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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Sep 06. 2023

초고령사회, 기회인가 위기인가.

대한민국은 곧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이 인구의 20퍼센트를 넘기게 된다. 나이가 많아도 경제생활을 지속해야 하지만 일자리에서 물러난 노인들은 길을 잃는다. 정부가 짊어질 복지정책 부담도 재정적인 면에서 가볍지 않다. 고령화는 저출산과 맞물리면서 전반적인 인구구조의 변화를 초래하면서, 지역에는 급격한 인구감소를 빚어내 지역소멸의 위기감마저 가지게 한다.


인구위기는 남북한을 가리지도 않는다. 2070년이 되면 남한은 3천6백만, 북한은 2천4백만 인구로, 2021년 대비 각각 70%와 90%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되고 출산율은 가장 낮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위기의 그림자는 반드시 기회의 가능성을 품는다. 오늘 65세로 접어드는 사람들은 이전의 노령층과 어떻게 다를까. 그들은 한국전쟁 후 사회적 경향을 타고 태어난 사람들로 베이비붐세대(baby boom generation)라 불리운다. 급격하게 초고령화로 접어든 느낌이 드는 데에도 까닭이 있는 셈이다. 그들은 사회문화적 격동기를 거치면서 경제적 성장과 정치적 혼란을 모두 겪었다.


나라가 가장 어려웠을 시절에 태어났지만 눈부신 발전을 경험했으며, 정치적 변동을 체험하면서 거친 들판을 지나온 세대가 아닌가. 다양한 사회문화현상에 대한 체험적 이해가 깊고 여러 정치적인 이념성향도 겪을 만큼 겪었다. 이전 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보며 배운 바가 있어 노후대비에도 무심하지 않았다. 이전 어느 노인세대와는 판이하게 다른 ‘신개념고령층’이 출현하고 있다.     


한국사회에 처음 나타난 세대가 아닐까. 역사상 처음으로 체력(體力), 지력(智力), 재력(財力)을 겸비한 세대라고도 한다. 의학과 과학의 눈부신 진보로 인간수명 백세를 바라보는 세상이 되지 않았는가. 전후 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 덕분에 가장 많이 배운 세대가 아닌가. 국가경제 발전을 몸소 견인해 온 어른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은퇴한 다음 일로부터 손을 놓고 뒷방 늙은이로 자조적인 삶을 유지하던 노인층이 아니다. 건강과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이어가려는 의지와 다짐을 불태우는 세대로 보아야 한다. 서구사회에서도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s)를 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이 블루오션이라는 게 아닌가. 인구 초고령화는 사회의 위기인 동시에 기회를 제공한다.      


초고령화를 위기요소가 아니라 기회인자로 보아야 한다. 정책적으로도 복지예산에 대한 재정적 부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세대의 문화적 유연성과 경제적 소비성향을 진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년연장이 뜨거운 이슈가 되었지만, 이를 세대 간 갈등요소로 볼 것이 아니라 인구고령화를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피할 수 없는 미래로서 ‘초고령화현상’은 사회문화적으로 새로운 생각의 틀을 마련하여 준비해야 한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맞게 될 고령사회를 슬기롭게 대비하는 지혜를 준비해야 한다. 재정압박을 핑계로 회피하려 하거나 세대갈등의 빌미로 보아 배척하려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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