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그러네 May 24. 2023

축제도시, 포항.

지역마다 축제가 있다. 하필 코로나19 탓에 몇 년 동안 숨을 죽였던 축제의 기운이 나라 안에 넘실거린다. 적지 않은 재원을 써가며 진행하는 축제는 무엇인가 거두어야 한다. 지역은 축제를 왜 하는가.   

   

포항은 4년 만에 포항국제불빛축제를 쏘아 올린다. 2004년에 자그마하게 시작했던 행사가 오늘만큼 성장한 일은 수많은 이들의 정성이 모아진 결과다. 슬로건 “Light on 포항, 밤하늘을 비추다‘에 맞추어 축제를 펼쳐 올린다. 다른 곳은 몰라도, 포항에는 이 축제에 분명한 까닭을 싣는다. 알려지기로 하룻저녁 불꽃놀이가 초점이라지만, 포항의 축제는 이름부터 다르다. 


불과 빛. 도시의 열정을 한데 모아 ’불꽃‘을 터뜨리지만, 포항은 은은하고 꾸준한 희망의 빛이 넘치는 지역이고 싶다. 이 도시에 기대어린 내일이 있음을 밝히고 싶고, 사람을 모으는 정성이 환하게 살아있음을 알리고 싶다. 시민들에게 젊은 가슴이 넘침을 확인하고 싶고, 멀리서도 찾아오는 외지인의 발길을 목격하고 싶다. 축제가 모든 이들에게 소망의 불씨를 살려내는 이벤트가 되었으면 하고, 사흘 축제가 지난 뒤에도 긴긴 여운을 남겼으면 한다.   

    

시민들이 손수 만드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이미 가지고 있었던 소양과 재능이 드러나는 시간이 되어야 하고, 지역의 스토리가 보란 듯이 무대에 올려져야 한다.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지만, 시민들이 적극 참여하는 축제를 구현해야 한다. 시민들이 ’우리들의 축제‘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으면 한다. 


’퐝거리퍼레이드‘에 사람들의 열정이 보였으면 하고, ’시민디자인불꽃쇼‘에서 시민의 상상과 창의를 목격했으면 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손길이 모아진 축제에서 지역의 자긍심을 확인할 수 있고 외지인의 부러움도 한껏 살아나지 않을까. 시민참여형 축제가 포항에서 불빛처럼 타오르길 기대한다.   


포항시는 축제를 도시브랜딩의 중요한 한 축으로 삼아야 한다. 지역에는 포항국제불빛축제 외에도 다양하고 풍성한 축제프로그램이 있다. 예산을 소비하고 빈축만 사는 이벤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축제마다 독특하고 분명한 지향성을 확인하고 지역의 열정과 기대가 한데 어우러지는 마당으로 만들어야 한다. 포항에서만 발견하는 지역정체성을 확인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바다과 철강의 이미지를 살려야 하고 도시와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분위기를 드러내야 하며 유구한 전통이 숨쉬고 싱싱한 내일이 꿈틀거림을 확인해야 한다. 어른과 아이가 모두 행복한 도시가 되어야 하고 기꺼이 서로 도우며 함께 발전하는 지역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축제도시 포항‘에서 기대와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도시가 살아있음을 세상에 알려야 하고, 상생과 협력의 기운이 이 도시에 충만함을 자랑해야 한다. 메인이벤트인 불꽃의 향연에는 도시의 열정이 한껏 발산되어야 하고 지역의 탄성이 마음껏 터져나와야 한다. 


축제는 지역을 하나로 묶어내는 시간이어야 하고 외지인의 관심이 지역으로 모여드는 계기여야 한다. 오래간만에 축제의 열기에 흠뻑 취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학개혁, 진심이라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