 피해학생과 가족들을 위하여 애쓰는 이들이 있다.‘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긴 이름은 피해학생이 감히 드러내지 못하는 어려움의 자락들을 보여주는가 싶다. ‘포항경북센터’를 시내에 두고 학폭피해자와 가족들을 돕는다. 


피해자학생에게 대학생멘토를 일대일로 붙여주어 회복에 이르게 한다. 가족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신뢰의 기반을 되찾기 위해 위로상담가들이 함께한다. 피해가 극심하여 학교생활이 어려운 경우에는 학교를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학습과 위로를 경험하는 시설을 둔다. 세종지역에 둔 ‘해맑음센터’는 수요에 비하여 태부족이지만 그마저도 노후하여 장소를 다시 찾아야 한다.    


학교폭력은 뒷끝이 길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학교폭력 이슈로 떠오를 때면 으레 아주 오래 전 이야기이다. 정작 가해자는 ‘기억도 나지않는’ 일인데 피해학생에게는 씻기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는 터이다. 방금 저지른 학교폭력에도 ‘장난’이었거나 ‘생각없이’ 한 행동이었다고 항변하려 든다. 입은 피해가 안겨준 상흔과 고통은 두고두고 되살아난다. 


학교폭력이 발생한 바로 그때 바르게 정리하고 회복하지 않으면 피해자에게 평생을 두고 짐을 지우게 된다. 진상규명과 가해자처벌이 필요한 만큼 피해자와 그 가족을 돌아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학교폭력피해의 심각성과 지속성을 제대로 알려 예방에 힘쓰는 교육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폭력은 범죄다. 학생이 저질렀다 해도 범죄라는 기본성격은 그대로 있다. 범죄피해가 끼치는 사회적 악영향처럼 학교폭력이 교육에 던지는 악영향의 그늘이 짙다. 밝고 적극적이며 활동적인 인성을 길러내기 위해서도 피해학생 회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피해가족의 어려움도 돌아보아야 한다. ‘해맑음센터’를 지역에도 두면 어떨까. 인구감소로 늘어난 폐교자원을 학교폭력피해의 그늘을 걷어내는 일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가해학생을 필요한 처벌과 동시에 바르게 선도하고, 피해학생이 올바르게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도록 도와야 한다. 교육의 마당에 드리운 폭력의 그늘을 씻어내야 한다. 


교육이 살아야 내일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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