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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리에 Nov 29. 2022

한 달 어스 마지막 글쓰기

말이 길다는 소리를 듣겠어

한 달 어스라는 콘텐츠를 통해 한 달 동안 매일 써왔던 글쓰기가 오늘이 마지막이다. 한 달 전에 신청한 이유는 일상 속에 스쳐가는 나만의  생각과 느낌을 남겨두고 싶었고, 도시의 길거리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에 대한 애잔한 마음에서 시작한 동물 보호와 복지에 대한 실천 활동을 적어나가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일상 속에 느끼는 생각과 느낌은 글쓰기를 통해 매일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지만 동물보호에 대한 실천 활동은 많이 적어내지 못했다. 동물보호 활동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예전에 비해 흐려지고 다. 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데는 더 많은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30일 동안 매일 글쓰기를 실천하면서 내가 쓰고 싶은 생각과 느낌으로 써온 적이 많지만  미션을 채워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있었다. 그리고 그 미션을  쉽게 해낼 수 있다감도 솔직히 존재했다. 글을 쓰고 싶은 감정이 생기지 않은 날, 쓰고 싶은 글감이 생각나지 않을 때, 너무 피곤하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가족 행사가 있어서 온전히 그 시간에만 몰두하고 싶은 날에는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글쓰기보다 더 중요한 과 순간에 집중하고 싶은데  굳이 글쓰기를 하는데 시간을 내어야 할까?라는 내적 갈등도 했다.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싶을 때 쓰는 것이 나의  목표였 30일 동안 일 글쓰기를 해내어가는 것은 진정한 나의 목표는 아니었다.

결과나 성과가 요즘 나에게 별로 중요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내 마음의 자유로운 흐름과 여유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래도 이렇게 한 달 매일 글쓰기를 해내어 금메달을 달성해내는 것 보면 그동안 세상과 살아오면서 쌓아온 목표와 미션 달성에 대한 의무감과 압박감이 나에게 아직 묻어 있는 것 같다. 아마 다음에 기회가 되어 한 달 어스를 참여한다면 미션 달성에 대한 목표를 이루려고 갈등과 고민을 하지 않고 정말 쓰고 싶은 날 쓰고 싶은 글을 써 내려가기대해본다.  은메달, 동메달, 노메달을 달성하더라도 뿌듯하고 당당하고 기쁠 수 있는 무한한 여유로움과 자유가 내 안에 더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기수에는 함께 한 동료가 많지는 않았다. 방장과 나를 포함해서 7명이었다. 처음에 함께하는 동료들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그들의 글을 매일 읽으려고 노력했었다. 어떤 분들이 오셔서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는 가까운 독자이고 나의 글도 그들에게 독자로서의 글이니깐 말이다.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동료들을 만났고  특히 묘실님과 나미님을 통해 [보통의  언어들], [나를 위로하는 그림]도 읽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그리고 은하님이 마신 '하이볼'이란 신료를 통해 20여 년 전  추억도 소환되어 상큼한 칵테일 아침에 흠뻑 젖을 수 있었다. 혜령 님의 톡톡 튀는 밝은 에너지와 글에  나의 20대에게 인사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자주 보지 못한 정연님의 생각과 고민도 읽어보면서 나의  20대와 30대의 흘러 지나간 고민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때 나는 그래서 그랬구나'를 인정해보았다.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내가 정해놓은 글쓰기 시간이 아침이었는데 처음에는  쓰는 환경에 변동이 없어 잘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에 동료들이 쓴 글 궁금해서 읽어보고 소감도 적느라 오전 시간이 그냥 흘러가버렸다. 그런 날들이 몇 번 진행되더니 내 글쓰기 시간은 어느새 저녁 근무시간이거나 퇴근 이후 되었다. 아침에 쓰는 글과 저녁에 쓰는 글이 같아도 조금 다른 느낌으로 쓰인다는 것도 경험하게 되었다. 내가 쓰고자 했던 같은 글감에 다른 시각으로도 이해하고 싶다면 같은 글감으로 아침이나 저녁 또는 시간대를 변경해보면 다른 글이 나올 수 있는 것을 경험해보았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느낌의 글과 표현을 쓰고 싶다면 그것이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는 자기만의 시간을 찾아보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다.

매일 글쓰기를 하다가 중반부에 도저히 글감도 생각나질 않았고 한 달 어스에서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기분이 좋지 않은 시간이 있었다. 미리 글감 30종을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는  안내사항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번 기수에서는 방장님이랑 그렇게 가까워지지는 못다. 나는 주로 아침에 카톡방의 글을 읽고 참여를 하는데 윤정 방장님은 저녁 시간대에 활동을 많이 하셔 소통과 교감의 교차 시간이 많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한 달 동안 이끌어 주신다고 애 많이 쓰셨을 것 같다. 리더라서 외롭고 힘드셨을 듯하다. 도움을 많이 드리지 못해 아쉽다.


플라뇌르(Flaneur) 정신 한가롭게 거니는 사람이다. 플라뇌르는 자유롭고 느슨한 영혼들을 포용하고 살아가는 모습에 의미를 부여해는 진짜 프랑스적인 단어라고 한다. 이 느낌처럼 살면서 글을 쓰며 나의 하루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완벽한 플라뇌르는 인파의 한가운데에, 움직임의 썰물과 밀물 속에, 일시적인 것과 무한한 것에 둘러싸인 곳에 머물며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 샤를 보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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