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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Feb 15. 2023

대학이 바뀌어야 한다.

폭풍전야. 대학교육은 폭풍을 앞에 두고도 변하지 않는다. 타성과 관성에 젖어 구태와 구습을 반복하면서 개혁과 혁신에 나서지 않는다. 급격한 인구감소는 대학정원을 채우기에도 힘들 시간을 예고했지만, 대학들은 교육부의 지원에 기댄 채 아무런 변화를 불러내지 않는다. 유초중등 공교육이 기른 학생들을 받아 책임있는 고등교육을 이어가야 하는데, 대학은 정원의 위기와 재정의 어려움 앞에 내실있는 교육을 일이키지 못한다. 


교육부장관이 제안하는 대학교육 개선방안도 ‘교육’보다는 ‘재정’에 높은 우선순위가 놓여있다. 대학설립과 운영을 위해 정해진 재정적 요건을 완화하거나 대학기본역량진단을 폐기하여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생각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돈 문제만 해결되면 대학교육이 제대로 될까.


대학은 시대를 읽어야 한다. 디지털과 온라인은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대세가 되었다. 인공지능은 챗GPT로 이어지면서 교육현장을 거세게 흔들 모양이다. 지난 세기를 휘몰았던 이념경쟁이 물러가고 실리위주의 국제관계 형성이 글로벌트렌드가 되었다. 대학교육을 20대초반에 마치고 평생을 사는 평생일정도 변화를 부른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의 수명도 예전같지 않다. 


인성의 기본을 다지는 유초중등 교육과는 다르게, 대학교육은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인간을 길러야 한다. 대학개혁을 진정으로 겨냥한다면, 대학교육의 본질과 내용을 다시 깊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대학은 각자 차별화와 특성화에 나서야 한다. 모든 대학에 모든 전공과 학과가 존재하는 ‘백화점식 대학교육’은 수명을 다했다. 서로가 서로를 모방하며 모두 서서히 가라앉는 방식은 버려야 한다. 대학마다 독특한 연구와 색다른 융합을 통하여 각자의 존립이유를 밝혀야 한다. 


특정한 대학에 진학하는 특별한 까닭을 학생이 찾아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대학이름이 출세를 위한 간판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대학에서 익히는 전문지식이 삶을 이어가는 데 끊임없이 힘이 되는 ‘지속적인 전문교육의 장’으로 대학을 바꾸어야 한다. 


대학은 내일을 바라보아야 한다. 오늘을 겨우 따라잡는 교육은 대학교육이 아니다. 내일을 성큼 앞당겨야 하고, 미래를 먼저 조망해야 하며, 오늘 보이지 않는 사조를 이끌어야 한다. 실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필요해서 하는 연구가 되어야 한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치열하게 겨루기 위하여 토론이 일어나야 한다. 어제는 없었던 무엇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대학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래지평을 향한 특별한 존재이유를 증명하지 못하는 대학은 사라져야 한다. 다짐과 각오가 분명하지 않는 대학이 학생들에게 무엇을 약속할 수 있을까.


대학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변화와 혁신을 위한 분석과 통찰이 있어야 한다. 공교육이 아무리 애를 써도 대학교육이 매듭을 잘 지어야 한다. 공교육과의 연계성을 잘 살려야 하고, 사람의 일생에 멋진 다리를 놓아주어야 한다. 


사람이 평생을 거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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